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는 여성, 나혜석과 후미코

나혜석, 하야시 후미코 지음. 서울 : 정은문고, 2023

 

여성이 교육을 받고 사회 생활을 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제약이 따르던 1930년대, 나혜석과 하야시 후미코는 4년의 시차를 두고 시베리아를 지나 유럽으로 향합니다. 이들의 눈에 비친 세상은 어떻게 달랐을까요?

일제시대 식민지 조선의 부유한 엘리트 계층인 나혜석은 외교관을 지낸 남편의 구미 시찰에 동행하여 유럽과 미국을 여행하며 구미여행기를 남깁니다. 관광지, 건축물, 미술관에 대한 감상, 여행지의 사회상 등을 빼곡히 담고 있는 글 속에서 그녀의 지식과 교양의 깊이를 엿볼 수 있습니다. 또한 미술과 여성의 삶에 대한 관심은 그녀가 동경했던 세상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삼등여행기의 하야시 후미코는 제국 일본의 가난한 집안 출신 작가로 첫 소설의 성공으로 받은 인세를 들고 파리를 향해 출발합니다. 물질적으로 풍족하지 않고 불안정한 여행이지만, 그 속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과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찾아가는 모습을 솔직하면서 발랄한 어조로 보여줍니다. 사람과의 관계보다 여행에서 더 큰 즐거움을 느낀다는 그녀는 여행만이 진정한 영혼의 휴식처라고 말합니다.

두 사람의 여행은 너무나 다르지만 낯선 즐거움을 찾고 싶은 마음은 여행자라면 모두 같지 않을까요?

 

중앙도서관 사서 유은미

서고위치: 중앙도서관 [2층 인문학스테이션 811.6 나94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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