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 휴관 중인 이화수영장 <strong> 조예별 기자
4년째 휴관 중인 이화수영장 조예별 기자

학생들로 붐비던 이화수영장이 4년째 방치돼 있다. 2018년 10월 본교는 2019학년도 1학기부터 이화수영장(수영장)을 휴관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본교는 2019년 수영장 활용 대안에 대한 두 차례의 간담회를 열어 운영 방안을 다시 검토하는 듯했으나 수영장은 여전히 대책 없이 비어 있다. 본지는 수영장 휴관 및 향후 활용 계획과 관련해 학생 및 본교의 의견을 들어봤다.

 

휴관 중인 수영장, 학생들 반응은

수영장 휴관 이후 본교는 공간 활용과 관련해 여전히 검토 중인 상황이다. 수영장 존치 여부에 대한 학생들의 추측은 본교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everytime.kr)과 이화이언(ewhaian.com)에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생활환경관이 수영장이 있던 자리로 옮겨갈 것이다’, ‘수영장이 다른 체육시설로 대체될 것이다’, ‘약학관이 수영장 자리에 증축될 것이다’ 등이 그 내용이다. 휴관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학생들도 많다.

한편 본교 수영 수업을 수강하고 있는 학생들은 불편을 겪고 있다. 2학기 수영 수업으로는 교양 한 분반과 체육과학부 전공수업 두 분반이 개설됐으며 모두 외부 수영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수업 장소인 북성교육문화관은 본교 정문 앞에서 약 1km 거리로 도보로는 약 20분이 걸린다.

수업 전후 연속강의가 있는 학생들에게는 부담되는 거리다. 수영 교양수업을 수강하는 박지은(사교·22)씨는 “수영 수업을 들은 첫날 바로 다음 교시 수업에 지각한 뒤로 같은 수업 수강생과 함께 수영장에서 학교까지 매번 택시를 타고 이동한다”는 사정을 전했다. 수영 수업 이후 바로 다른 수업이 있는 김지예(뇌인지·19)씨도 “학교에서 수영장까지 운영되는 셔틀도 없어 매주 지출되는 택시비를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교내 수영장을 이용하고 싶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수영장 휴관 이후 본교 대응은

관리처 관계자에 따르면 수영장 휴관 원인은 시설 노후화로 발생한 막대한 보수 비용과 인력 부족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시설이 노후화되며 발생한 누수로 수영장 풀 하부에 ◆백화현상이 나타나 안전성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물순환 장치 고장 역시 원인이다. 실제 2019년도 2학기 교내 수영장에서 교양수업을 들었던 윤채린(패디·20년졸)씨는 “수영장 시설이 전반적으로 낙후됐고 조명이 어두웠으며 락스 냄새도 심하게 났다”며 당시 시설 노후화를 체감했다고 전했다.

수영장 유지 관리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도 휴관 원인으로 작용했다. 2018년 2월 개정된 근로기준법에 따라 법정 근로시간이 주68시간제에서 주52시간제로 단축되며 수영장 운영에 필요한 인력을 추가 채용해야 했기 때문이다.

휴관 이후 재학생들 사이에서 수영장 폐쇄 논란이 잇따르자 본교는 해명을 위해 2019년 4월 1차 간담회를 열었다. 주52시간제에 대응하기 위해 수영장을 오전 또는 오후만 운영하는 A안, 운영방식을 유지하되 전면보수를 진행하는 B안, 스포츠 복합 시설로 전환하는 C안을 제시했다. 2019년 11월 진행된 2차 설명회에서 본교는 A안과 B안이 현실적으로 실현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C안 채택이 가장 유력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두 차례의 설명회 이후 본교는 지금까지 어떠한 대안도 실행에 옮기지 않은 상태다. 관리처 관계자는 “수영장 휴관 이후 C안인 복합 스포츠시설로 용도 변경을 검토하던 중 코로나19 확산으로 대안 추진이 잠정 연기됐다”고 말했다.

 

앞으로 수영장이 나아갈 방향

본교는 2014년 신촌캠퍼스 마스터플랜의 노후화 건물 재건축 내용을 2022년 7월 변경함에 따라 수영장 공간 활용도 전면 재검토할 예정이다. 캠퍼스 마스터플랜은 캠퍼스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본교가 추진하는 프로젝트로, 현재 생활환경관 재건축을 위한 마스터플랜 변경을 검토하고 있어 수영장 공간 재활용에 대한 논의는 아직 진행되지 않고 있다. 전면 재검토 결정에 따라 본교는 이전 간담회에서 언급된 세 가지 대안에 대한 논의를 중지하고 공간 활용 방안을 새로 모색할 예정이다.

관리처 관계자는 “수영장 활용 대안은 단순히 관리처에서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본교의 전면적 검토가 필요한 중대한 사안”이라며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2022년 말 수영장 재운영 또는 복합문화시설로의 전환 등 향후 운영방안에 대한 본교의 공식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재학생들은 빠른 시일 내 수영장이 다시 운영되길 바라고 있다. 외부 수영장을 이용하는 신혜진(철학·21)씨는 “아침 수영을 하고 있는데 강습 이후 등교할 때 거리가 멀어 이동이 힘들고 한 달 강습비가 약 20만 원이라 비용도 부담된다”며 수영장이 개관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유서빈(중문·22)씨는 “외부 수영장이라도 등록하려 했으나 탈의실과 샤워실에 불법촬영 카메라가 설치됐을까 걱정됐다”며 “향후 수영장이 개관하면 본교 학생과 교직원만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수영장이 다른 시설로 전환되길 바라는 재학생도 있다. 오진영(컴공·21)씨는 “부족한 강의실 확충이나 열람실 등 학습공간으로 대체됐으면 한다”며 “수영장을 지금처럼 비워두는 것만 아니라면 어떤 활용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백화현상: 콘크리트 벽면이 하얗게 굳는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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