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 2022년 8월, 2232명의 이화인이 교정을 떠나 새로운 시작을 준비한다. 본지는 2021학년도 후기 졸업생들에게 이화에서 받았던 수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가르침을 물었다.

 

김애령 교수의 <예술과인문학>

예술학의 척추뼈

예술 분야 전공생으로서 작품을 구상하고 작업을 풀어나감에 있어 항상 이론적 지식을 갈망했습니다. 이 강의는 그런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해 줄 뿐만 아니라 예술을 인문, 사회, 과학, 철학 등 다방면으로 통찰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수업의 커리큘럼은 예술과 철학이 결코 별개의 것이 아님을 절감하게 만듭니다. <예술과인문학>은 마치 제가 당대의 저널리스트가 된 기분이 들게 하는 동시에 ‘21세기의 관점에서 당시 예술가와 철학자를 어떻게 평가하고 감상할 수 있을까’를 곱씹게 해준 강의입니다. 이 강의를 아직 듣지 못하셨다면, 부디 졸업 전에 들어보시기를! -이경은(조소·18)

 

이숙진 교수의 <종교와문화>

이화에서 받을 수 있는 가르침의 정수

저는 학부를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합니다. 학부 문학 수업을 들으면서 작품의 배경인 프랑스 문화와 종교의 연관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졸업 학년이다 보니 진로에 도움이 되는 강의를 듣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종교에 대한 지식을 쌓아야겠다고 생각해 수강하게 되었습니다. 나중에는 교수님의 인품 때문에 강의를 열심히 듣게 됐습니다. 꾸밈없이 이야기를 풀어내시고 권위적인 모습 없이 항상 따뜻한 말씀을 주셔서 좋았습니다. 강의를 듣고 눈물이 난 적도 있었습니다. 

이 강의는 이화이기에 가능한 자유로운 담론의 장을 열어 줬습니다. 성소수자나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가 기독교와 어떻게 연관돼 있는지 배웠습니다. 차별금지법 이슈를 다루며, 기독교 입장과 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주류 기독교 입장보다는 소수자의 편에서 다양한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학교에 다니며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는 강의를 많이 들었지만, 이 강의로 끝을 맺은 것 같습니다. -양하람(불문·19)

 

김지혜 교수의 <고전읽기와글쓰기>

내가 어떻게 살 것인지 깊이 고민하게 해준 강의

수업에서 고전을 교재로 읽으며 “저 스스로가 세상의 불합리한 원리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는게 아닌가” 고민하게 됐습니다. 특히 권력과 자본이 요구하는 사상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자각이 들었습니다. 이 수업을 들으면서 결국 제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깊이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대학 생활이 항상 낭만적이고 꽃 같을 수는 없습니다. 어느 순간 고민을 해야 하는 시기가 오는데 혼자 고민을 안고 가다 보면 길을 잃고 외로워집니다. 하지만 그럴 때 교수님의 수업을 함께 들으면 비로소 큰 세계를 마주 보고 깊은 고민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윤하영(뇌인지·18)

 

최연희 교수의 <Testing in English as a Foreign Language>

정말 힘들었지만, 그만큼 얻어가는 게 있었던 강의

수업 내용과 퀄리티 높은 과제가 정말 좋았습니다. 다양한 책과 자료를 단원별로 정리해주셔서 학자들의 이론을 비교해가며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론을 먼저 배우고 그 이론을 적용한 다양한 사례를 배울 수 있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그룹 활동과 보고서 과제도 있었는데 정말 힘들었지만 덕분에 이론이 저절로 외워졌습니다. 

최연희 교수님은 영어 교육 분야에서 유명하시니 임용을 준비하신다면 꼭 들어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정말 이해가 잘 되게끔 설명해주시기 때문에 수업을 들은 후 스스로도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임용을 준비하지는 않지만, 영어 교육 분야의 일을 하면서 강의에서 배운 평가에 대한 내용을 현장에 잘 적용해 나가고 있습니다. 강의를 수강할 때뿐 아니라 듣고 난 후에도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계속 기억에 남는 강의입니다. -이금진(영교·18)

 

심재형 교수의 <기계학습>

학생들을 위하시는 마음이 가장 크게 느껴지는 강의

인공지능 학습은 기계학습, 머신러닝, AI로 분야가 나뉩니다. 그중 가장 기초적인 기계학습을 배우는 강의였습니다. 심재형 교수님은 당시 부임한 지 얼마 안 되셨습니다. 그 공백을 메우려 다른 교수님들보다 열정적으로 강의에 임하셨고 학생들을 배려하시는 게 느껴졌습니다. 강의력이 좋으시기도 했지만, 학생의 입장에서는 저희를 아껴 주시고 열심히 가르쳐 주시려는 마음이 느껴져 인생 강의로 꼽았습니다.

이 강의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한다면 꼭 들어야 하는 전공 필수 강의입니다. 필수로 들어야 하는 만큼 열정적인 교수님을 만나 많은 것을 얻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정아(컴공·16)

 

전동호 교수의 <서양미술의이해>

참 교양인으로의 급행열차

저는 대학 강의를 생각하면 ‘계단형 강의실'이 떠오릅니다. 졸업 후, 4년간의 대학 생활을 돌이켜보니 계단형 강의실에서 들은 수업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대학 입학 전 캠퍼스 로망 중 하나였던 계단형 강의실에서 진행됐다는 점이 인생 강의로 선정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종강 후 유럽 여행을 염두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보다 풍부한 전시 감상을 위해 수강했는데, 수업에서 작품이 제작된 시기와 그 문화적 맥락에 대해 배우며 인문학적 지식을 충분히 쌓을 수 있었습니다. 자칫 어렵거나 지루할 수도 있는 내용에 대해 교수님께서 막힘 없이 수려하게 강의를 진행하십니다. 작가에 대한 설명, 작품 관점의 중요한 부분들을 짚어 주시는 목소리가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선명합니다.

예술에 대한 깊은 이해를 원하신다면 이 강의를 추천합니다. 심화된 지식을 쉽고 흥미롭게 가르쳐주신다는 점에서 인생 강의입니다. -조유진(건반·18)

 

김수경 교수의 <고전읽기와글쓰기>

인문학 강의의 정석

고전이라고 하면 재미없다고 생각하기 마련인데, 이 수업은 교수님께서 내용을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십니다. 다른 방식으로 생각할 수 있는 거리를 많이 제공해주셔서 고전의 재미를 깨달았습니다.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는 쪽글 과제가 많은데, 제 견해를 한 번 더 정리할 수 있었고, 교수님께서 한 사람 한 사람 섬세하고 따뜻하게 피드백해주셔서 좋았습니다. 

대학에 왔으면 이 수업처럼 고전을 읽고, 글 쓰고 토론하는 강의를 한 번쯤 들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대학에 와서 배우고 싶었던 지식을 알맞게 배울 수 있는 강의였습니다. -한현주(커미·17)

 

김수진 교수의 <비교정치학>

정치학의 꽃

저는 한창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에서 다양한 정치 현상이 새롭게 등장하던 시기에 이 강의를 들었습니다. 교수님께서 수업 중에 ‘비교정치학 연구는 결코 책상에 앉아서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씀하셨던 게 떠오릅니다. 당시 경험하던 정치 현상을 수업의 연구 주제로 삼고 공부하며 비교정치학이 얼마나 입체적이고 재미있는 학문인지 몸소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또 배운 것을 바탕으로 당시 여러 정치 현상을 직접 분석하며 얻은 지식과 통찰력은 지금까지도 제게 영향을 미쳐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한층 넓혀줬습니다. -공보경(정외·19)

 

김찬주 교수의 <현대물리학과인간사고의변혁>

교수와 학생이 같이 만들어 나가는 유쾌하고 유익한 강의

교수님의 재치와 강의력이 이 수업을 저의 인생 강의로 만들었습니다. 자칫 어려울 수 있는 내용도 사례를 들어가며 쉽게 설명해 주셨고, 지루하지 않게 농담도 섞어 가며 수업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또 질의응답이 아주 활발하게 이루어져 완벽히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다른 벗들의 질문으로 이해할 수도 있었고, 생각지도 못한 질문과 답변을 통해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 혼자 만들어 가는 수업이 아닌 다 같이 참여하는 수업으로, 이런 강의가 바로 제가 상상하던 진정한 대학강의의 모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양혜원(생명·18)

 

이충선 교수의 <서비스경영>

예비 마케터의 책임감을 배울 수 있는 강의

이 수업은 지루한 이론 수업이 아니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 특정 서비스 산업의 변화 및 소비자의 구매 행동 변화 예측', 혹은 '특정 서비스산업 분야에서의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 등 생동감 있는 주제에 관해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토론식 수업으로 진행돼 매력적이었습니다. 

최근 1년간 올리브영 아르바이트생으로 근무하면서 국내 드럭스토어 산업을 비롯한 서비스 산업 전반에 관심을 갖게 돼 수강했는데, 이 수업을 통해 감동적인 고객 경험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예비마케터로서의 책임감을 배웠습니다. 

서비스산업의 새로운 흐름을 살펴보고, 그 안에서 서비스 제공자 혹은 고객으로서 자신의 역할은 무엇일지 고민하고 싶다면 추천합니다. -오정은(통계·16)

 

김선희 교수의 <유가철학>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 준 강의

교사를 꿈꾸며 교육학이 적성에 맞는다고 느꼈습니다. 교육 관련 주제를 스스로 탐구하고 과제를 완성해 가는 과정이 재미있었습니다. 그러나 도덕윤리교육 연계전공을 선택한 후 전공 철학의 난이도 때문에 스스로 위축돼 있었습니다. 그때 수업 전후로 사회 이슈나 인생의 가치관과 관련된 동양 철학 사상을 소개해 주신 교수님 덕분에 그저 어렵고 실생활과 동떨어져 보이던 동양 철학이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강의와 더불어 교수님께서 사이버캠퍼스에 달아 주신 댓글 하나하나를 읽으며 세상을 보는 시야가 많이 넓어졌습니다.

물론 아직도 동양 철학은 제게 어려운 과목으로 남아 있습니다. <유가철학> 역시 결코 쉬운 강의는 아닙니다. 하지만 철학은 우리의 일상생활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후배 벗들께서는 교수님 그리고 다른 벗들과 함께 다양한 철학 사상에 관해 공부하고 토론하며 진정한 인격적 성장을 이루셨으면 좋겠습니다. -류재민(교육·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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