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유튜버 꽁지편

▲ 뷰티크리에이터 꽁지. 사진=김지현 기자 wlguswlgus32@ewhain.net

  <편집자주> 십 분 남짓의 영상이 끝나면, 오랜 친구와 수다를 떨고 헤어진 듯한 여운이 남는다. 할로윈 데이에는 화장품의 커버력을 확인해보고 싶다며 삭발 분장에 파운데이션을 바르는가 하면, 얼굴에 초자연을 표현하는 메이크업을 하기도 한다. 모두 꽁지(본명 홍지혜, 영디·11)가 만든 콘텐츠다. 이번 호수에서 본지는 ‘이화인 뷰티크리에이터’ 시리즈의 마지막 편으로 ‘뷰티 유튜버’로 가장한 즐거운 인생의 ‘개그 유튜버’ 꽁지를 만나봤다.

  꽁지는 유튜브에 일상, 뷰티를 비롯해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크리에이터다. 학교생활과 유튜브 채널운영을 본격적으로 병행한 지 1년 차인 그의 채널 ‘꽁지 TV’는 11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가지고 있으며, 콘텐츠들의 누적 조회 수는 830만 회가 넘는다.

  뷰티 콘텐츠로 유명해져 사람들은 그를 뷰티크리에이터라 부르지만, 사실 그는 ‘뷰티 유튜버를 가장한 개그 유튜버’라고 스스로를 정의한다. 사람들을 웃게 하는 것을 좋아하고, 영상을 촬영하는 것을 좋아하는 그의 취향을 절묘하게 맞춘 것이 바로 유튜브였다.

  “간혹 영상을 보신 구독자분들이 제게 ‘언니는 뷰티 유튜버로 가장한 개그 유튜버 같아요!’라는 댓글을 달아주세요. 그 말이 저를 정의하는 가장 좋은 말인 것 같아요. 사실 뷰티 분야는 제가 만드는 수많은 영상 중 한 분야일 뿐이거든요. 저는 영상을 봐주시는 분들이 저를 그냥 크리에이터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홍씨가 영상에 가지는 애정은 갓 켜진 불씨가 아니다. 그는 처음 핸드폰을 가지게 된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매일 친구들과 학교에서 재미있는 영상을 찍고 돌려보는 것이 흥미로웠다고 한다. 아이돌 가수를 따라하고, 일상에서 일어나는 웃긴 일들을 하나하나 담아 영상으로 기록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그에게 영상은 일상이 됐다.

  “사실 재미있는 영상을 만들고 싶어 영상디자인과에 진학했어요. 하지만 그래픽을 주로 다루는 전공공부와 달리 제가 만들고 싶었던 영상은 ‘사람들이 나오는’ 재미있는 실사 영상이었어요. 원하는 방향이 조금 달랐죠. 그래서 가장 재밌다고 생각하는 저만의 동영상을 만들어 올릴 수 있는 곳을 찾다 보니 유튜브에 도착했어요.”

  학생의 본분을 다하며 유튜버로 사는 것은 때로 죽기보다 힘들다. 수업에서 몇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시에 일주일에 최소한 세 개의 영상을 업로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밤을 새우며 만든 콘텐츠를 유튜브에 게시한 후 확인하는 구독자들의 반응은 그가 다시 유튜버의 하루를 시작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저는 영상을 만들 때 항상 많은 분이 재밌게 느낄 수 있도록 영상을 기획하려고 애써요. 구독자분들도 재밌는 영상에 더 좋은 반응을 보이시고요. 일본여행 중 촬영한 성인용품백화점 점령기 영상도 올리자마자 반응이 폭발적이었는데, 그럴 때마다 정말 뿌듯해요. 조회 수와 댓글을 보며 더 재미있게 콘텐츠를 만들자고 다짐하죠.”

  더 많은 구독자와 소통할 수 있게 도와준 메이크업 콘텐츠에 대해 홍씨는 ‘화장은 장난감’이라고 말한다. ‘더 예쁜 화장’보다 ‘뭔가 다른 화장’을 지향하는 그는 유튜브를 시작하며 그동안 가졌던 틀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다.

  “화장에 정답은 없어요. 사람 얼굴이 모두 다르고, 각자 예쁘다고 생각하는 스타일도 다 다르죠. 그래서 ‘이게 맞을까?’나 ‘이렇게 하면 이상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은 안 했으면 좋겠어요. ‘이게 나한테 어울려?’ 라고 묻는 것보다 ‘나는 이렇게 화장하는 게 좋아!’ 라고 생각하길 바라고요. 이상한 화장은 없다고 생각해요.” 

  유쾌한 그가 만드는 동영상의 엔딩 멘트는 ‘즐거운 삶을 사세요’다. 매번 영상을 마칠 때마다 이 말로 끝을 맺는다. 그는 이 말이 그의 동영상을 만드는 기본 마인드이자 자신의 이상향이라고 말한다.

  “제 꿈은 브라운관이나 스크린 등에 상관없이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고 영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영향력을 미치는 거예요. 장르 구분 없이 재밌게 영상을 찍으면 다른 사람들도 그것을 보며 제가 즐거운 것처럼 함께 즐거워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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