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간 운영된 이화 수영장, 폐쇄 논란에 설명회 열려
40년간 운영된 이화 수영장, 폐쇄 논란에 설명회 열려
  • 김지연 기자
  • 승인 2019.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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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수리로 운영하는 A안부터 체육시설로 전환하는 C안까지 ··· 학교 측, 설명회 통해 대안 소개
작년 11월9일 촬영한 수영장 내부 전경
작년 11월9일 촬영한 수영장 내부 전경

수영장 폐쇄 논란에 대해 학교 측은 4월29일 수영장 설명회에서 스포츠 복합시설로의 전환 등 3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학교가 제안한 대안에는 보수가 필요한 부분만 최소한으로 수리하거나 기존 시간의 일부만 운영하는 A안, 외부 투자로 이용을 활성화하는 B안, 보완책 마련 후 스포츠 복합시설로 전환하자는 C안이 있다.

A안은 안전 문제가 생기는 부분만 긴급 수리로 해결하고 주 52시간제와 법적 요건에 따라 오전 혹은 오후만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에 이준엽 관리처장은 “학생의 수업권 보장과 수영장 유지가 가능하다는 장점은 있지만 지속적 대안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B안은 현재 운영방식을 유지하며 안정성 확보를 위해 전반적 개보수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학교가 제시한 운영 및 투자 방법 중 하나인 지역사회와의 공동이용방안에는 유료 이용객 확보, 협정 체결을 통한 기관간 이용객 확보, 서대문구 등과의 업무협약(MOU)을 통한 지역사회 기여 등이 있다. 하지만 유료 이용객 확보는 2014년 감사 지적 사항이며 서대문구 역시 청소년 수련관과 같은 자체 시설 이용 활성화를 추진 중이다. 이준엽 관리처장은 “위탁기관 운영을 포함한 다른 기관의 협조는 법적인 문제가 없는 선에서 검토했다”며 “비영리로 협조하는 방법도 추진할 수 있으나 가능성이 작다”고 전했다.

C안은 장기적으로 체육시설을 확충하는 방식으로, 스포츠 복합시설나 웨스트 캠퍼스 등의 조성 시 수영장을 포함할 것이라는 계획이다. “이미 C안으로 확정된 것처럼 들리는데 이 설명회를 통해 바뀔 수 있는 것이 있냐”는 질문에 학교 측은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구성원들이 구체적인 대안을 많이 주면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3월5일 수영장 운영 잠정 중단에 대한 안내문이 게재된 모습
3월5일 수영장 운영 잠정 중단에 대한 안내문이 게재된 모습

수영장을 폐쇄할 경우 주변 수영장 이용 시 수업권 보장이 가능한지에 대한 물음에 학교 측은 “수업권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을 알아보고 있으며 이를 최우선적으로 보장하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학교의 소통 방식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오프라인 투표를 진행할 생각이 없다는 관리처 입장에 자연과학대학 소속 ㄱ씨는 “온라인 투표를 통해서라도 이화인의 의견을 반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엘텍공과대학 소속 ㄴ씨 역시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투표 절차는 필요할 것 같다”며 학교의 의견 수렴 방식을 비판했다.

학교가 제시한 대안책 소개에 대해 총학생회는 “C안에 대해서만 세부적인 중장기 비전을 가져오는 등 자료 준비에 있어 한쪽 방안에만 편중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는 수영장 존속 여부가 구성원의 의견 수렴 없이 결정되지 않도록 지속해서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학생들은 휴관에 아쉬운 반응이었다. 한 학기동안 수영장을 이용한 임수연(약학·15)씨는 “이용자에게 충분한 설명 또는 의견 수렴 없이 휴관해 당황스러웠다”며 “교내 수영장의 가장 큰 장점이 접근성인 만큼 외부 시설을 이용해야 한다면 당분간 집 근처 수영장을 이용할 것 같다”고 전했다.

4월29일 개최된 수영장 설명회 장면 우아현 기자 wah97@ewhain.net
4월29일 개최된 수영장 설명회 장면 우아현 기자 wah97@ewhain.net

수영장 운영 변화 요인에 대해서 안전 문제 관련 발표를 진행한 관리처 안전팀 이희진 팀장은 “사용 가능 햇수가 20년 내외인 설비 중 특히 보일러와 공조 설비 노후화가 문제”라고 밝혔다. 이 팀장은 동창회관 기계실 보일러 및 공조기 사진을 공개하며 2003년 설치된 2톤 스팀 보일러의 분열과 부식, 1992년 설치된 6톤 스팀 보일러 부식, 1992년 설치된 10마력 공조기 판넬 부식 및 코일 누수 등을 설명했다. 특히 작년 10월 한국에너지공단이 실시한 법정 안전검사에서 2톤 스팀 보일러를 15년간 사용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관리처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수영장 설비들은 사용 가능 햇수 경과로 전면적 교체가 필요한 상황이다.

건물 노후화로 인한 안전 문제 역시 제기됐다. 수압으로 인한 누수 및 백화 현상(건물의 벽면이 하얗게 굳는 현상)은 장기적으로 안전 문제를 발생시키는 원인이다. 시설물의 안전등급 기준은 우수 단계인 A부터 불량 단계인 E까지 5단계로 구분된다. 동창회기념관 건물은 2015년 정밀 구조 검사 결과 C등급을 받았다. C등급은 주요부재에 경미한 결함 또는 보조부재에 광범위한 결함이 있으나 전체적인 시설물의 안전에는 지장이 없으며 결함에 간단한 보강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관리처 건축팀 남석진 팀장은 “2017년 긴급 누수 수리를 했으나 긴급 처방만으로는 근본적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말했다.

작년 12월28일부터 올해 2월20일까지 4차례에 걸친 수영장 담수(누수) 체크 결과 수영장 수조 외벽 누수는 없었지만 수영장 하부 누수가 확인됐다. 이에 남 팀장은 완전한 해결은 기술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수영장 이외의 타 용도로 전환 시에는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주 52시간제 시행에 따른 인력 부족도 문제다. 기존에는 수영장 시설 전담인력 2인이 교대 근무를 했다. 하지만 관리처 안전팀은 “주 52시간제가 시행되면서 오전7시부터 저녁9시까지 인력의 추가 투입 없이 기존처럼 운영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수영장 설명회는 휴관 후 약 두 달 만에 개최됐다. 1978년 국내 대학 최초로 설립된 이화 수영장은 노후화로 인한 안정성 문제와 법규 강화에 따른 운영여건 변화로 2월 말부터 휴관했다. 3월 일방적으로 수영장을 휴관한 점에 대해 중운위가 관리처에 전체 학생 대상 간담회 진행을 제안했지만 이민하 총학생회장은 “관리처가 공문에 회신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