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공기순환시설 보완공사로 인해 선큰가든 엘리베이터가 또다시 3대 모두 운행 중단됐다. <strong>백가은 기자
26일 공기순환시설 보완공사로 인해 선큰가든 엘리베이터가 또다시 3대 모두 운행 중단됐다. 백가은 기자

ECC B4층과 1층을 잇는 선큰가든 엘리베이터. 좌측은 B4층에서 1층, 우측은 B3층에서 1층을 오가고, 중앙은 전층 운행한다. 지하에서 1층까지 운행이 가능한 엘리베이터는 ECC전체에 단 3대, 전층 운행하는 건 1대뿐이다. 엘리베이터가 모두 운행하는 날은 손에 꼽을 만큼 드물다.

12일 안전팀은 안전 점검 및 보수를 위해 선큰가든 엘리베이터 3대의 운행을 모두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해당 공지는 운행이 중단된 당일 게시됐고 운행 재개 시기는 명시되지 않았다. 안전팀은 “11일, 12일 고장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점검 중”이라고 밝혔다. 최초 점검 시작 이후 6일이 지난 18일에야 1대의 운행이 재개됐다.

ECC 내부에서 1층으로 이동하기 위해 선큰가든 엘리베이터를 매일 이용한다는 이주현(정외·20)씨는 “며칠 전 선큰가든 엘리베이터 3대가 모두 운행이 중단돼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지체 장애를 가진 이씨는 휠체어로 이동하기에 엘리베이터를 타야 수업이 시작하기 전에 강의실에 도착할 수 있다. 그는 “갑작스럽게 엘리베이터 운행 중단 공지가 게시돼 당황했다”고 말했다.

운행 중단은 이번만의 문제가 아니다. 선큰가든 엘리베이터 점검은 무척 자주 이뤄진다. 매월 1차례 정기점검을 시행하고, 승강기 안전 공단 안전점검이 매년 1회 진행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학생들이 체감하는 운행 중단 빈도는 이보다 높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수 및 수리가 이뤄지는데, 사고 발생 빈도가 높기 때문이다. 11일과 12일에는 연속으로 엘리베이터 갇힘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박수빈(커미·21)씨는 “이화캠퍼스리더 투어를 할 때 고등학교 학생들이 이틀 연속으로 엘리베이터에 갇혀 30~40분 동안 나오지 못하는 사고가 있었다”고 말했다.

안전팀은 “2008년에 설치된 선큰가든 엘리베이터는 교내 다른 엘리베이터에 비해 사용빈도가 높고, 고온과 먼지와 같은 외부환경에 노출돼 상대적으로 고장이 잦은 편”이 라고 전했다. 본교는 승강기 안전관리법에 따라 최초 설치 후 21년이 지난 승강기에 대해서는 주요 부품을 추가하거나 교체하고 있다. 선큰가든 엘리베이터는 아직 21년이 지나지 않아 교체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선큰가든 엘리베이터 앞은 늘 수업 시간 전 이동하려는 학생들로 가득하다. 학생들이 ECC에서 다른 건물로 이동하려면 ECC를 벗어나 선큰가든에서 출발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정된 시간 내에 1층까지 이동하기 위해서는 해당 엘리베이터를 타야 하기 때문이다. 이씨는 “엘리베이터 3대 중 운행이 중단된 것이 있어 한 번은 5분 이상 기다린 적도 있다”고 말했다. 수업 전 쉬는 시간은 15분이다. 엘리베이터가 운행하지 않아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 다른 건물까지 이동하기 촉박할 수 있다. 박씨는 “포스코관으로 갈 때 선큰가든 엘리베이터를 타면 2분 안에 도착할 수 있는데 다른 길을 이용하면 두세 배 이상 걸린다”며 “운행 중단으로 인해 늦을 뻔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평소 선큰가든 엘리베이터를 자주 이용하 는 유수정(행정·23)씨는 3대 중 가운데 엘리베이터가 수리 중이었을 때 “양 끝의 엘리베이터 대기줄이 항상 길었고 사람도 굉장히 많았다”고 말했다. 박세원(과교·22)씨는 잦은 점검과 수리 때문에 작동하는 엘리베이터가 몇 개 없고, 대기줄이 긴 탓에 짐이 정말 무겁거나 힘겨울 때만 엘리베이터를 사용한다. 그는 “그럴 때만 사용하는데도 예기치 않은 점검과 수리가 빈번해 사용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며 불편함을 전했다.

유씨는 수업에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던 날 “1층까지 올라가던 중에 B1층에서 덜컹하고 내려앉는 느낌이 몇 번 들었고 더 이상 올라가지도 않아서 추락하는 줄 알고 놀랐다”고 말했다.

안전팀은 이러한 우려에 대해 “엘리베이터가 정상적으로 운행 중 에러를 감지하거나 안전 상의 위험이 있을 경우, 사전에 제어반으로 신호를 보내 스스로 정지시키게 된다”고 밝혔다. 또한 “엘리베이터를 매달고 있는 메인 로프가 끊어지거나 정격속도 초과로 운행할 시에는 카브레이크와 조속기가 엘리베이터를 정지시켜 추락의 위험은 없다”고 말했다.

선큰가든 엘리베이터 2대는 25일 기준 여전히 유지보수 업체에서 점검 중이며, 고장 원인은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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