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우리는 하루의 가장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낸다. 학교에서의 평범한 일상이 계속되도록 이화 곳곳에서 애쓰는 사람들이 있다. 본지는 5월1일 근로자의 날을 맞아 이들의 일과와 삶을 조명하기 위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영양사·조리장, 캠퍼스 폴리스, 청소노동자, 셔틀버스 운전기사의 이야기를 5월 4주간 연재한다. 

본교의 보안을 책임지는 캠퍼스 폴리스 안종민씨. 그는 대동제 기간 동안 교통 질서를 정리하고 비상 상황에 대비했다. <strong>권아영 사진기자
본교의 보안을 책임지는 캠퍼스 폴리스 안종민씨. 그는 대동제 기간 동안 교통 질서를 정리하고 비상 상황에 대비했다. 권아영 사진기자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교내 곳곳의 안전을 지키는 이들이 있다. ECC 종합상황실에서 24시간 학교의 안전을 담당하는 캠퍼스 폴리스(보안관)다. 그들은 CCTV로 캠퍼스를 관찰하고 교대로 순찰하며 교내 보안을 책임진다. 그중 철저한 보안 관리로 교내 안전 지대를 넓혀 가는 안종민 매니저를 만났다.

오전9시에 출근하며 안씨는 오늘도 안전한 캠퍼스를 만들겠다고 다짐한다. 주 업무는 종합상황실 내부 CCTV로 학교 곳곳을 감시하는 것이다. 수상한 외부인이나 위험한 상황은 없는지 하루에도 수십 번씩 화면을 주시한다. 2만 명이 넘는 학생들의 안전을 관리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CCTV를 하루 종일 쳐다보고 있으니 퇴근할 때는 목과 어깨가 뻐근하다.

직원들과 교대로 정문부터 기숙사까지 한 바퀴 돌며 교내를 순찰하는 것도 주된 업무다. 순찰할 때는 최대한 빠짐없이 둘러보려 노력한다. 혹시라도 외부인이 들어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순찰하다 보면 금방 지치는 날도 있다. 한번 순찰할 때마다 많은 힘이 든다. 꼼꼼한 순찰을 위해 대부분 걸어 이동하기 때문이다. “학교가 커서 한여름이나 한겨울에는 특히 힘든 것 같아요.” 무더운 여름에는 순찰을 끝내면 온몸이 땀으로 젖기도 한다. 외부인과 대치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허락 없이 영상을 찍는 관광객도 많고, 말도 잘 통하지 않는 사람들을 설득하느라 진땀을 뺀 적도 있다.

학생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기에 종합상황실은 늘 긴장 상태다. 모든 직원은 언제든 출동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하고 신고 전화나 비상벨이 울리면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최대한 빨리 비상 상황을 마무리하고 신고자의 안전을 보장하는 게 보안관의 중요한 임무다.

10일 오전11시 안 씨가 학생문화관 앞 도로에서 교통 정리를 하고 있다. 권아영 사진기자
10일 오전11시 안 씨가 학생문화관 앞 도로에서 교통 정리를 하고 있다. 권아영 사진기자

매일 다양한 종류의 신고 전화를 받고 외부인을 접한다. 술을 마시다 적발된 외부인도 있고 졸업생을 사칭한 사람도 있었다. 환자 신고도 자주 들어온다. 쓰러진 학생을 부축하거나 구급차를 대신 불러줄 때는 마음이 무거워진다. 몸이 좋지 않아 쓰러질 정도였지만 수업을 못 간 걸 끝내 아쉬워하던 학생은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다. “한창 놀아도 모자랄 나이에 아파서 쓰러질 정도였으면 얼마나 열심히 살았겠어요. 그런 걸 볼 때마다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처음부터 보안직으로 일했던 것은 아니었다. 친구와의 여행에서 일어난 일을 계기로 보안직에 관심을 갖게 됐다. 타지에서 돌아다니다 길을 잃고 낯선 곳에 도착했다. 온통 모르는 사람뿐인데다 부상자까지 있던 상황이었다. 길을 찾던 중 그는 우연히 들어간 빌딩의 안내 로비에 도움을 청했다. 그는 “그런 상황에서 보안팀이 등장해 빠르게 조처해 줬다”며 “그때부터 건물 보안직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렇게 보안직으로 일한 지도 벌써 5년이 흘렀다. 시간이 흘렀어도 정신없이 일하다 보면 어느새 하루가 훌쩍 지나 있는 건 여전하다. 오후6시에 퇴근한 후에는 가족과 함께 평범한 일상을 보낸다. 직장에서 힘들고 지칠 때 가족은 큰 버팀목이 됐다. 그는 “직장에서 힘든 일이 있어도 아내와 강아지를 보면 피로가 풀린다”고 말했다. 매일 출근 전 꾸준히 하는 운동도 삶의 원동력이다. “일하기 전에 조금이라도 운동을 하고 오면 하루를 활기차게 시작할 수 있어요.”

그의 바람은 무엇보다 학생들이 안전하게 학교에 다니는 것이다. 이제 막 근무한 지 1년을 넘긴 그에게가장 보람찬 일은 도움이 필요한 학생을 돕는 일이다. 그는 “분실물을 같이 찾아주거나 구급차를 대신 불러주기도 한다”며 “사소한 일이라도 최대한 돕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캠퍼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안씨는 오늘도 종합상황실로 걸음을 바삐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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