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상점이 문을 열었다. 7월24일부터 순차적으로 영업을 시작해 1일 15개의 이화상점이 모두 오픈했다. 이화상점은 본교 자회사 (주)이수매니지먼트가 이마트24와 유통망 계약을 체결해 구축한 안정적인 유통망을 기반으로, 발달 장애 사원과 함께 근무하며 이화 구성원의 다양성을 높였다.

 

이화상점으로 변화한 교내 매점

이화상점은 학교법인 이화학당의 장애인표준사업장 이수매니지먼트가 운영하는 매점이다. 기존의 본교 생활협동조합(생협)의 사업이 이수매니지먼트로 이전되며 생협 중앙회 유통망이 이마트24 유통망으로 변경됐고, 발달 장애 사원이 함께 근무한다.

유통망 변화로 이전보다 저렴한 유통 단가로 매점 운영이 가능해졌고, 제품 수급이 원활해졌다. 이수매니지먼트 박애영 대표는 “유통업체들이 많이 사라져 편의점과 같은 대형 유통업체 이용을 고려하게 됐고, 매점 이름에 ‘이화’를 사용할 수 있는 유통망이 이마트24였다”고 유통망 변경 이유를 밝혔다. 기존에 생협에서 판매하던 주먹밥, 낱개 과일이나 과자는 이화상점에서 판매하지 않는다. 대신 편의점 제품이 들어오면서 삼각김밥, 샌드위치와 같은 간편식을 포함해 더 많은 품목이 제공된다. 이화상점에서 일하는 박은정(여∙52)씨는 “판매 품목이 늘어나 발주량이 늘었고 제품

진열과 정리에도 더 많은 시간이 든다”며 “편의점으로 변해 기념품과 문구 판매가 줄어 아쉽지만 새로운 운영 방식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화상점으로 변화한 생협에 학생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사랑(중문∙22)씨는 “생협에서 낱개로 음식을 판매하던 것이 사라져 아쉽다”고 말했다. 정미영(TESOL학과 석사과정)씨는 “학용품과 음료, 기념품 판매가 사라져 캠퍼스의 정체성을 잃은 것 같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그러나 배주희(디자인∙19)씨는 “24시간 운영돼 야간작업을 할 때 편의점을 이용하기 편해졌다”고 말했다. 윤가야(물리∙19)씨는 “편의점으로 변화한 만큼 다양한 제품이 많이 들어온 것을 실감한다”며 기대감을 전했다.

본교 굿즈 및 문구류는 ECC 기념품샵(기념품샵)에서 별도로 판매될 예정이며, 기념품샵은 9월 중 ECC B408호로 확장 이전될정이다. 이화상점 카페는 9월 중순 학생문화관, 학관 4층에 오픈할 예정이다. 이화상점과 기념품샵의 수익은 이전 생협과 동일하게 본교로 환원된다.

이화상점은 기존 생협이 있던 ▲중앙도서관 ▲종합과학관D동 ▲아산공학관 ▲이화·신세계관 ▲교육관 ▲학관 ▲산학협력관 ▲생활환경관 ▲법학관 ▲헬렌관 ▲체육관 ▲의학관 총 15개 건물에서 운영된다.

이화상점으로 변경되며 매장 운영 시간도 늘어났다. 오전8시부터 오후5시30분까지는 유인으로, 그 외 건물 출입 가능 시간에는 무인으로 운영된다. 학생문화관이나 중앙도서관 열람실처럼 24시간 운영되는 건물의 이화상점도 24시간 운영된다.

새단장을 마치고 오픈한  이화·신세계관 이화상점의 모습. 기존 생활협동조합의 사업이 이수매니지먼트로 이전되어 운영된다. <strong>이승현 사진기자
새단장을 마치고 오픈한 이화·신세계관 이화상점의 모습. 기존 생활협동조합의 사업이 이수매니지먼트로 이전되어 운영된다. 이승현 사진기자

 

생협에서 이화상점으로

본교 생협은 1989년 학생 자치 조직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생협법)이 1999년에 제정되며 자치 조직인 생협에 법인화가 요구됐다. 기존 생협이 정식 입찰 과정 없이 운영돼 국가계약법 상의 문제와 사립학교법에 따른 운영상의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합원을 새로 모집해야 하는 등의 문제로 법인화가 어려웠다.

2022년 제23차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다시 법인화를 추진했으나 결국 무산됐다. 생협 관계자는 “총회에서 법인화 추진을 의결했다고 해도, 실제 법인화에 제약이 많았다”며 “법인화 과정에 어려움을 겪던 중 생협 사업을 이수매니지먼트에 이전하는 제의가 들어왔다”고 말했다.

생협은 4월28일 진행된 제24차 정기 대의원총회를 통해 이수매니지먼트로 사업 이전을 최종 결정했다. 이후 소위원회 논의를 통해 5월18일 ◆포괄적 사업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고, 6월30일 운영을 종료했다. 해당 계약에 따라 생협이 소유하던 자산, 인력 등에 대한 권리가 이수매니지먼트에 이전됐다.

 

장애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이화

15개의 이화상점 중 학문관, 학관, 교육관 3곳에서는 발달 장애 사원과 사원 관리자들이 함께 근무한다. 이화상점 근무에 지원한 발달 장애인은 면접을 통해 제품 관리에 필요한 손 기능과 유통기한 확인에 필요한 인지능력을 심사받는다. 이후 직무 훈련을 하며 채용 여부와 적합한 직무를 결정하고, 3개월의 수습 기간을 거쳐 정규직 사원으로 근무한다. 현재 훈련을 마친 사원은 11명으로, 학관과 교육관에서 먼저 근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영선 교수(특수교육과)는 “이수매니지먼트의 발달 장애인 직원 고용 형태는 우리가 공유하는 공간과 환경에 장애인이 자연스럽게 들어오는 고용 형태”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통합된 환경에서 장애인과 함께 생활하는 기회는 교육기관에서 학생들에게 가장 직접적인 장애 이해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매니지먼트에서 고용하는 발달 장애인 중 절반은 여성이다. 여성 발달 장애인의 고용률이 10% 미만인 것을 고려할 때, 이수매니지먼트는 여성 발달 장애인에게 많은 취업 기회를 보장하는 편이다. 박 대표는 “여성 교육의 장을 연 이화가 여성 발달 장애인을 채용하는 것이 현대 사회에서 이화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학생들과 장애 사원이 직접 만나는 경험은 낯설지만 특별한 경험”이라며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장애인과 함께하는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학생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포괄적 사업 양수도 계약: 업자가 해당 사업에 관한 일체의 권리, 의무를 타 사업자에게 승계하는 것. 사업자만 변경되며 사업 내용의 동일함은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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