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 실험실에서 듣는 연구 이야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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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는 18일(월), 25일(월) 두 주에 걸쳐 교수 6명의 연구실을 찾는다. 이번주는 이공주 교수(약학 전공), 남원우 교수(화학·나노 전공),  최원자 교수(생명과학 전공)의 연구실을 찾아 연구 근황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물었다.

(3) 최원자 교수(생명과학 전공)의 연구실을 찾다

21세기에 들어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의  고갈이 가속화되면서 각국은 ‘바이오 연료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원자 교수(생명과학 전공)가 속한 ‘오믹스 기반 바이오에너지 융합연구단’도 정부 사업의 일환이다. 15일(금) 종합과학관(종과) A동 2층 최 교수의 연구실을 찾았다. 

“미국은 자동차의 30%가 바이오연료를 사용하도록 옥수수 연료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폐식용유, 유채꽃으로 생산한 바이오 디젤을 1% 정도 사용하고 있지요.”
바이오 디젤, 바이오 에탄올 등 바이오 연료는 생물 에너지원(Biomass)으로 만드는 에너지로 경유, 휘발유 등 수송연료를 대체할 수 있다.

최 교수는 효모의 발효를 이용해 바이오 에탄올을 생산하는 균주를 제작한다. 그는  초우량 균주를 개발하고자 생명공학(BT), 정보기술(IT), 나노공학(NT)을 융합했다.   
종과 A동 2층은 최 교수가 이끄는 연구단의 거점이다. 실험실 복도에는 효모 배양기들이 늘어서있다. 그가 특별히 주문제작한 배양기는 4칸의 온도를 달리해 각각 액체와 고체환경에서 효모를 배양한다. 이 과정에서 확인된 균주들은 아산공학관에 생길 실험공간에서 극단적인 고온에 노출돼  생산능력을 검증받게 된다.

균주는 최 교수에게 보고(寶庫)같은 존재다. 그는 “미생물의 세계는 보이지 않지만, 기초과학에 근거해 생명현상의 진리를 발견하는 분야”라며 “이 분야의 범위 및 응용도, 활용도는 타 분야를 월등히 능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미경을 통해 볼 수 있는 세계로부터 생명현상, 일상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이론을 발견할 때 성취감을 맛본다.

균주를 만드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그는 열 충격(Heat Shock) 등의 방법으로 효모의 유전자를 조작하고 균주를 생산한다. 이 과정에서 실험이 실패할 확률은 70% 정도다.
“실험에서 실패는 ‘밥 먹듯이’ 일어납니다. 90%의 실패를 거쳐 10%의 성공을 거두는 것이 필수 단계죠.”

현재 최 교수의 연구는 1/3 정도 진척됐다. 연구는 내년쯤이면 상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에는 김옥빈 신임교수가 합류하며 ‘바이오 리파이너리(생물공정)’분야도 그의 연구에 추가됐다. 이 연구가 결실을 맺으면 현재 석유에너지 소비량의 약 30%가 감소된다. 수소에너지, 풍력, 원자력 등과 함께 에너지 위기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책도 될 수 있다.

얼마 전 최 교수는 ‘녹생성장 과학기술계 협의체 위원’으로 선출됐다. 50세가 넘어서도 연구에 몰두하는 최 교수의 열의는  식을 줄 모른다. “전문인은 한 순간의 열정을 넘어, 자신의 일을 인생의 한 부분으로 즐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성 연구자가 연구를 이어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어요.”
                   
조정희 기자 jeojh0502@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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