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웁살라 대학(Uppsala University) 총학생회 건물 로비에 비치된 총학생회 가입 신청서 <strong>이수영 기자
스웨덴 웁살라 대학(Uppsala University) 총학생회 건물 로비에 비치된 총학생회 가입 신청서 이수영 기자

학생 자치가 무너지고 있다. 총학생회(총학)는 2일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출마한 선본마저 낙선하며 2년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본교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다른 자치 조직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학부생들의 공공성 증진과 총학생회의 분권화를 위해 25년 전 결성된 자치 단위는 본교에 총 5개. 그중 ‘여성위원회'는 결국 2021년 4월 활동 중지를 선언했다. 사유는 기존 회원들의 졸업 및 신규 회원 부재로 활동 인원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총 13개의 단대 학생회 중 5개는 입후보한 선거본부가 없어 비대위 상태를 유지 중이며, 선발된 학생회 중에서도 한 팀 이상의 후보가 등록해 경선을 치른 경우는 더욱 적다. 동아리 자치를 담당하는 동아리 연합회도 2년째 비대위에 의해 운영되고 있지만 학생들은 이에 대한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한다. 끝없는 공석과 비대위 체제의 연속, 말 그대로 ‘비상' 사태다.

문제는 학생 자치는 늘 비상이었다는 것이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기사 검색 기준, 학생 자치 위기를 가장 먼저 지적한 기사는 2012년 <연합뉴스>의 기사였다. 기사는 무려 10년 전인 2003년서부터 학생 자치의 위기가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일간지들은 2019년에도 학생 자치의 현주소를 돌아봤고 2021년에도 학생회의 공석을 비판했다. 2022년에도 결성되지 않는 총학생회에 대한 우려를 표했으나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학생 자치는 위기인가. 질문에 대한 답은 항상 같다. 요즘 대학생들은 눈앞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바빠 학생 자치에는 관심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일보>는 2019년 총학의 현주소를 되돌아보는 기사를 작성하며 “개인이 부상하는 사회 분위기 탓에 졸업하고 취업하는 게 중요해지고 사회 구조나 체제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까지 이어지지 않는 게 문제”라고 진단했다. 2021년 <동아일보> 역시 “총학 위기 원인은 취업난과 개인주의로 인한 학생들의 무관심”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원인은 정말 ‘이기적 개인’에만 존재할까.

본지는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지난 겨울부터 ‘위기에 놓인 학생 자치’에 대한 심층 취재를 진행했다. 단대·과 학생회, 동아리연합회, 그리고 1988년도 당시의 본교 총학생회장까지 본교를 구성하는 다양한 학생 자치 조직원의 의견을 묻고 들었다. 보다 건설적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2월10일~21일 ◆결사체 민주주의의 나라 스웨덴에서 열흘간 총학생부회장과 ◆피카(fika)를 가지고, 과학기술학생회 회원들과 학교를 탐방하며 학생회의 존재 이유를 물었다.

 

◆결사체 민주주의: 노동조합과 시민단체, 직장평의회 등 사회의 2차 집단이 사회적 대화를 통해 국가의 역할을 보완하며 사회 질서를 구성해나가는 민주주의의 한 형태

◆피카(fika): 스웨덴어로 ‘커피 브레이크’, ‘티 타임’이라는 뜻으로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 차 한 잔의 여유를 갖는 스웨덴 문화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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