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C B4에 위치한 입점업체들. ECC에는 총 15개 업체가 입점해있다. 허유진 기자
ECC B4에 위치한 입점업체들. ECC에는 총 15개 업체가 입점해있다. 허유진 기자

본교 입점업체 선정 과정은 관리처 구매팀의 관할로 학생 수요가 직접적으로 반영되지 않는다. 구매팀이 홈페이지에 임대 공간의 입찰 공고를 올려 제안서를 받으면 국가계약법, 구매업무처리 규정 등 법률과 내규에 따라 심사를 거친다. 구매팀이 입점업체를 입찰하는 과정에 학생들이 직접 자신의 의견을 전달할 창구는 없다. 

ECC에 입점된 업체는 총 15개로 가장 많으며, 이화·포스코관(포관)은 5개, 학생문화관(학문관)과  헬렌관에는 각각 2개의 업체가 입점해 있다. 그 외 ▲국제교육관 ▲법학관 ▲생활환경관 ▲신공학관 ▲이화·SK텔레콤관 ▲이화·삼성교육문화관 ▲100주년기념중앙도서관 ▲조형예술관A동/자연사박물관은 각각 1개의 입점업체를 보유한다. 

학생들은 입점업체가 학생들의 필요를 충족하지 못한다는 불만을 호소했다. 이윤서(영문·22)씨는 “교내 업체들의 입점 경로를 전혀 모른다”며 “학생의 의견과는 무관하게 입점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지호(경영·22)씨는 “학생들과 학교 측의 이해관계가 맞지 않는다”며 “(이럴 경우) 입점업체 간의 매출 차이가 벌어질 것이고, ECC라는 복합단지의 의미도 퇴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서현(컴공·22)씨는 2022년8월 ECC B4층에 위치한 편의점 GS25가 입찰 경쟁에서 패배해 편의점 CU로 대체된 일을 언급했다. 이씨는 “(입찰 가격이 가장 큰 척도가 되면) 학생들이 선호하는 업체와 상관없이 대기업 프랜차이즈만 들어오게 된다”고 말했다. 이씨는 “ECC에 강의실이 많기 때문에 학생들의 식사를 해결할 가성비 있는 식당이 더욱 많아지면 좋겠다”며 “특히 건물 내 떡집은 학생들이 주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교내 입점업체가 학생들이 소비하기에 높은 가격대라는 점에서 불만을 표했다. 전소현(음악학부 피아노 전공 박사과정)씨도 “ECC B4층에 위치한 음식점 가격은 학교(내에 위치한 식당)치고는 비싼 편”이라며 “저렴한 가격대의 음식점이 없다 보니 학생들은 편의점에서 식사를 해결하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ECC B4층에 위치한 닥터로빈의 대표메뉴인 ‘매콤버섯새우크림파스타’는 1만9500원이다. 정서윤(호크마·23)씨도 “6월에 새롭게 생긴 이화김밥이 생활협동조합(생협)에 비해 가격 대비 만족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서씨는 “가성비 좋은 입점업체가 ECC 안에 없다”며 “값싸고 순환이 빠른 카페나 비싼 가격이더라도 넓은 공간을 제공하는 카페가 들어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ECC 스타벅스는 아메리카노를 4500원에 판매 중이다. 이는 서씨가 인터뷰 중 희망 입점업체로 언급한 저가 커피 브랜드 ‘메가커피’에서 동일 메뉴를 1500원에 판매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높은 가격이다. 

이윤서씨는 포관에 위치한 파리바게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씨는 “주변 동기들 모두 SPC 불매 이후로 파리바게뜨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며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입점업체 운영이) 개선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연우(환공·23)씨도 “SPC 불매 이후 동기들과 함께 파리바게뜨 이용을 자제하고 있지만, (포관에 다른 빵집이 없어) 부득이하게 이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씨는 “본교 입점업체가 학생들이 원하는 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입점업체의 다양성 부족을 지적했다. 

구매팀에서 입찰 과정을 담당하는 본교와 달리 서강대와 연세대는 학생 의견을 반영하는 절차가 있다. 서강대는 교수와 학생, 교직원이 포함된 10명 남짓의 후생복지위원회(후복위)가 입점을 담당한다. 후복위 평가에서 최고점을 받은 입찰 업체가 학교와 계약한다. 연세대는 학생이 입찰 진행부터 평가 과정에 참여한다. 학생을 포함한 단체인 생협이 홈페이지에서 공개적으로 입찰공고를 올려 제안서를 받고, 평가를 거쳐 입점업체를 입찰한다. 제안서를 평가하는 평가위원회는 교수, 직원, 생협, 대학원·학부 학생대표로 구성된다. 

반면, 본교는 생협이 아닌 구매팀이 교내 입점업체 입찰과정과 관리에 관여한다. 본교 생협 학생위원회 쌩유 관계자는 “본교 생협은 생협 매장과 기념품점만 관리하며 입점업체는 (본 단체의) 관할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입점업체의 주 사용자인 학생 의견이 직접 반영될 수 없는 것이다. 

구매팀은 “간접적으로나마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힘쓴다”고 말했다. 구매팀은 “‘이화에 바란다’와 같은 교내 게시판에서 학생들의 수요를 파악해 반영 중”이라며 “임대업체와의 면담을 통해서 학생 요구를 전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구매팀은 향후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입점업체들의 품목이나 운영 관련 의견을 제시하는 방법을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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