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공학과 학부생 2인이 진행한 연구가 컴퓨터사이언스 분야 상위 2% 학술지인 <IEEE Internet of Things Journal>에 게재됐다. 이들은 2021학년도 2학기부터 2022학년도 1학기까지 1년간 컴퓨터공학과 졸업 프로젝트인 캡스톤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변규리(컴공·19)씨와 컴퓨터공학을 복수전공하는 기수민(뇌인지·18)씨가 연구를 진행했고, 반효경 교수(컴퓨터공학과)가 지도했다. 이들은 드론, 내비게이션과 같은 모바일 실시간 시스템의 배터리 소모를 줄이는 연구를 진행했다.

모바일 실시간 시스템은 주어진 문제를 정해진 시간 내에 처리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모든 시스템은 효율성이 중요하다. 배터리 효율성을 높이는 것과 더불어 배터리 소모가 큰 시스템을 구동할 수 있게 하는 것 또한 중요 지점 중 하나다. 이를 위해서는 시스템의 전력 소비량을 줄여야 한다. 연구팀은 모바일 장치의 ◆중앙처리장치(CPU) 전압 조절 기술, 하이브리드 메모리, 테스크 오프로딩(task offloading) 기술을 활용해 소비되는 총에너지를 최소화했다.

먼저 CPU의 소비전력을 줄이기 위해 이들은 동적전압스케일링(DVFS)를 활용했다. 동적전압스케일링은 CPU의 전압과 주파수를 조정해 소비전력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이들이 연구한 모바일 장치의 경우 주파수를 조절해 소모 전력을 줄여 배터리를 절약할 수 있다.

다음으로 DRAM 메모리와 영구 메모리로 구성된 하이브리드 메모리를 활용해 에너지 소비를 줄였다. 메모리는 사용자가 정보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컴퓨터가 실시간으로 사용하는 정보를 저장하는 곳이다. 그중 DRAM은 휘발성 메모리로 전원을 공급해야만 데이터가 유지된다. 데이터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DRAM은 지속해서 새로고침 활동을 하는데 이때 상당한 메모리 전력 소비가 발생한다.

DRAM이 아닌 영구 메모리를 확인할 경우, 정보가 휘발되지 않아 새로고침 작업이 필요하지 않다. 따라서 DRAM보다 전력 소비량이 적다. 그러나 영구 메모리는 사용자가 데이터에 접근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DRAM보다 길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DRAM과 영구 메모리 두 가지를 혼합 구성한 하이브리드 메모리 기술을 활용해 두 가지 유형의 메모리가 각각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게 했다.

오프로딩 기술을 활용한 것도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데 한몫했다. 오프로딩(offloading)의 사전적 의미는 ‘짐을 덜다’로, 흔히 컴퓨터 본체가 처리하는 일을 인터넷을 통해 본체 밖으로 보내서 처리하고 결과만 전송받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활용할 경우 클라우드(cloud)나 에지(edge)와 같은 원격서버에서 정보를 처리한다. 에지 서버의 컴퓨팅 성능이 향상되고 오프로드 기능이 모바일 시스템의 CPU 부하를 줄이면 결과적으로 모바일 시스템의 에너지 소비 또한 줄어든다.

위 세 가지 기술을 활용해 최적의 조건을 설정하면 에너지 소비량을 최소화해 배터리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작업의 실행 시간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문제도 존재한다. 본 연구의 주 과제는 에너지는 절약하되 마감 시간 내에 임무를 완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기씨와 변씨는 다양한 경우의 수를 조합하며 에너지를 절약하면서도 단시간 내에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최적화할 방법을 찾았다. CPU의 전압과 주파수 설정값, 메모리의 위치, 컴퓨팅 위치 조합 방식에 따라 다양한 경우의 수가 발생하는데 그중 최적의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연구팀은 유전 알고리즘에 기반한 진화적 계산 방법을 활용했다. 생물 염색체 내에 순서대로 배열된 유전자들이 교체되거나 돌연변이가 일어나는 특성을 모방한 방식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네트워크와 에지 상황이 바뀔 수 있다. 때문에 먼저 네트워크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마감 기한 내에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경우를 찾았다. 해당 환경에서 세 가지 변인을 조합해 최적의 조건을 설정했다. 또한 상황이 계속해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이 프로그램은 업데이트된다.

이들은 연구를 통해 모바일 실시간 시스템이 마감 기한 내에 임무를 완수하는 동시에 에너지는 71.5% 절약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번 연구는 학부생이 수행한 연구지만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저명한 국제 학술지에 등재됐다. 변씨는 “운영체제에 관련해 깊이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어 유익한 기회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두 학생을 지도한 반 교수는 “이번 연구는 컴퓨터 공학 내의 여러 세부 분야를 아우르는 모델링 및 최적화를 수행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크고 상용화 가능성도 일부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기초 연구 결과이기에 사업화나 상용화를 위해서는 추가 연구를 통한 보완이 필요하다.

기씨는 “연구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이 연구가 잘 진행될 수 있을지 걱정한 적도 있었다”며 “좋은 동료를 만났고 교수님께서도 꼼꼼히 도와주셔서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반 교수는 “학생들이 워낙 적극적이었고 성실히 임했다”고 말했다. 그는 “연구 과정의 매 단계에서 학생들이 늘 먼저 연락해 진행 과정을 공유하고 논의했고, 이 과정에서 우리 연구가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게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