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로 인한 환경문제가 피부로 느껴지는 시대다. 환경부에 따르면 2020년 서울의 연평균 기온은 2011년보다 약 1.2도 상승했다. 이런 상황을 조금이라도 바꾸고자 친환경적인 삶을 실천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본교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everytime.ac.kr)에는 ‘벗들의 하나뿐인 지구’ 게시판이 생기기도 했다. 학생들은 이 게시판에서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온 경험을 공유하고, 기후위기에 대한 지식을 나눈다. 본지는 환경 보호를 위해 노력하는 재학생들을 만나봤다.

 

재활용으로 시작하는 환경 보호

소비를 지양하고 재활용을 통해 환경을 보호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제작 단계에서부터 발생하는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기존 자원을 다시 사용하는 것이다. 박선재(영문·20)씨는 설거지나 청소를 할 때 재래시장에서 구매한 폐식용유 재활용 비누를 사용한다. 거의 다 써서 작아진 비누는 모아서 액상세제로 만들어 사용하기도 한다.

김정민(사회·17)씨는 재활용 필터로 제작된 브리타 정수기를 사용하고 있다. 그는 “무거운 생수병을 나르지 않아도 되고, 필터를 교체할 때도 2개월에 1만원 이하만 투자하면 돼 경제적 부담도 크지 않아 좋다”고 말했다.

재활용 필터로 제작된 브리타 정수기 제공=김정민씨
재활용 필터로 제작된 브리타 정수기 제공=김정민씨

중고 사이트를 이용해 물건을 재활용하는 이도 있다. 조서경(정시통합선발생·22)씨는 새 제품을 소비하는 것 자체가 환경오염으로 이어진다는 생각으로 중고 제품을 사용한다. 조씨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마우스부터 학교에 가지고 다니는 가방, 공학용 계산기까지 자주 사용하는 물품을 중고나라를 통해 구매했다”고 말했다. 어쩔 수 없이 새 제품을 샀을 때는 가격이 비싸더라도 좋은 제품을 구매해 오래 사용하려고 노력한다. 현재 쓰고 있는 샤프는 10년, 지갑과 에코백은 7년 동안 사용 중이다.

 

제로웨이스트를 위한 한 걸음

일상 속에서 쓰레기를 최소화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박씨는 평소 집에서 간단히 만들 수 있는 음식은 직접 해 먹는다. 그는 “요거트를 자주 먹는 편인데, 직접 만들어 먹으면 1년에 플라스틱 통을 50통 이상 줄일 수 있고 돈도 4~5배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조씨는 물건을 구매하기 전에 플라스틱 프리 제품이 있는지 먼저 살핀다. 그는 세제 대신 설거지 비누로, 튜브 치약 대신 고체 치약으로, 아크릴 수세미 대신 코코넛 수세미로 대체해 사용하고 있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뜻을 모은 이들도 있다. 조형예술대학 학생들이 모여 만든 팀 ‘퓨쳐플로’는 2022년 6월 매주 토요일에 한국체육대와 협력해 플로깅을 진행했다. 서울 송파구 주민들과 함께 본교와 한국체육대 주변을 걸으며 쓰레기를 주웠다. 안지아(미디어인터랙션디자인전공 박사과정)씨는 “이번 기회로 환경을 위한 행동은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며 “각자의 자리에서 가벼운 활동부터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퓨처플로와 한국체육대가 진행한 달그락 플로깅 출처=한국체육대학교TV 유튜브 (youtube.com/c/한국체육대학교TVKNSUTV)
퓨처플로와 한국체육대가 진행한 달그락 플로깅 출처=한국체육대학교TV 유튜브 (youtube.com/c/한국체육대학교TVKNSUTV)

환경동아리 ‘이큐브’(E-cube)는 재학생들이 일상 속에서 제로웨이스트를 체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교내 캠페인 활동으로 제로웨이스트 체험활동과 텀블러 대여 사업을 진행했다. 2022년 대동제에서도 다회용 컵 홀더 제작 체험 부스를 운영했다. 이들은 앞으로도 다회용 컵, 배달 용기 반납기를 홍보하는 등 환경 보호 실천을 이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식생활부터 탄소중립실현

식생활에서 비거니즘으로 환경을 위하는 이들이 있다. 동물의 삶을 존중하는 마음이 그들이 살아가고 있는 자연을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어진 것이다. 중앙동아리 ‘행동하는 이화인’은 2022년 여름방학 비건MT를 진행했다. 윤연재(철학·19)씨는 “(동아리에서) 비거니즘 세미나를 했는데, MT에서 고기를 구워먹는 게 마음에 걸렸다”며 “한 번 정도는 다같이 채식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 비건MT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평소 회식할 때도 비거니즘을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윤씨는 “불편한 마음 없이 음식을 먹을 수 있어 좋았다”며 착취로 만들어지지 않은 음식을 즐기는 시간이 보편화되길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비건MT에서 제공된 비건식 제공=윤연재씨
비건MT에서 제공된 비건식 제공=윤연재씨

비거니즘 동아리 ‘솔찬’은 교내 비거니즘 활성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이들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이대 비건 식당 지도’를 제작해 학생들에게 배포했다. 하지연(커미·19)씨는 “실제로 학교 주변에서 비건 식사를 하는 데에 도움을 받았다는 후기를 보면서 기분이 좋았던 경험이 있다”며 “새로 생기거나 없어진 비건 식당을 반영해 배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개인의 연대가 기후위기 해결까지

박지형 교수(환경공학전공)는 일상 속 환경을 위한 작은 실천이 지니는 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는 “환경 문제에 대해 더 공부하면서 현재 실천하고 있는 활동보다 환경에 더 도움이 되는 일을 찾아낼 수 있다”며 “이런 개인적인 행동들이 사회적 연대로 이어져 실질적인 기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환경운동연합 권우현 활동가는 일상 속 작은 실천들이 당면한 기후위기를 해소할 수 있는 결정적인 방안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결국 개인이 일상에서 환경과 기후위기를 위해 얼마나 많은 실천을 하고 관심을 쏟고 있느냐가 핵심적인 문제”라며 “그런 노력이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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