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 실험실에서 듣는 연구 이야기(2)

<편집자주>
본지는 18일(월), 25일(월) 두 주에 걸쳐 교수 6명의 연구실을 찾는다. 이번주는 이공주 교수(약학 전공), 남원우 교수(화학·나노 전공),  최원자 교수(생명과학 전공)의 연구실을 찾아 연구 근황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물었다.

(2)남원우 석좌교수(화학·나노 전공)의 실험실을 찾다

종합과학관 B동 464호 나노생체모방소재연구실에는 저온 분광학 기기, 고성능액체크로마토그래피, 가스크로마토그래피 등 최신 기기들이 들어차 있다. 그래프와 수식이 출력된 모니터, 펌프, 연구원이 손을 넣어 실험하는 후드’도 쉴새없이 움직인다. 기계의 숲과도 같은 생체모방연구단 연구실에서 남원우 본교 제1호 석좌교수(화학·나노 전공)를 만나봤다.

22명의 연구원들이 연구하는 남 교수 실험실의 연구 주력분야는 ‘산소화효소’다. 산소화효소란 우리 몸속에 들어오는 산소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사용되도록 만드는 촉매 물질이다. 남 교수는 특히 산소화효소의 ‘중간체’에 관심이 많다. 중간체는 효소의 반응 과정 중에 빨리 사라져 잘 볼 수 없다. “중간체 구조 규명은 우리 삶에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중요한 지식을 터득할 수 있게 해줍니다. 시간이 흘러 중간체 물질이 필요해질 가능성도 있지요.”

남 교수는 대학원 박사과정 지도교수였던 UCLA 조앤 밸런타인 교수의 영향으로 산소화효소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 이후부터 그는 줄곧 산소화효소를 연구해왔다.
대학원 시절의 대부분을 실험실에서 보냈던 그는 1994년 본교 교수로 부임했다. 그후 2003년 ‘Non-Heme Iron(Ⅳ)-Oxo’, 2005년 ‘시토크롬 P450’이라는 산소화효소 중간체 구조를 세계 최초로 규명한 논문을 ‘사이언스지’에 발표해 이 분야의 선두가 됐다.

물질의 구조를 규명하는 일은 정교한 작업이다. 특히 중간체처럼 반응성이 커 빨리 사라져버리는 물질은 더 까다롭다. 연구원들은 중간체 물질 구조 규명을 위해 먼저 불안정한 중간체를 영하 100도 이하에서 안정화 시킨다. 안정화된 중간체를 엑스레이(X-ray)로 촬영하고, 질량분석기를 통해 질량을 확인한다. “엑스레이 사진에는 중간체 물질의 구조에 대한 모든 자료가 다 들어있습니다. 질량을 통해서 원자의 구성비를 알 수 있지요.”

남 교수 연구단의 특징은 ‘팀별 연구’다. 남 교수 연구단은 박사급 연구원 3명의 팀장 밑에 박사과정, 석사과정 학생들을 배치해 팀별로 다른 연구를 진행한다. 남 교수는 각 팀의 연구 상황을 확인하고, 실험 결과를 정리, 분석해 논문을 작성한다.

‘2008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기술인’에 선정되고, ‘네이처’, ‘사이언스’지에 논문을 게재하는 등 과학자로서 많은 업적을 남겼지만 그는 여전히 하루 대부분을 연구에 바치고 있다.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남 교수는 미지의 분야를 하나하나 알아갈 때마다 행복을 느낀다.

“매일같이 실험한다는 게 쉽지 않지만 궁금증을 해결해 나가는 자체가 제 기쁨이지요. 그 기쁨이 제가 연구를 계속하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정이슬 기자 iseul1114@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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