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무역가 정지연(보교·94년졸)씨

인테리어 사업을 하는 정지연(보교·94년졸)씨는 큰 눈과 170cm를 훌쩍 넘는 키 덕분인지 첫 인상에서 풍기는 카리스마가 예사롭지 않았다. “남자 사업가들 틈에서 여자라는 이유로 얕보이지 않으려고, 일부러 잘 꾸미지도 않고 살도 찌웠다”고 말하는 그는 이미 성공한 여성 사업가였다. 대학 4학년 때 창업한 이후 10년째 사업체를 꾸리고 있는 그의 얘기를 들어봤다.

디자이너에게 새로운 문화를 전달하는 사업가
그는 외국에서 인테리어나 데코레이션을 수입, 한국 디자이너에게 판매하는 사업을 한다. 북유럽 스웨덴에서 시작해 점점 남유럽 쪽으로 향하는 중이다. 대학 3학년때 통역 아르바이트를 하다 이 일에 흥미를 느낀 그는, 4학년 2학기 때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국가를 위해 뭔가 하고 죽어야겠다고 생각한 대학 시절의 꿈을 이미 그 때부터 이룬 셈이다.

“이화 출신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워…외국갈 땐 졸업 반지도 끼고 다녔어요”
그는 외국에 나갈 때 대학 졸업 반지를 끼고 다닌다. 독일 어느 식당에서는 주인이 졸업 반지를 보고 동문인 게 반가워 무료로 음식을 준 적도 있다.
가끔 강의를 들었던 교수님을 외국에서 우연히 만나기도 하는데, 현경 교수님을 만났을 때가 제일 반가웠다고 전했다. 또 이화인들은 해외 어디서나 쉽게 만나 정보를 교환할 수 있어 좋다고 한다. 그는 “외국에 나가니 이화 출신이라는 게 그렇게 자랑스러울 수가 없다”고 뿌듯해 했다.

 “원하는 것만은 적극적으로, 즐겁게 해요”
그는 어릴 때부터 외국에 나갈 기회가 많아서였는지 외국어나 외국 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 외국어 고등학교 시절 독일어가 전공이었지만 다른 언어를 함께 공부할만큼 적극적이어서 지금은 5개 외국어를 할 줄 안다. 하지만 대학 전공 수업에는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해 “전공을 교양이라 생각하고 학교 다녔어요”라며 멋쩍게 웃는다. 그래도 대학 시절 다른 학교 학생들과 독서 토론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만은 열심히 했다.

여자로서 성공하기, 인간으로서 성공하기 “인간으로서의 매력이 가장 중요해요”
“이화에 있을 때는 남자와 경쟁하지 않아 여유가 있었던 것 같다”는 그는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일하기가 쉽지만은 않다고 지적한다. “젊다고, 여자라고 무시하며 남자들끼리 거친 말을 주고받을 때는 적응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여자로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때는 감사히 받고, 남자들 틈에서 이겨야 할 때는 진짜 남자같이 달려들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어떤 일을 하든 인간관계가 가장 중요하고, 그래서 인간적인 매력이 중요하다”는 그에게서 아직도 자신의 매력을 가꾸려는 노력이 물씬 느껴졌다. 그는 외국과 관련된 일을 할 때는 “외국어 학습 능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외국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며 “기계적으로 외국어 공부를 하기보다는 문화를 먼저 접하라”는 말도 덧붙였다.

“사람이 나를 만들었다”는 정지연씨. 국경을 넘나들며 인테리어 무역 사업을 하는 그가 지금의 자리에 있기까지, 노력을 통해 얻은 가장 값진 것은 ‘사람’이요, ‘문화’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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