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은 이제 하나의 진로가 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취업 청년 500명 중 72%가 창업을 준비하고 있거나 창업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많은 청년들이 취업과 더불어 창업에도 도전하고 있다. 실패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있지만, 자신의 창업아이템이 세상에 빛을 볼 것이라는 희망으로 도전을 이어나가고 있다.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의 창업 이야기를 들어봤다.

창업팀 '쏙쏙'은 9월22일 이화사회적경제창업 아카데미에 참가해 아이디어를 발표했다. 제공=쏙쏙
창업팀 '쏙쏙'은 9월22일 이화사회적경제창업 아카데미에 참가해 아이디어를 발표했다. 제공=쏙쏙

 

수익구조 창출에 어려움 겪는 학생들

창업은 수익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을 찾기는 쉽지 않다. 2개월 차 창업팀 ‘쏙쏙’은 수익성 때문에 창업아이템을 한 차례 뒤바꿨다. 공중화장실 위생관리 시스템에서 냉장고 관리 시스템으로 창업 계획을 수정한 것이다.

창업을 준비한 지 1년 6개월에 접어든 ‘그리나이즈(Greenize)’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본래 사용자들에게 실생활 속 친환경 활동을 추천해주고, 직접 활동내용을 기록할 수 있게 하는 플랫폼을 기획했다. 문제는 수익이었다. 황지민(경제·21)씨는 “우리 아이템을 평가받을 때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이 ‘어떻게 수익을 낼 것인가’였다”며 “결국 수익성을 위해 친환경 상품 판매를 추가했다”고 전했다.

사업을 지속하기 위한 자금도 학생 창업가에겐 작지 않은 문제다. 창업 초기부터 눈에 보일 만한 큰 성과나 수익을 내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6월 여성 의류 브랜드를 출시한 ‘레오피시스’의 이호영씨는 “브랜드가 사람들에게 인식될 때까지 버텨야 하는데, 자본이 있다면 더 안정적일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이 접근 가능한 창업 정보 부족해

정보를 얻을 곳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문제다. 쏙쏙의 이어진(심리·20)씨는 “창업에 대한 지식과 정보가 부족해 사업목표나 수익구조 등을 기획하면서도 확신을 갖기 어려웠다”며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이나 환경이 가까이 있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5개월 차 창업팀 ‘이랑’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시장가치가 떨어져 판매하지 못하는 못난이 농산물로 물감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고자 한다. 박수빈(국제사무·20)씨는 “창업아이템의 핵심이 기술 개발이다 보니 화학 등 전문 지식이 부족해 어려움이 있다”며 “극복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레오피시스 이금남(수학·18)씨도 “폐쇄적인 의류업계 특성상 제품 샘플실이나 공장 정보를 알아내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어려움 속에서도 도전은 계속된다

창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이지만, 긍정적인 태도로 도전을 이어 나가고 있다. 쏙쏙 노하은(컴공·19)씨는 “우리가 기획한 창업 아이템이 사회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동기가 부여된다”며 “대학생들의 작은 도전이 사회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랑 팀원 박수빈씨는 “비록 학생 수준이지만 창업에 도전해봤다는 경험이 밑거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5개월 차 창업팀 '이랑'이 못난이 농산물로 만든 창업 아이템 물감. 제공=이랑
5개월 차 창업팀 '이랑'이 못난이 농산물로 만든 창업 아이템 물감. 제공=이랑

 대학생들의 창업 관심도가 높아진 데는 성공한 창업 선례와 정부의 대규모 지원이 한몫했다. 김상준 교수(경영학과)는 “우리나라에 ◆유니콘 기업이 10개 이상 생기면서 창업 롤모델이 등장했다”며 “정부가 창업에 대한 대규모 지원을 하고 있는 만큼 학생들이 창업을 하나의 진로선택으로 여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본교 기업가센터는 다양한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창업 멘토링 프로그램은 창업에 관심이 있거나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이 전문가와 함께 사업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고민을 함께 풀어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산학협력관에는 예비창업자들을 위한 공용공간을 조성하고, 실제 창업 후에는 사업자등록까지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유니콘 기업: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 기업을 전설 속 동물인 유니콘에 비유해 지칭하는 말.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