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학생단체 CLASS UP(클래스업)은 본교의 공지에 반발하며 4월17일~21일 점심시간마다 진선미관 앞에서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사진은 4월20일오후1시경 학생 식사권을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치는 클래스업 및 연대체 소속 학생들의 모습. <strong>권아영 사진기자
본교 학생단체 CLASS UP(클래스업)은 본교의 공지에 반발하며 4월17일~21일 점심시간마다 진선미관 앞에서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사진은 4월20일오후1시경 학생 식사권을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치는 클래스업 및 연대체 소속 학생들의 모습. 권아영 사진기자

‘진선미관 식당 이용을 지양해달라’는 학교의 안내에 학생들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총무처 총무팀은 4월11일 본교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진선미관의 운영시간 변경을 알리며 평일 오전11시~오후2시 점심시간을 교직원 대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총무팀은 같은 날 ‘2023학년도 1학기 교내 식당 안내’라는 제목으로 학생식당, 편의점 등 교내 입점업체가 표시된 학교 지도를 본교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게시했다. 진선미관을 제외한 인근 학생식당을 이용하라며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다른 장소들을 안내한 것이다. 이에 반발한 학생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everytime.kr)에서 진선미관에서 식사를 하고 인증하는 진선미관 챌린지를 진행했고, 본교 민원창구 ‘이화에 바란다’에 게시글을 작성했다.

수업권 보장을 요구하는 본교 학생 단체 CLASS UP(클래스업)은 진선미관 학생 이용 제한 조치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피켓 시위는 4월17일부터 21일까지 오후12시~1시 진선미관 입구에서 진행됐다. 시위에는 교내 연대체 6곳 ▲틀린그림찾기▲이화생활도서관 ▲변태소녀하늘을날다 ▲솔찬 ▲이화나비 ▲바위와 위대현 교수(환경공학전공)가 참여했다. 피켓 시위에 참여한 박서림(체육·20)씨는 “학교생활은 공부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식사하거나 편의시설을 이용하는 모든 것들이 포함된다”며 학생들의 식사권 보장을 외쳤다. 이혜인(문정·20)씨 역시 “학생들의 편한 식사를 위해 학교가 더 노력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클래스업은 4월24일부터 진선미관 학식 전반과 관련해 건의하고 싶은 사항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포스트잇 붙이기 운동을 시작했다. 총무팀의 공지가 학생들을 분노하게 한 이유는 무엇일까.

 

진선미관만큼 질 좋은 학생식당 없어

2023학년도 1학기 기준 진선미관을 제외한 교내 학생식당은 헬렌관 식당, I-House(아이하우스) 식당, 공대 학생식당, ECC 푸드코트 마이델플레이스, 한우리집과 E-House(이하우스) 식당으로 6곳이다. 헬렌관과 공대식당, 아이하우스 학식의 경우 각각 5000원(평균), 5500원, 5800원으로 가격이 5000원대에 머문 반면, 진선미관 학식의 경우는 6500원이다. 

약 1000원 가량 비싼 가격에도 학생들은 진선미관에 방문하는 이유로 타 학생식당에 비해 균형 잡힌 식단과 맛을 꼽았다. 진선미관의 경우 매일 바뀌는 밑반찬 4종과 국, 밥과 숭늉이 제공된다. 진선미관 영양사 장은경씨는 “다양한 메뉴 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야채 같은 경우에도 샐러드나 겉절이, 나물 반찬 중 한 가지를 포함한다”고 말했다. 

이유진(경영·22)씨는 “헬렌관 식당은 단일 메뉴에 국이 함께 나와도 만족스럽지 않다”며 “돈을 조금 더 내더라도 진선미관을 이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ㄱ(심리학 전공 석사과정)씨도 진선미관이 학생식당 중 가격대비 질이 가장 좋다는 생각에 일주일에 3번 정도 꾸준히 방문하고 있다. ㄱ씨는 “다른 학생식당도 진선미관만큼 질이 보장된 음식을 제공했다면 당연히 재학생들이 교직원 식당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우(컴공·23)씨 역시 “진선미관의 학식 가격이 6000원대로 비싸기는 하지만 다른 학식에 비해 야채도 많고 영양가가 높다”고 말했다.

 

식사 해결 위한 선택지 부족해

교내엔 6곳의 학생식당이 있지만 건물 간 거리를 고려하면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식당은 한정적이다. 이하우스와 한우리집 학생식당의 경우 비사생도 이용 가능하나 짧은 공강 시간에 기숙사 식당까지 이동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김지우씨는 “강의실에서 기숙사까지 거리가 멀어 일과 중 기숙사 식당을 이용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진선미관 근처에 위치한 이화·포스코관(포관)과 종합과학관을 주로 이용하는 학생들에게 진선미관을 제외하면 도보로 10분 정도 소요되는 신공학관에 위치한 공대식당과 중앙도서관 근처 헬렌관 식당이 남는다. 그러나 공대 식당마저도 학생들이 너무 많아 이용하기 불편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수현(식품·20)씨는 “항상 학생들로 가득해 식사할 공간이 넉넉지 않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총무팀은 4월11일에 올린 공지사항을 통해 학생식당과 더불어 교내 생협매장이나 편의점 등 입점업체를 진선미관 대신 이용하라고 권했다. 닥터로빈, 샐러디 등 대부분의 교내 입점업체는 ECC에 있다. 하지만 편의점을 제외하면 학식과 비슷한 가격대에 식사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샐러디 이화여대점의 경우 가장 싼 메뉴인 랩 샌드위치가 6700원이고 대부분의 메뉴는 7000~8000원대다. ECC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는 나로미(소비·18)씨는 “식사 해결을 위해 편의점을 제일 많이 이용하며 닥터로빈은 가격대가 너무 높아 이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진선미관 본래 용도는 교직원 식당...본교 입장은

총무팀은 “본래 진선미관 식당의 사용 용도에 따른 결정”이라고 밝혔다. 진선미관이 교내 유일한 교직원 식당이며 3월 초 새로운 학생식당을 열고 다른 편의시설 운영을 재개했다는 이유다. 총무팀은 교원들의 수업 준비와 건물 간 이동 등 원활한 강의 진행을 위해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 가급적 학생들이 진선미관을 제외한 학생식당을 이용할 것을 권했다. 

본교 학생단체 CLASS UP(클래스업)은 본교의 공지에 반발하며 4월17일~21일 점심시간마다 진선미관 앞에서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사진은 4월20일오후1시경 학생 식사권을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치는 클래스업 및 연대체 소속 학생들의 모습. <strong>권아영 사진기자
본교 학생단체 CLASS UP(클래스업)은 본교의 공지에 반발하며 4월17일~21일 점심시간마다 진선미관 앞에서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사진은 4월20일오후1시경 학생 식사권을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치는 클래스업 및 연대체 소속 학생들의 모습. 권아영 사진기자

이어 총무팀은 학생들의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학식의 전반적인 질을 개선하고 가격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5월 중 천원의 아침밥 도입을 준비하고 있고 아이하우스 식당에는 계획했던 비건메뉴와 샐러드바를 조속히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선미관을 주로 이용하는 공대 ㄴ교수는 “올해 1학기부터 유난히 학생들이 진선미관에 많이 방문해 불편함을 느낀 것은 사실”이지만 “교직원이 돈을 더 지불해 특혜를 받는 것은 아니라 무조건 학생들을 오지 말라고 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공대 ㄷ교수는 “학생과 교직원 모두 식당을 편히 이용할 수 있게 운영 시간을 더 늘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다른 학생식당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면 반발이 거세지 않았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하민(관현·22)씨는 “학식의 질이 어느 정도 수준에서 동일해야 하는데 현재는 질적으로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김수현씨는 “교직원들의 불편도 충분히 이해되지만 좋은 퀄리티의 다른 학생식당이 있었다면 학생들이 이렇게까지 분노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학식의 전반적인 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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