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했죠. 학교 근처에서도 칼부림 예고 글이 나오니까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고 느꼈어요.

 

4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dcinside.com)에서 오후11시 이대역 근처에서 흉기 난동을 벌이겠다는 예고 글이 올라왔다.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분당 서현역 근처에 사는 안두(도덕윤리교육 전공 석사과정)씨는 이대역에서까지 불안을 느꼈다. 본교 학생처 학생지원팀(학생지원팀)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교내 전 구성원에게 주의 문자를 보냈다.

 

학생처 학생지원팀이 본교 구성원을 대상으로 보낸 문자. 4일과 7일 두 차례에 걸쳐 발송됐다. <strong>이자빈 사진기자
학생처 학생지원팀이 본교 구성원을 대상으로 보낸 문자. 4일과 7일 두 차례에 걸쳐 발송됐다. 이자빈 사진기자

 

무서워진 귀갓길…안전에 위협 느낀 본교 구성원들

예고 글이 올라온 당일, 본교 근처에 거주하거나 본교에 방문했던 교내 구성원들이 혼란에 휩싸였다. 본교 신공학관에 위치한 국지재해 기상예측기술센터에서 근무중이던 강민아 연구원은 학교가 보낸 문자를 받고 예고글에 대해 알게 됐다. 강씨는 “(예고 글을 보고) 무서웠다”며 “저희 연구실에 문자 내용을 공유했는데 못 받으신 분도 계셨다”고 말했다. 강씨는 불안감에 예고된 시간 전에 평소보다 일찍 퇴근했다.

구희진(화공신소재공학 전공 석사과정)씨는 “그전에도 다른 흉기 난동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굉장히 무서웠다”며 “특히 여성들을 가해하겠다는 내용이어서 더 무서웠다”고 말했다. 구씨는 예고 글을 본 당일 평소보다 경계하며 출퇴근했다. 신유정(불문⋅20)씨는 “안일하게 생각했었는데 이제 정말 걱정해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씨는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예고 글이 올라온 지하철역을 정리한 표를 동기들과 공유했다.

4일 저녁, 경찰이 이대역 인근을 순찰했다. 서강대 근처에서 본교의 당부 문자를 받은 안씨는 “경찰차 3대가 주변을 순찰하는 걸 봤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오후9시경 이대역 근처에 있었던 이현채(심리상담학 전공 석사과정)씨는 “인적이 평소보다 드물었고, 2번 출구 쪽에 경찰차 한 대와 경찰들이 몇 명 서 있었다”고 현장을 묘사했다. 이씨는 “평소 불안감을 많이 느끼는 편은 아니지만 혹시나 싶어 일찍 귀가했다”고 말했다.

학교로부터 주의 문자를 받은 학생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신씨는 “학교가 안전 문제를 진지하게 고려한다고 느꼈다”며 “내용이 영어로도 전송돼 학교가 외국인 학생들까지 챙겨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구씨는 “학교에서 (예고 글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이 좋았지만 어떻게 안전을 강화할 것인지 정확히 나와 있지 않아 한편으론 불안했다”고 말했다.

 

경찰과 공조로 학생 안전 도모해

학생 안전사고를 담당하는 총무처 총무팀(총무팀)은 학생들의 신고와 경찰서와의 연락망을 통해 예고 글을 인지했다. 총무팀 이윤구 차장은 “종합상황실이나 학교 부처를 통해 학생들의 신고가 접수됐고 서대문경찰서와 신촌지구대로부터 동시다발적으로 연락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사건을 인지한 총무팀은 우선 본교를 관할 구역으로 하는 서대문경찰서와 협조해 순찰을 강화했다. 교내 경비 업체에 연락해 교내의 경비에 더 주의를 기울이고, 정문 밖부터 이대역까지는 경찰의 순찰 강화를 요청했다. I-HOUSE(아이하우스)가 위치한 서문 인근의 집중 순찰도 요구했다. 이 차장은 “흉기 난동 예고 시간이 국제하계대학 프로그램으로 본교에 온 외국인 학생들이 귀가하는 시간대”라며 “서대문경찰서에 학생들이 귀가하는 아이하우스 근방 서문의 순찰 강화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총무팀은 학생이 위험을 인지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각부처에 예고 글을 알렸다. 학생처 학생지원팀과 국제처국제교류팀은 총무팀의 연락을 받고 교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안전 주의 당부 문자를 보냈다. 총무팀 선윤정 팀장은 “정보를 전달받기 어려운 외국인 학생들에게도 상황을 알리고자 국제교류처 등 타 부서에 알렸다”고 말했다.

본교 학생지원팀이 보낸 주의 문자는 두 차례에 걸쳐 발송됐다. 첫 번째 문자는 4일 오후4시경 예고 글이 올라온 상황을 안내하고 이대역 인근 방문을 자제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아무 일 없이 상황이 마무리되자 7일 학생지원팀은 “흉기난동은 없었지만 주의가 필요한 때”라며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경찰서 및 본교 종합상황실로 신고하라”는 내용의 두 번째 문자를 보냈다. 첫 번째 문자는 학부, 대학원 재학생에게 그리고 두 번째 문자는 휴학생과 수료생에게까지 보내졌다.

 

사고 발생하면 신고는 어디로… 교내 안전 체계는?

흉기 난동 예고와 같이 학생 안전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종합상황실(3277-5000)로 신고하면 캠퍼스 폴리스가 현장에 출동한다. 교내 경비 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 경찰서와 연락해 경찰이 출동한다. 반대로 본교 캠퍼스 내에서 발생했거나 본교와 연관된 사건이 경찰서에 신고된 경우도 교내 부처와 의사소통을 통해 처리한다. 이 차장은 “교내에 특수한 일이 발생했을 때 자체적으로만 해결할 수는 없다”며 “서대문경찰서나 신촌지구대 등 경찰과 본교 종합상황실이 소통하며 안전 문제에 대응한다”고 말했다.

종합상황실에 신고가 들어오면 분야별 담당 부처도 협력해 사고에 대응한다. 2023년도 교내 종합안전관리매뉴얼에 따르면 폭력 및 성범죄 등 범죄, 교통사고 등 학생 안전과 관련된 부분은 총무팀 담당이다. 태풍, 호우, 폭설 등 자연재해는 관리처 건축팀이 담당한다. 화재, 정전, 승강기 안전 등 사회 재난 사고는 관리처 건축팀에서 담당한다. 이외에도 총무처와 관리처의 각 부서는 필요에 따라 학생지원팀 등 타 부서와 소통하며 안전사고에 대처한다.

총무팀은 평상시에 통합경비 시스템을 통해 안전이 유지되도록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통합경비시스템은 모션감지 시스템 등 기계 경비를 확대해 기존의 인력 중심 경비 체제를 대체한다. 선 팀장은 “경비원이 순찰을 돌아도 순찰을 돌지 않는 곳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기계를 통해 경비원의 사각지대를 보완한다”고 통합경비시스템에 관해 설명했다. 이 차장은 “골든타임 5분 이내에 교내 모든 공간에 출동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교에는 24개의 비상 타워와 10개의 고보조명(gobolight·바닥 조명), 화장실 내 비상벨이 설치돼 있다. 비상타워는 위급 상황 발생 시 타워의 버튼을 누르면 종합상황실로 바로 연결되는 장치다. 비상 타워와 CCTV를 통해 종합상황실에서 신고자 위치와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 할 수 있다. 캠퍼스 폴리스 안종민 매니저는 “근처에 있는 비상 타워의 버튼을 누르면 종합상황실과 바로 연결돼 도움을 청하면 캠퍼스 폴리스와 경찰이 바로 출동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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