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 개최

교정이 떠나가는 이화인의 아름다운 발걸음으로 물들었다. 2월26일 오후2시 대강당에서 2023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이 열렸다. 졸업생들은 아쉬운 발걸음을 뒤로 하고 저마다의 마지막 추억을 남겼다. 이화인 3461명이 이화를 떠나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딘다.

 

학위수여식 후 대강당 앞에서 졸업생 초영서(휴기바·24년졸)씨, 이소연(교육·24년졸)씨, 조연주(과교·24년졸)씨(왼쪽부터)가 학사모를 힘껏 던지며 축하하고 있다. 변하영 사진기자
학위수여식 후 대강당 앞에서 졸업생 초영서(휴기바·24년졸)씨, 이소연(교육·24년졸)씨, 조연주(과교·24년졸)씨(왼쪽부터)가 학사모를 힘껏 던지며 축하하고 있다. 변하영 사진기자

“지식인의 소명으로 겸손과 감사를 잊지 마세요.”

이날 김은미 총장이 졸업생들에게 전한 세 가지 메시지는 ‘도전, 감사, 개척’이다. 특히 김 총장은 “빛나는 졸업장을 받고 자만하지 말라”며, “나에게 주어진 기회를 받지 못한 이들에게 미안함을 갖고 감사함을 나누며 사는 여유를 가지라”고 말했다. 또 “이화에는 롤모델이 없어 길을 만들면서 한 발 한 발 내디뎠다”며, 따르는 것이 아닌 개척하는 역사를 지닌 이화의 정신처럼 “환경에 굴복하지 말고 새로운 시대를 개척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

 

환한 미소를 지으며 졸업장을 건네는 김은미 총장(왼쪽). 강연수 사진기자
환한 미소를 지으며 졸업장을 건네는 김은미 총장(왼쪽). 강연수 사진기자

이번 학위수여식에서는 나이지리아, 미얀마,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코스타리카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학생 총 176명(학사 69명, 석·박사 107명)도 졸업장을 받았다. 개발도상국 여성 인재들을 위한 본교 특별 장학 프로그램인 EGPP(Ewha Global Partnership Program) 장학생 4명을 포함해 장애학생 4명과 북한이탈주민학생 8명도 학사모를 썼다.

EGGP 장학생으로 미얀마에서 온 참 몬카(Cham Monkha∙디자인∙20)씨는 “디자인 학부에는 유학생이 많지 않아 대부분의 수업에서 유일한 외국인이었던 게 힘들었다”며 유학생 신분으로 겪은 고충을 회상했다. 이어 “미얀마에는 아직 대학 수준의 디자인 교육이 없어 이화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본국에서 디자인을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

 

2월26일 본교 대강당에서 2023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이 개최됐다. 변하영 사진기자
2월26일 본교 대강당에서 2023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이 개최됐다. 변하영 사진기자

이 날 학위수여식에서는 학사 2185명, 석사 1159명, 박사 117명 등 3461명의 졸업생이 학위를 받았다. 교무처 학적팀에 따르면 단과대학별 학사 졸업생 수는 사회대가 337명으로 가장 많았고, 공대가 279명, 사범대가 275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번 학사 졸업 인원 중 조기 졸업생은 53명, 최우등 졸업생(누계 학점 4.0 이상)은 446명, 우등 졸업생(누계 학점 3.75 이상)은 520명이다.

 

학위수여식이 시작하기 전 무대를 촬영하고 있는 졸업생의 모습. 강연수 사진기자
학위수여식이 시작하기 전 무대를 촬영하고 있는 졸업생의 모습. 강연수 사진기자

학부 졸업생 김민설(과교∙18)씨는 “이화라서 얻을 수 있었던 배움이 많았다”며 교사가 되어서도 이화에서의 깨달음을 잊지 않고 다양한 시각을 가르치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박진우(소비∙19)씨는 “이화에서 자신의 한계를 규정짓지 않는 방법을 배웠다”며 “학우들과 비슷한 고민을 나누며 함께 성장할 수 있어 감사했다”고 말했다.

졸업을 향해 쉼 없이 달리며 치열하지만 행복했던 학부 시절을 보낸 박문수(환경∙20)씨는 “이화에서 얻은 행복한 경험이 주저앉고 싶을 때 다시 일으켜 줄 힘이 될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박씨는 후배들에게 “이화에 있는 모든 순간을 이화인이라 누릴 수 있는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하길 바란다”는 조언을 건넸다.

 

노승은(의류산업·24년졸)씨가 어머니께 학위복을 입혀드리고 함께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다. 변하영 사진기자
노승은(의류산업·24년졸)씨가 어머니께 학위복을 입혀드리고 함께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다. 변하영 사진기자

졸업생 최연소자는 만 20세에 최우등 졸업장을 받게 된 박주은(화학·21)씨이며, 최고령자는 만 61세의 김선영(관현악 전공 박사과정)씨이다. 김선영씨는 50세의 나이에 첼로 전공 박사과정에 진학해 직장생활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다 마침내 영광의 졸업장을 받게 됐다. 김선영씨는 “고3 수험생 때보다 공부를 훨씬 많이 했다”며 “이화의 아름다운 캠퍼스에서, 또 나이 들어 공부한다는 것이 큰 기쁨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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