대상을 수상한 최민지씨(왼쪽), 옥유진씨(오른쪽) 제공=옥유진씨
대상을 수상한 최민지씨(왼쪽), 옥유진씨(오른쪽) 제공=옥유진씨

KDB나눔재단과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이 개최한 2023 KDB 창업교육 Build-Up 프로그램에서 본교 최민지(무용·18)씨, 옥유진(휴기바·21)씨로 구성된 ‘무공도리’팀이 대상을 받았다.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선 기업가 정신을 가진 미래 인재 양성 및 창업교육 문화 조성을 목표로 각 대학에 개설된 정규 창업교과목을 수강해야 한다.

2023년 상반기에는 본교를 포함한 15개 대학이 선정됐고, 본교에서는 1400만원 내외의 지원을 통해 <스타트업캡스톤디자인> 강의를 진행했다. 수상팀에는 글로벌 고객발굴 참가 기회 및 KDB 스타트업 프로그램 서류 심사 면제권이 주어졌다. 

‘무용’과 ‘공돌이’를 합친 팀 이름처럼 ‘예술 음악 AI 작곡 프로그램’을 기획한 무공도리팀을 만나 수상소감을 들어봤다. 예술 음악 AI 작곡 프로그램은 음악의 길이, 박자, 높낮이 또는 레퍼런스를 프로그램에 입력하면 AI가 예술 음악을 만든다. 시원스러운 성격의 팀장 최씨와 조용히 핵심을 추려주는 팀원 옥씨가 보여준 수상팀의 호흡은 인터뷰에서도 이어졌다.

예술음악의 한계점을 느끼다

무공도리팀의 ‘예술 음악 AI 작곡 프로그램’은 팀장 최씨의 고민에서 시작됐다. 최씨를 비롯한 무용과 재학생들에게 음악 선곡은 가장 큰 고민거리다. 예술음악은 무대의 질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음악 선정이 늦어질수록 안무 창작 시간은 부족해졌고 무대 완성도까지 떨어졌다.

“원하는 음악을 찾느라 시간을 버릴 바에 내가 만들고 말지라는 생각이 컸어요." 최씨는 본인의 무대에 필요한 음악을 작곡하기로 결심했다. 동기들도 선곡에 대한 비슷한 고민을 느끼고 있었고 최씨에게 의뢰를 부탁할 때도 많았다. 의뢰가 하나둘씩 모였고 최씨는 6년째 작곡 의뢰를 받아 다양한 분야의 예술음악을 만들고 있다.

오랜 시간 의뢰를 받으며 또 다른 문제점이 눈에 들어왔다. 의뢰인들은 “보랏빛 음악, 밝지만 어두운 느낌의 음악" 등으로 원하는 음악을 추상적으로 표현했다. 최씨는 요청한 느낌이 맞는지 의뢰인과 피드백을 주고받는 과정이 비효율적으로 느껴졌다. “예술 음악은 가사도 없어 설명하기에 더욱 모호하고 추상적이에요. 의뢰인의 마음에 들기 까다롭죠.” 최씨는 예술 음악 작곡의 비효율성을 가장 가까이서 느꼈다. 

 

서로 다른 역량이 모여 만들어 낸 결과

최씨가 옥씨를 만난 건 주창림 교수의 <스타트업캡스톤디자인> 강의에서다. 최씨는 의뢰인의 추상적인 표현을 음악에 녹여내야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예술 음악 문제와 직결된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이에 옥씨도 흥미를 느꼈다. 옥씨는 뮤지컬, 전시회와 같은 예술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최씨의 아이디어를 보며 예술 작곡 분야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데에 흥미를 느낀 옥씨는 팀원으로 참여하게 됐다.

 KDB 창업 교육 Build-Up 프로그램에 선발된 무공도리팀은 2박 3일간 숙박 대회에 참여했다. 수업 담당 교수와 KDB 측에서 파견된 교육자들은 학생들의 프로그램을 심사해 대회에 참가할 팀을 선정한다. 프로그램은 고객 발굴 및 시장조사, 투자 유치 설명회를 연습하는 미니 IR, 투자 유치를 위해 사업 아이템을 설명하는 피칭 클리닉과 멘토링 등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에서 옥씨의 전략은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는 투자 유치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선 발로 뛰는 성실함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투자 유치를 위한 아이템의 의견을 묻고자 예비 투자자 20여 명을 취재하는 과제에서 무공도리팀은 약 40명을 만났다. 다른 팀의 두 배가 되는 투자자들의 의견을 듣고 완성도를 높였다. 무공도리팀은 음악 작곡에서 저작권 문제를 가장 걱정했다. 투자자와의 대화를 통해 저작권은 한국저작권협회에 등록하면 해결된다는 점을 알았다. 투자자를 만나 우려점을 해결한 이들은 작곡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집중하기 시작했다. 

옥씨는 프로그램의 마지막 단계였던 투자 유치 피칭 과정에서 솔직함을 전략으로 내세웠다. 그는 멘토링에서 배웠던 ‘완벽한 아이템은 있을 수 없다'라는 말을 떠올렸다. 아이템의 단점에 대한 질문이 들어오면 숨기지 않고 부족한 점을 인정해 다음 기획안에 보완책을 제시했다.

무공도리팀은 별도의 토큰을 구매한 뒤 작곡, 다운로드 서비스를 토큰으로 결제하는 유료 서비스를 기획했다. 소비자에게 구매한 토큰을 모두 써야한다는 부담감을 줄 수 있다는 지적에 옥씨는 수익구조를 조정해 토큰이 남지 않을 방법을 다시 고안해 보겠다고 답했다. 또, 한두 개의 토큰이 남을 경우 이벤트성 토큰을 제공해 추가금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거나, 토큰 할인 패키지를 제시하겠다며 보완책을 내보였다. 

수상 비결을 묻자 최씨는 “팀원 덕분이죠, 좋은 사람을 만난 것이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추진력 좋은 최씨와 묵묵히 뒷받침해주는 옥씨는 성격에서 다른 점이 참 많았다. 최씨가 아이디어를 머릿속에서 꺼내면 옥씨는 꼼꼼하게 경영 언어로 이를 바꿔 표현하며 서로 다른 역량을 한데 모았다.

올해 8월 최씨는 창업에 대한 꿈을 안고 학교를 졸업한다. 향후 계획을 묻자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뚜렷해 창업 아이템의 방향은 비슷할 것”이라 밝혔다. 옥씨 또한 “창업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졸업 후 계획을 세우는 중”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두 사람이 걷게 될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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