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그때 학보가 다룬 그 문제, 지금은 해결됐을까요? 본지가 취재한 학내 이슈를 돌아보는 코너 ‘새로고침’을 두 달 간격으로 연재합니다. 본지에서는 교내 일회용품 분리수거 문제, 쓰레기 처리 과정 문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꾸준히 지적했습니다. 이번에는 이러한 현실 속 그린 캠퍼스를 만들기 위한 작은 습관을 실천하고 있는 이화인의 모습을 사진기자의 시선으로 포착해봤습니다.
5년차 페스코 베지테리언
비건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환경에 대해서는 어렸을 적부터 막연한 관심이 있었지만 행동으로 옮기게 된 건 이화에 들어오고 나서입니다. 실제로 일상에서 비거니즘을 행하는 사람들을 눈으로 보게 된 것이 큰 계기가 되었습니다. 특히 저는 평소 환경 뿐만 아니라 동물권에도 관심이 많아, 이 두 요소를 모두 공유하는 비거니즘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페스코 베지테리언’을 선택한 이유는
여태껏 십 여년 평생을 논비건으로 살다 하루 아침에 완전한 비건으로 탈바꿈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어요. 때문에 초반에는 페스코 베지테리언이 가장 접근성이 좋은 것 같아 이로부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스무 살부터 시작해서 현재로서는 거의 5년차가 되었네요.
비건을 고민하는 이화인에게
느슨하게 마음 먹되 실천은 꾸준히 계속하기로 다짐하는 건 어떨까요. 모든 조건을 엄격하게 통제하려고 하면 무엇이든 지속적으로 행하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한 명이 완벽하게 비건을 행하는 것보다는 많은 사람이 조금씩 육식을 지양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하더군요. 이처럼 한 개인이 완벽한 모습을 유지하는 것보다는, 조금 느리고 부족하더라도 여럿이 다같이 노력하는 것이 전체적으로 더 유익하다고 생각합니다. 완전한 비건이 되지 못한다고 자책하기보다는 느슨하고 부담 없이 시작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아이들을 보고 시작한 텀블러 일상
환경 보호를 다짐한 계기
행동하지 못한 게 아니라 행동하지 않았던 것이라는 걸 깨닫고 나서인 것 같아요. 대학 입학 이후 친척 집에서 지내게 되었을 때 초등학생 사촌 동생들에게 지구가 아프다는 내용의 동화책을 읽어준 적이 있습니다. 그러고 동생들이 지구를 지키는 방법들을 종이에 색연필로 옮겨 적더니 그날부터 바로 신나게 행동으로 옮기더라구요. 눈 앞에 놓인 과제들만 처리하느라 보이지 않는 것까지 살필 여유가 없었다고 생각해 행동으로 실천하지 않은 것 같아요.
매일 텀블러를 꾸준히 챙길 수 있는 비결은
자신이 사용하기 편하고, 계속 손이 가는 텀블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금 사용하고 있는 텀블러는 세심한 사람들이 선물해준 작은 용량의 텀블러인데, 휴대하기 편해서 꾸준히 다닐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일회용 컵을 아예 사용하지 않기가 어렵기 때문에, 사용하게 되면 집으로 가져와 다른 용도로 씁니다. 다육이 화분으로 쓰거나 푸딩을 만들어 먹는 틀로 한번이라도 더 재사용을 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환경 보호를 실천하기 위한 나만의 꿀팁은
텀블러 사용 외에도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을 하는 편입니다. 마트에 장을 보러 가기 전 장바구니 가방을 챙기는 것, 등교 전 텀블러에 보리차를 담아가는 것, 세수하고 난 후 수도꼭지를 차가운 물 방향으로 돌려두는 습관들이 있어요. 또는 메일함을 수시로 정리하거나, 쓴 텀블러를 세척하고 말리는 행동들도 쌓이면 계속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되더라구요. 모두 다 아이들이 나보다 먼저 행동으로 옮긴 일이라, 아이들에게 배웠어요.
나만의 식판, 다회용기
다회용기에 주로 담는 것은
주로 어머니께서 매일 다르게 싸주시는 집밥을 싸들고 다닙니다. 수업시간이 애매해서 식사 시간을 잘 챙기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싸주시기 시작하셨습니다. 일회용 수저도 쓰지 않고 다회용 도시락과 수저를 들고 다니면서 이 습관이 경제적이기도 하지만 환경에 큰 도움이 된다는 걸 실감하고 있어요.
환경 보호를 위한 하루 루틴이 있다면
등교할 때 버스로 5분을 갈지, 도보로 20분을 갈 지 고민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저는 매일 이 거리를 걸어다니는데요. 처음에는 출근시간과 겹쳐 혼잡한 버스가 힘들기도 하고, 교통비를 아끼기 위해 걸어다닌 것인데 점점 습관이 되어 건강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잠깐의 단발성 행동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생각이 바뀌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부터 시작하면 반드시 바뀐다’라는 희망적인 마음으로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페스코 베지테리언: 채식의 종류 중 육류와 조류를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