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선선한 날 학생들의 열기로 가득했던 대동제가 막을 내렸다. 대동제의 성공 뒤엔 땀 흘리며 준비한 학생들이 있었다. 대동제를 진두지휘한 중앙운영위원회, 부스통합안내 사이트를 제작한 ‘멋쟁이사자처럼’, 플라스틱 컵 재활용 행사를 진행한 ‘제로닷제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힘 합쳐 대동제 이끈 중운위

코로나19 이후 두 번째 오프라인 대동제를 성공적으로 이끈 건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와 대동제 TF(TF)였다. 중운위 위원들은 여러 행사의 팀장을 맡아 기획과 진행에 앞장섰다. 대동제 운영을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TF는 팀장과 함께 대동제를 이끌었다.

중운위는 대동제 준비 단계에서 재학생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하고자 노력했다. 설문조사에 따라 초대가수 섭외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고민했다. 중운위가 찾은 방법은 프로모션 부스(홍보 부스)를 섭외해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홍보 부스 섭외는 모두 대동제 기획단 사무팀 5명의 손으로 이뤄졌다. 대동제 기조에 맞게 친환경 및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을 찾고 메일을 써 하나하나 설득했다. 그렇게 6곳을 섭외했다. 섭외를 위해 사무팀 팀원들이 보낸 메일은 129통. 한 명당 10곳 이상의 업체를 찾아 연락했다. 홍보 부스를 통해 확보한 예산으로 초대가수 두 명을 섭외할 수 있었다.

총학생회의 부재로 중운위는 기존 학생회 업무에 대동제 업무까지 맡아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기획단장 류조은(사교·21)씨는 “각 팀장들이 부스 하나를 준비하고 운영하는 것만큼의 일을 하고 있다”면서 “사무팀장과 기획단장, 단대 대표 역할을 모두 잘하고 싶었지만 놓치는 부분이 생기거나 실수를 발견하면 아쉬웠다”고 말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사람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류씨는 “영산줄다리기 행사에 들렀는데 고등학교 체육대회처럼 즐거워하는 모습에 같이 신이 났다”며 “힘들어도 사람들이 즐기는 걸 보려고 준비했기 때문에 진짜 즐거워하시는 걸 볼 때 제일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화인들을 위한 멋쟁이 사자

학생들이 대동제 행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부스통합안내 사이트를 만든 이들도 있다. 엘텍공과대학 소속 프로그래밍 연합 동아리 ‘멋쟁이사자처럼’이다. 이들이 대동제 안내 사이트를 만들기 시작한 지도 올해로 8년째다. 멋쟁이사자처럼의 부스통합안내 사이트는 대면 행사가 활성화된 2022년부터 특히 큰 호응을 얻었다. 프론트엔드 팀장을 맡은 정연주(사이버·20)씨는 “한 달간 팀원들과 개발의 전 과정을 직접 수행했다”며 “에브리타임에 흩어져 있는 홍보글들을 한데 모아 파악하기 쉬운 형식으로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부스통합안내 사이트를 통해 학생들은 행사 일정, 부스 및 쓰레기통 위치, 실시간 부스 운영 현황을 간편하게 알 수 있었다.

2022년 대동제 안내 사이트 운영 당시 학생 설문조사로 받은 의견들을 참고해 사소한 부분까지 개선했다. 특히 부스를 카테고리별로 보여주고, 북마크 기능으로 가고 싶은 부스를 표시할 수 있게 한 기능이 돋보였다. 정씨는 “대동제에 음식 부스가 많아서 음식을 많이 먹고 나면 ‘이제 뭐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부스를 장소별로 보여줄 뿐만 아니라 음식, 굿즈, 체험, 기타 등 카테고리를 나눠서 보여주면 좋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웹사이트가 많은 관심을 받을수록 책임감과 부담도 커졌다. 우여곡절도 있었다. 정씨는 “예상치 못하게 사용자가 급증해 준비했던 서버 시스템이 과부하됐고, 결국 서버가 마비되는 일이 있었다”며 “이후 서버 용량을 최대로 설정하고 보완했다”고 말했다. 웹사이트는 대동제 첫날 동시접속자 1000명 이상, 가입자 2000명을 기록하며 사이트 이용률이 예년에 비해 2배 증가했다.

운영진들은 학생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수많은 수정을 거쳤다. 지난해 웹사이트를 개발했던 경험으로 더 완성도 높은 웹사이트를 선보일 수 있었다. 정씨는 “서로 꾸준히 피드백하며 수정을 거듭했다”며 “우리가 만든 사이트를 편리하게 활용하는 학생들의 모습 하나만을 바라보며 준비했다”고 말했다.

 

친환경 축제를 위한 학생들의 노력

10-11일, 대동제 진행 기간동안 ‘친환경 엿장수’가 일회용 플라스틱 컵과 엿을 바꿔주는 행사를 진행했다. 경영대학 소속 학회 인액터스의 ‘제로닷제로’ 팀은 축제 기간동안 발생되는 대량 쓰레기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TF와 함께 ‘플레이사이클’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strong>이자빈 사진기자
10-11일, 대동제 진행 기간동안 ‘친환경 엿장수’가 일회용 플라스틱 컵과 엿을 바꿔주는 행사를 진행했다. 경영대학 소속 학회 인액터스의 ‘제로닷제로’ 팀은 축제 기간동안 발생되는 대량 쓰레기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TF와 함께 ‘플레이사이클’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이자빈 사진기자

경영대학 소속 학회 인액터스의 ‘제로닷제로’ 팀은 축제에서 사용된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재활용하기 위해 노력했다. 대학 축제에서 발생한 다량의 쓰레기가 전혀 재활용되지 않고, 갑작스레 불어난 쓰레기 때문에 환경미화원과 지역 주민들이 피해를 본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들은 만화 ‘검정고무신’에서 고물과 엿가락을 바꿔주는 엿장수 캐릭터에 착안해 축제 쓰레기를 재활용하는 ‘플레이사이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팀장 이윤정(영문·20)씨는 “쓰레기 버리는 행위까지도 즐거운 일이 된다면 축제도 즐기고 환경보호도 즐겁게 실천할 수 있을 것 같아 기획했다”고 말했다. 팀원들은 학문관과 포스코관 인근에 플라스틱 음료 컵을 분리수거할 수 있는 쓰레기통을 설치하고, 10일~11일 오후2시~3시에 캠퍼스를 돌아다니며 플라스틱 컵을 수거하고 엿과 쫀드기를 배부했다.

재활용을 위해서는 모은 컵이 단일 소재의 플라스틱이어야 한다. 제로닷제로 팀은 TF와 연합해 일회용 컵 공동구매를 진행했다. 약 65개 부스가 1만9000개의 컵을 구매했다. 그러나 회수가 쉽지 않았다. 첫날 회수된 플라스틱 컵은 약 2000개 남짓. 그중에서도 음식물이 묻지 않은 깨끗한 투명 플라스틱 컵만 재활용이 가능했다.

결국 둘째날은 현장 쓰레기통을 일부 줄이고, 제로닷제로 팀이 직접 교내 쓰레기통 위에 쌓인 일회용컵을 분리수거하는 방식을 택했다. 6명으로 꾸려진 팀원들이 3일간 매일 쓰레기통을 관리하기에는 어려움이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씨는 “회수율이 높은 것도 좋지만, 학생들이 재활용 과정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었다”고 말했다.

원활하고 환경 친화적인 축제가 되도록 각자의 위치에서 고민한 학생들 덕분에 웃음 가득한 대동제를 마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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