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6시, 교육관 B151호에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함께하는 이화여대 간담회’가 이뤄졌다. 안수경(커미・23)씨는 “참사 당시 수험생활로 인해 사건 진상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며 “유가족 분들의 이야기를 통해 문장들 사이 많은 삶들을 들을 수 있었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또한 참사를 잊지 않으리라는 다짐과 함께 “학생들끼리의 연대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자빈 사진기자
17일 오후6시, 교육관 B151호에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함께하는 이화여대 간담회’가 이뤄졌다. 안수경(커미・23)씨는 “참사 당시 수험생활로 인해 사건 진상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며 “유가족 분들의 이야기를 통해 문장들 사이 많은 삶들을 들을 수 있었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또한 참사를 잊지 않으리라는 다짐과 함께 “학생들끼리의 연대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자빈 사진기자

이태원 참사가 일어나고 200일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대중의 관심은 시간이 흐르며 무뎌졌다. 그러나 이태원 참사가 우리에게 남긴 숙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떠나간 이들을 기억하는 서울광장의 시민분향소는 철거 위기에 놓였고, 책임자 처벌은 여전히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참사 이후 무엇이, 얼마나 바뀌었을까. 이태원 참사를 대학생들과 함께 기억하고, 진상 규명을 위한 연대를 촉구하기 위한 간담회가 17일 교육관에서 열렸다.

간담회는 기획단 진행자와 유가족의 대화로 이뤄진 1부, 유가족과 기본소득당 용혜인 국회의원과의 대화가 진행된 2부로 구성됐다. 졸업생 최혜리(동양화⋅23년졸)씨의 어머니 김영남(62·여)씨를 비롯해 故이지한씨의 어머니 조미은씨와 아버지 이종철씨 등 다섯 명의 유가족이 참석해 목소리를 냈다. 이화여대 이태원 참사 유가족 간담회 기획단(기획단)과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유가족들은 참사 예방과 대응, 책임자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규탄하며 이태원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40대 희생자 아들을 둔 김현숙씨는 이태원 참사는 “국가의 부재와 경찰의 무능력과 서로 책임지려 하지 않는 행정의 참사로 인한 인재”라고 말했다. 이종철씨는 “특별법을 통해 독립적인 조사 기구를 설치해 바닥부터 위까지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故박현진씨 어머니 이옥수씨는 “어떻게 159명의 아이들이 그런 죽음을 맞이했는지 반드시 진실을 밝혀내야 현진이를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며 참사에 대한 진상 규명을 호소했다.

유가족들은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청년들의 연대가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조씨는 9년 동안 해결되지 않은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이태원 참사 역시 장기전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불안감을 느꼈다. 그는 “우리가 해결하지 못한 일은 젊은 친구들이 함께 연대하고 공감할 때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들이 말하는 연대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김영남씨는 “있는 상황 그대로를 알아주는 게 연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씨는 “상상을 할 때만 공감이 가능하고, 공감을 해야만 기억할 수 있다”며 “기억은 시간을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참사에 대해 이야기해야 공감하고 기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간담회를 주최한 기획단 박세은(과교⋅22)씨는 “이태원 참사를 잊으려는 여론 속에서 이를 역행하고 기억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며 “유가족들의 이야기를 실제로 듣고, 이야기를 나누면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간담회를 주최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장효정(심리학과 전공 석사과정)씨는 “시간이 지나고 일상을 살면서 이태원 참사에 점점 무감각해졌다”며 “우리 학교 학생들이 이태원 참사를 오래 기억하고 함께 이야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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