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대 총학생회(총학) 선거가 무산됐다. 18일 ‘New:ha’ 선거운동본부에 경고 조치 3회가 부과돼 후보 자격이 박탈됐기 때문이다. 전날인 17일에는 정책공청회도 진행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시행세칙 제6장 제31조 제3호에 따라 중앙선거관리위원 14인 중 14인의 찬성으로, 등록 취소로 인한 선거무효의 제재조치를 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선관위 시행세칙 제31조에 따르면 선본은 경고 조치 3회를 받으면 후보 자격이 박탈되며 선거가 무효 처리된다. 경고 조치는 선관위 재적인원의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인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확정된다.

앞서 New:ha 선본은 10일과 11일 선전물에 대한 선관위의 피드백을 반영하지 않고 마감 기한을 어겨 각각 경고 조치를 받았다. 이어 18일 선관위는 “경고조치에 대한 사과문을 총학생회 선거용 게시판에 부착해야 하지만 선본은 설정된 기한까지 사과문을 게시하지 않았다”며 경고 조치를 부과했다. 이에 따라 New:ha 선본은 경고 조치 누적 3회로 후보 자격이 박탈됐다.

선관위는 18일 오전11시45분 경고 조치 공고가 게재된 시점으로부터 24시간 동안 선거 무효 공고에 대해 선본에게 이의 제기를 받겠다고 전했다. 다음날인 19일 오전10시53분 New:ha 선본 측은 선관위에 이의를 신청했지만 선관위는 제재를 번복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New:ha 선본은 선거 무효 공고 하루 전인 17일 정책공청회(공청회)에서 수업권 보장, 학습 및 휴게 공간 부족, 대외 이미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공청회에서는 등록금 동결, 수강 철회 기간 조정, 채플 시간대 다양화 등이 논의됐다. 공청회는 ▲선본 정책 발제 ▲선관위 질의에 대한 선본 답변 ▲자유 질의 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17일 오후7시 학생문화관 소극장에서 진행된 제55대 총학생회 선거 정책 공청회에서 이윤정 정후보(왼쪽)와 김수아 부후보는 정책 발제와 질의응답으로 소통했다.   권아영 사진기자
17일 오후7시 학생문화관 소극장에서 진행된 제55대 총학생회 선거 정책 공청회에서 이윤정 정후보(왼쪽)와 김수아 부후보는 정책 발제와 질의응답으로 소통했다. 권아영 사진기자

정책 발제에서 New:ha 선본은 ▲수업권 보장 정책 ▲총학 소통 정책 ▲복지 정책 ▲커리어 지원 정책 ▲대외이미지 개선 정책을 주요 공약으로 발제했다. 구체적으로는 수강 철회 기간 조정, 총학 민원 처리 시스템 구축, 셔틀 운영 시간표 조정, 이화그린 색채상표 등록 추진 등을 약속했다.

New:ha 선본의 공약에는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등록금 동결을 주장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등록금 인하를 약속했던 이전 총학 선본과는 대조적이다. 선관위는 해당 공약에 대해 “등록금을 인상하려는 본교에게 어떻게 반박할 것인지”를 물었다. 이에 이윤정 정후보는 “현재 물가가 상승해 등록금 동결이 인하와 다를 바가 없다”며 “본교는 타대에 비해 시설 관리 등에 사용되는 재정인 적립금이 많은 편으로 이것을 규모가 큰 교내 사업에 사용하도록 요구해 등록금 인상을 막겠다”고 말했다.

수강철회 기간을 중간고사 이후로 조정하겠다는 공약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인문대 한지수 공동대표는 중간고사가 수강철회에 영향을 주는 문제에 대해 “남은 학생들의 성적 문제에 관한 대책이 있는지”를 물었다. 김수아 부후보는 “추후 학교와 논의하려 했다”며 “너무 많은 학생들이 철회해 남은 학생들이 (성적상) 피해를 보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철회 이전 수강 인원을 기준으로 성적을 매기는 평가방식을 도입해 학생들이 피해를 보지 않게 하도록 구상하겠다”고 답했다.

자유 질의 응답 시간에는 ‘채플 이수 의무화 폐지’를 비롯해 다양한 논의가 오갔다. 주소정(환경·22)씨는 “채플 8학기 의무 수강이라는 현 규정을 바꿔달라는 게 학생 의견이라 생각한다”며 이에 선본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김 부후보는 “채플 이수 의무화를 폐지하는 문제는 학칙까지 개정돼야 하는데, 강의평가를 보면 모든 학생들이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며 “학칙 개정과 관련해서는 이후 더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동제 예산 공약에 관해서도 다양한 의문이 제기됐다. 사범대 김다정 공동대표는 “학교로부터 예산을 확보할 방안은 없냐”며 프로모션으로 예산을 확보하는 것의 한계를 보완할 방안을 물었다. 김 부후보는 “본교는 별도로 표를 판매하고 있지 않아 지원 측면에서 부족하다”며 “프로모션 기간을 앞당겨 진행하는 것을 대동제 예산 확보 방안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퀴어퍼레이드(퀴퍼)에 관한 논의도 있었다. 하지연(커미·19)씨는 “총학생회 조직도에서 권리 연대 분야 조직이 부재하고 사회 연대 관련 공약도 부족하다”며 “(당선이 된다면) 이번 오프라인 퀴퍼를 총학 차원에서 참가할 계획이 있는지, 총학의 퀴퍼 참여가 가지는 의의는 무엇인지” 물었다. 이에 이 정후보는 “퀴퍼에 참여하는 게 모든 이화인의 의견을 대변한다고 보지 않는다”며 “퀴퍼 참여는 선본이 계획하지 않은 부분, 학교 외부에서 진행되는 일이기에 학내와 가장 가까운 사안은 아니”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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