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연구원 한수원씨, 최원희씨(맨 뒷줄 왼쪽부터). 재판연구원 이회현씨, 배지원씨, 손소원씨(맨 앞줄 왼쪽부터).  <strong>박성빈 사진기자
재판연구원 한수원씨, 최원희씨(맨 뒷줄 왼쪽부터). 재판연구원 이회현씨, 배지원씨, 손소원씨(맨 앞줄 왼쪽부터). 박성빈 사진기자

본교 법학전문대학원(법전원) 졸업생 12명이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각 법원 재판연구원에 임용됐다. 전국 법전원 중 3위(재판연구관 포함)에 해당하는 성과로 본교 법전원 역대 최다 인원이다. 본지는 재판연구관으로 임용된 손소원(로스쿨∙23년졸)씨와 재판연구원으로 임용된 배지원(로스쿨∙23년졸)씨, 이회현(로스쿨∙23년졸)씨, 최원희(로스쿨∙23년졸)씨, 한수원(로스쿨∙23년졸)씨를 만나 생생한 신입 법조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재판연구관과 재판연구원은 어떤 일을 하나

원희: 공통적으로 사건 기록을 읽고 쟁점이 되는 부분에 대해 자료나 판례를 조사해 검토 보고서를 올리거나 판사의 결정을 보조할 수 있는 의견서를 제출한다. 새로운 사건이 올라오면 재판부와 공유할 수 있게 메모를 작성하기도 한다.

소원: 대법원은 ◆법률심이므로 재판연구관이 법리적인 쟁점 위주로 검토한다는 차이가 있다.

 

법조인을 꿈꾸게 된 계기는

회현: 초등학교 때부터 법조인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고, 모의재판 대회, 법원체험 프로그램 등을 다녀보며 적성에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법학과에 진학해서 공부를 해 보니 역시나 즐거워서 법전원에 진학했다. 막연하게 꿈꿔온 걸 조금씩 실현하는 중이다.

소원: 학부 때 사회학을 전공하며 내가 법사회학 등을 접할 기회가 있었고, 인턴기자 생활을 하면서 사회부 법조팀에 있을 때 재미를 느꼈다. ◆송무에 관심을 가지며 법조인이 되고 싶어졌다.

지원: 대학교 3, 4학년쯤에 취업을 할지, 대학원을 갈지 고민했는데 공부하는 게 적성에 맞다고 판단해서 법전원에 진학했다. 공부가 어려워서 낙심하기도 했지만 조금씩 할 수 있는 걸 해내다 보니 좋은 결과를 냈다. 이런 우연한 동기도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웃음)

 

법조인으로서 진출할 수 있는 다양한 진로 중 재판연구관, 재판연구원을 선택한 이유는

원희: 업무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라 검찰, 법원, 로펌 세 군데 모두 인턴을 해보고 나에게 잘 맞을 것 같은 조직인 법원을 선택했다. 법원은 정해진 일정 안에서 개인의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조용한 환경을 원하는 성향이라 잘 맞겠다고 생각했다.

회현: 검찰은 국가의 형벌권 행사와 피고인의 권리 보장을 위해 형법을 주로 봐야 하고, 변호사는 업무의 초점이 의뢰인의 권익 보호에 맞춰져 있다. 하지만 법원은 중립적인 자세에서 실체적 진실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정의에 대해 고민할 수 있어서 매력적이었다.

 

재판연구원으로 일하며 좋은 점은

지원: 양측의 주장을 보고 스스로 쟁점이 되는 부분을 찾는 과정이 주체적이고, 재판 일정이 정해져 있어 업무를 계획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수원: 법관의 판단을 돕는 업무를 하면서 판단을 내리는 입장에서 사건을 생각해 볼 기회가 된다. 많은 사건을 살펴보며 논리적으로 잘 구성된 소장이나 답변서를 볼 기회도 많아서 추후에 변호사가 된다면 법원에 소장이나 답변서를 어떻게 제출하는 게 좋을지 배울 수 있다.

소원: 원래 스스로가 판단을 어려워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이 직역과 잘 맞을지 고민했다. 그런데 재판연구관으로 일하면서 판단에 신중한 사람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수평적인 관계를 지향하는 조직 문화도 좋다.

 

재판연구관, 재판연구원이 되는 과정은

소원: 중요한 시험이 세 개 있는 긴 과정이다. 2학년 2학기에 <형사재판실무> 시험을 보고, 3학년 1학기에 <민사재판실무> 시험을 본 후 필기 면제 전형이 우선선발 된다. 일반 선발의 경우에는 서류 합격 후 필기시험을 치르게 된다. 그 다음부터는 동일하게 면접전형을 거쳐 선발된다. 재판연구관은 비슷한 시기에 별도로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친다.

 

본교에서의 배움은 어떤 도움이 됐나

지원: 타교 법전원은 정보가 적어 재판연구원을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데, 본교는 선후배 간 관계가 돈독하고 멘토링 프로그램이 잘 돼있다 보니 양질의 정보가 전원에게 공유돼 좋았다. 강의와 시험도 변호사 시험과 유사한 형태로 구성돼 공부하기 수월했다.

원희: 법전원생에게 가장 중요한 건 공부한 만큼 성과를 내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장학금 제도도 잘 마련되어 있고 기숙사와 거리도 가깝다는 게 장점이다. 공부 외에 다른 것들을 신경쓰지 않을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배지원(로스쿨∙23년졸)씨의 공부 사진. 제공=배지원씨
배지원(로스쿨∙23년졸)씨의 공부 사진. 제공=배지원씨

 

법조인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소원: 문제의 층위를 논리적으로 분석하는 능력과 명제 간 관계를 잘 파악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회현: 방대한 글을 읽고 요점을 잘 잡아내는 능력이 필요하고, 비슷한 주장에서 발견할 수 있는 차이를 잘 구별하는 것도 중요하다. 오래 앉아 공부할 수 있는 끈기도 정말 중요하다. 

지원: 추상적인 법리를 실제 사건의 사실관계로 읽어내는 능력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절도죄'를 구성하는 ‘재물의 타인성', ‘절취 행위'와 같은 추상적인 요건을 구체적인 사안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능력이다. 

 

법전원 준비생과 후배들에게 한마디

소원: 법전원 시험에는 특유의 문법이나 답안 작성 방식이 있으니 학부에서 법학 수업을 들어보고 오는 게 좋을 것 같다.

수원: 운동을 열심히 해야 한다. 공부량이 많으니 허리나 목 건강이 나빠질 수 있다.

회현: 목표를 잃지 않으면 돌아서라도 그 길로 다시 갈 테니, 자신의 목표를 잘 기억하고 살아가면 좋겠다.

법전원에서 공부 중인 이회현(로스쿨∙23년졸)씨. 제공=이회현씨
법전원에서 공부 중인 이회현(로스쿨∙23년졸)씨. 제공=이회현씨

 

3년의 임기가 끝난 뒤 계획은

원희: 일단은 변호사 일을 할 것 같다. 국선변호사나 공익변호사를 할 수도 있겠다.

회현: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진로를 경험하면서 고민해 볼 수 있으니, 좋은 커리어를 쌓으면서 진로 결정은 조금 유예하고 싶다.

 

◆법률심: 이전 재판에서 법리해석이 제대로 된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만 심리 및 판결하는 재판

◆송무: 소송과 관련된 업무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