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틀버스를 이용하기 위해 본교 정문 앞 정거장에서 줄을 선 이화인들의 모습.  박성빈 사진기자
셔틀버스를 이용하기 위해 본교 정문 앞 정거장에서 줄을 선 이화인들의 모습. 박성빈 사진기자

 

“안쪽으로 조금만 더 들어가주세요!”

셔틀버스를 타 본 학생이라면 한 번쯤 들어본 말이다. 셔틀버스 이용자가 많아 학생들이 차 안까지 비집고 들어가기 때문이다. 발 디딜 틈 없이 학생을 채운 채 경사로를 오르는 버스는 간혹 휘청거리기도 한다. 본교의 셔틀버스의 초과이용에 대한 안전 논란은 이전부터 제기돼 왔다. 본지에서도 2010년부터 세 번에 걸쳐 셔틀버스 정원초과 운행으로 인한 안전 문제를 보도했다. 그러나 여전히 안전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다. 

 

학생들도 느끼는 불안, 안전이 문제다

셔틀버스 안전 문제에 관한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은 본지에서 자체적으로 시행했으며 본교 커뮤니티 에브리타임(everytime.kr)을 통해 배포했다. 그 결과 본교 학생을 대상으로 179개의 응답을 수집했다. 이들 중 92.7%(166명)은 ‘셔틀버스가 안전상 위험하다고 느낀 적 있다’고 답했다. 셔틀버스가 위험하다고 느낀 이유로는 ‘초과 인원 탑승’(158명)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버스 내 손잡이 부족’(135명), ‘버스 노후화’(48명), ‘안전벨트 미착용’(43명)이 뒤를 이었다. 또한 셔틀버스에서 겪은 불편함에 대해 ‘서서 탑승했을 때 사람들에게 밀려 눌리거나 부딪힌 경험이 있다’고 답한 학생은 127명(70.9%), ‘셔틀버스가 코너 또는 오르막길에서 미끄러지는 것 같다’고 느낀 학생은 67.6%(121명)이었다. 학생들도 셔틀버스를 이용하며 안전을 우려하고 있다는 의미다.

총무처 총무팀은 “대면수업 실시 이후 주중 오전11시~오후1시 및 저녁 시간에 이용객이 많음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무팀 관계자는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학생들의 긴 줄을 봤다”며 “셔틀버스 관련 민원을 체감하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배차간격 줄이기, 대형버스 전환… 어려운 이유?

설문조사에서 89.9%(160명)의 학생들은 셔틀버스 초과이용 해결을 위해 ‘배차 간격을 줄여야 한다’고 답했다. 그 다음으로는 ‘대형버스로 전환’(101명), ‘1회 탑승 인원 제한’(37명) 등의 응답이 나왔다.

그러나 총무팀과 셔틀버스 업체는 “배차간격을 줄이는 것이 근본적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본교 셔틀버스를 담당하는 업체 에스코리아의 팀장이자 운전기사인 전호병씨는 “배차간격을 줄일 경우 안전문제가 심화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는 공대삼거리와 같이 경사가 심하거나 코너인 구간에서는 버스가 교차하지 않도록 운전기사들이 조절하고 있으나, 배차간격을 줄이면 협소하고 위험한 구간에서 버스가 교차하는 일이 잦아진다”고 말했다.

총무팀 역시 배차간격이 줄어들수록 탑승하려는 학생 수요는 더 많아지기 때문에 차량을 늘린다고 초과이용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총무팀은 “(전면 대면으로) 셔틀을 이용하는 학생 수가 증가했음을 감안해도 차량 수 증가에 따라 탑승객 밀집도는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 배차간격이 길면 가까운 거리는 걸어가는 학생들이 많아지지만 배차간격이 짧아지면 셔틀버스를 타는 것이 더 빠르다고 판단해 오히려 이용자가 많아질 것이라는 의미다.

또 방학의 경우 이용객이 현저히 적어져 차량을 늘리고 운전기사를 추가로 채용할 경우 재원 낭비로 이어진다. 총무팀은 “차량을 늘릴 경우 투자한 예산 대비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르막길과 코너가 많은 캠퍼스 특성상 대형버스 도입도 어렵다. 총무팀은 “대형버스로 전환 시 차량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위험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전씨 또한 “포스코관 이후 오르막길이 지속되고, 공대삼거리와 기숙사 올라가는 부분은 도로가 다른 대학에 비해 상당히 협소해 대형버스를 운행할 경우는 학생 및 차량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손잡이 부족, 버스 노후화, 미끄러지는 버스.. 그 실제는?

버스 자체의 안전성도 의문이다. 학생들은 버스 내 손잡이 부족과 버스 노후화를 안전 문제로 지적한 바 있으나 손잡이 추가 설치의 경우 법적으로 불가하며 셔틀버스는 노후화되지 않았다는 것이 전씨의 답변이다. 전씨는 “손잡이 추가 설치는 구조물 변경으로 간주돼 불법”이라며 “손잡이를 추가 설치할 경우 매년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진행하는 셔틀버스 정기 점검을 통과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총무팀은 셔틀버스 업체 입찰 시 차량 상태에 제한을 둬 2020년 3월 기준 제조된 지 5년이 지나지 않은 차량을 선발했다. 전씨는 “현재 본교에서 운행중인 차량 중 하얀 버스는 2015년 4월, 주황색 익스프레스 버스는 2018년 1월에 출고됐다”고 말했다. 운행 거리를 비롯한 버스 상태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더불어 본교는 평지가 아니기에 일반 버스보다 타이어, 브레이크 패드, 엔진오일 등 소모성 제품 교체 주기가 짧다. 이에 따라 매년 하는 안전점검 외에도 차량 정비를 자주 받는다. 기존의 하얀 셔틀버스가 정기 정비를 받으러 가면 대신 아이보리색 작은 버스가 운영된다.

공대 삼거리에서 차량이 휘청거리거나 브레이크를 밟을 때 미끄러지는 느낌이 드는 것에 대해 전씨는 “공대에서 정차할 때 미끄러지는 느낌이 드는 것은 차량 자체의 결함이 아닌, 수동 클러치로 기어를 넣는 셔틀버스 특성상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의 요구를 현실적인 이유로 수용하지 못하고 있지만 총무팀은 셔틀버스 이용 학생을 분산시켜 초과이용을 방지할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총무팀은 “현재 노선 변경 및 정류장 추가 및 변경, 차량 추가 투입 등 다양한 대안을 실제 적용했을 시 효과를 비교 분석하고 있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 학생들이 만족할 수 있는 대안을 정리해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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