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어렵지 않아요" 책과 블로그로 미술을 나누다
"그림, 어렵지 않아요" 책과 블로그로 미술을 나누다
  • 전혜진 기자
  • 승인 2018.0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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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미디어속 이화인] 박혜성 작가 인터뷰
▲ 네이버 블로그 <화줌마 ART STORY>를 운영하는 박혜성 작가 김미지 기자 unknown0423@ewhain.net

  “저는 자칭 ‘블로그 바보’예요. 제 인생은 블로그를 시작하기 전과 후로 나눌 수 있어요.”

  지난 1월 책 「어쨌든 미술은 재밌다」를 출간한 박혜성 작가(서양화·86년졸)는 네이버 블로그 <화줌마 ART STORY>를 운영하는 스타 블로거다. 2016년 네이버 예술 분야 ‘이달의 블로그’로도 선정된 박 작가의 블로그는 누적 방문자 수 150만을 눈앞에 두고 있다.

  화가이자 미술 교사로 일했던 박 작가가 블로그를 시작한 것은 2014년이었다. 오래 전부터 계획했던 해외살이를 기록하는 ‘자기 기록’의 목적과 미술 전공자로서 가지고 있는 지식을 대중과 나누기 위한 ‘나눔’의 목적이었다.

  “은퇴 후 인생 후반전을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하다가 더 넓은 세상에서 견문을 넓히기 위해 ‘해외에서 한 달 살기’를 계획했어요. 이 계획으로 2014년부터 일 년에 한 달씩 일본, 미국, 스페인, 이탈리아에서 머물면서 그 나라의 미술관을 탐방한 기록을 블로그의 ‘세계 미술 여행’ 카테고리에 담았죠.”

  자기 기록의 목적뿐 아니라 박 작가는 미술과 함께한 인생을 살며 축적한 지식을 블로그를 통해 나누기 시작했다. “은퇴 후 제 삶을 되돌아보니 아주 유명한 화가가 되거나 명예를 얻은 것은 아니지만, 제가 좋아하는 미술을 공부하고 그림과 함께 평생을 살았다는 사실이 참 감사하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주변에 미술을 쉽게 접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제가 가진 미술 재능을 나누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

  블로그를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큰 성공을 거두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 단지 한 사람에게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에서 시작한 일이었다. 블로그 이름도 ‘화가’의 감성을 가지고 ‘아줌마’의 눈 높이에서 소통하겠다는 뜻에서 <‘화줌마’ ART STORY>라고 붙였다.

  “제 블로그에 ‘하루 5분 미술 상식’이라는 카테고리가 있어요. 퀴즈 형식으로 시작해 짧은 미술 상식을 전달하는 코너죠. 많은 분이 그림에 관심은 많은데 쉽게 다가가기 어려워한다는 것을 깨닫고 연재를 시작했는데 첫 게시물을 올리자마자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어요. 이후 이 포스팅이 네이버 메인 화면에 100회 이상 게재되면서 다수의 출판사에서 출판 제의가 들어왔죠.”

  공공도서관에서 15년 동안 총 2100권이 넘는 책을 빌려 봤을 정도로 책 읽기를 즐기는 박 작가는 ‘도서관의 수많은 책 중에서 내가 쓴 책이 꽂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막연한 상상을 해왔다. 그런 박 작가에게 출판 제의는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출판 제의를 받고 내공이 있으면 언젠가는 기회가 온다는 것을 실감했어요. 그동안의 독서 경험과 블로그에 글을 써왔던 경험이 제 바탕이 됐죠.” 
집필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구어체나 유행어를 섞어 쓸 수 있었던 블로그 글과는 달리 책의 원고는 문어체로 바꿔 써야 했고, 책에 실린 약 140 개의 그림 연도, 제목, 소장처 등을 일일이 확인하는 사실 확인 과정도 고된 일이었다. 작년 한 해 ‘해외에서 한 달  살기’를 실천한 한 달을 제외하고는 꼬박 일 년을 책 쓰는데 보냈다.

  힘든 집필 과정에서도 블로그는 박 작가에게 큰 도움이 됐다. 집필 초반 책의 목차를 구성하는 틀 짜기 단계에서부터 어떤 내용을 선별할지까지 모두 그간 작성한 블로그 포스팅이 기반이 됐다.

  “책을 쓸 때 블로그가 마치 ‘곳간’과 같은 역할을 했어요. 씨를 뿌려서 마지막으로 거두어진 열매가 블로그라는 곡식 창고에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죠. 저는 블로그라는 곳간에서 필요할 때 재료를 꺼내 요리만 하면 되는 것이었어요. 블로그가 그만큼 큰 역할을 했죠.”

  박 작가는 블로그의 가장 큰 장점을 ‘피드백’으로 꼽았다. 글을 올리면 공감과 댓글이 실시간으로 달려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블로그를 시작하며 그림을 보는 태도도 크게 달라졌다. “예전에는 그림을 그냥 봤다면 블로그를 시작한 뒤로는 굉장히 집중해서 보게 됐어요. 블로그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그림에 대한 정확하고 많은 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과거에는 새벽에 일어나 하루를 독서로 열었지만, 블로그를 시작한 뒤로는 블로그 글쓰기로 하루를 시작한다는 박 작가는 앞으로도 꾸준한 블로그 활동을 해나갈 예정이다. “지난해는 책을 집필하느라 연재하지 못했던 ‘하루 5분 미술 상식’을 올해부터 다시 2탄으로 연재할 예정입니다. 100회를 목표로 주 3~5회 꾸준히 올릴 계획이에요.”

  박 작가 자신의 새로운 도전도 이어나갈 예정이다. “이제 막 첫 책이 나왔지만 앞으로 미술과 여행에 대한 책도 계속 쓰고 싶어요. 또 책 출간 후 인문학 강의 요청이 곳곳에서 들어오기도 했는데, 앞으로는 미술 인문학 강사로도 더 활발히 활동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