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책” 귀로 보고 손으로 읽으면 : 시각장애 언어학자가 전하는 '보다'에 관한 이야기 

호리코시 요시하루 지음. 파주 : 김영사, 2023

 

'보다'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요? 시각장애 언어학자인 저자 호시코시 요시하루는 "우리는 세계를 그저 '눈으로'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만져서 보고, 귀로 들어서 보고, 맛으로 보고, 냄새로 본다."라고 말합니다. 선천적으로 눈이 보이지 않아 빛도 어둠도 존재하지 않는 그에게 세상은 어떻게 보일까요?

저자에게 '시력'은 만지지도 않았는데 멀리 있는 물체를 손에 쥔 듯이 알 수 있는 '초능력'과 같은 의미입니다. 사는데 초능력이 필요하지 않듯이 눈으로 보지 않는 생활은 그에게 너무나 당연한 것이며 장애는 결핍이 아니라 차이일 뿐입니다.

이 책은 장애인을 배려와 보호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사회에서 저자가 겪은 일상의 경험과 생각을 유쾌하면서도 거침없이 이야기합니다. IT 기술의 발달은 시각장애인의 독서 환경을 개선시켰지만 터치스크린 자동발매기는 오히려 불편을 가중시키거나, 소통이 부재한 융통성 없는 '배리어프리'는 또 다른 장벽을 만들기도 합니다.

저자는 <모나리자>를 본 순간 그 공간에 밀도 높은 공기가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 느낌만으로 압도되었다고 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을 맛보고 이해하면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중앙도서관 사서 유은미 

서고위치: 중앙도서관 [2층 인문학스테이션 362.41 굴77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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