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입문자를 위한 미술 교양서 「어쨌든 미술은 재밌다」는 제목부터 눈길을 끈다. 이 제목에는 오랫동안 미술 인생을 걸어 온 박 작가의 생각이 잘 드러나 있다. “모든 일은 재미가 없으면 멀어져요. 그래서 재밌게 읽히는 책을 쓰고 싶었죠.”

  책은 독자에게 미술에 대해 친절하면서도 재밌게 설명해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림에는 우리 삶이 녹아있어요. 그런데 그 의미를 읽기가 쉽지만은 않기 때문에 제가 독자와 그림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하고 싶었습니다. 또 25년간 미술 교사로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경험과 블로그를 통해 대중과 소통했던 경험 역시 책을 쓰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

  박 작가는 쉽게 읽히는 책을 위해 내용을 여러 목차로 나눠 짧은 호흡의 글로 작성했다. 일곱 챕터로 이뤄진 책은 테마별 그림이 소개된 여섯 챕터와 미술사를 다룬 마지막 챕터로 구성돼 있다. “모든 챕터가 애착이 가지만 특별히 소개하고 싶은 챕터는 마지막 ‘초간단 미술사’ 챕터입니다. 아주 기초적인 미술사라도 알고 보면 미술이 훨씬 쉽게 다가오거든요.”

  마지막 챕터의 마지막 글인 ‘미완성도 충분하다, 미켈란젤로의 마지막 피에타’는 박 작가 자신에게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 “작년에 이탈리아 여행을 하면서 미완성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배웠어요. 미켈란젤로의 ‘론다니니의 피에타’뿐 아니라 다빈치의 ‘모나리자’,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 모두 세계적인 작품이지만 동시에 미완성 작품이거든요.”

  “저 역시 책을 쓰면서 처음이라 미숙한 점이 많았어요. 집필 도중에도 ‘내가 책을 다 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었죠. 하지만 미완성의 미학을 떠올리면서 비록 조금의 모자람이 있더라도 책을 통해 제 마음이 독자들께 전달될 것이라는 용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박 작가는 감상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많은 사람이 미술을 그림 그리는 일로만 생각하지만 실은 감상이 선행돼야 해요. 그림을 많이 보다 보면 자신의 취향을 알게 되고 미술의 흐름도 알게 되거든요. 또 미술에 담긴 우리의 삶을 관조하다 보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샘솟기도 하죠.”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미술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이 책은 미술 입문자를 위한 책이기도 하지만 미술 전공자가 보아도 도움이 된다. “전공자라고 해서 미술 이야기를 많이 아는 것은 아니거든요. 책을 쓸 때 그림 입문자부터 전공자까지 생각해서 글을 적었죠. 많은 사람이 제 책을 통해 ‘어쨌든 미술은 재밌다!’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말미에 그는 후배들을 위한 인생 조언도 잊지 않았다. “묵묵히 자기 길을 가다 보면 언젠가는 길이 열린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어요. 큰 그림을 그리되, 실천은 작은 것부터 하는 게 중요해요. 그리고 늘 책을 가까이하세요. 이것만 지키면 기회는 반드시 온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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