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겨울 이화봉사단이 제작한 교구로 수업 중인 파키스탄 학생들 <strong>제공=학생처 사회봉사팀
2021년 겨울 이화봉사단이 제작한 교구로 수업 중인 파키스탄 학생들 제공=학생처 사회봉사팀

사는 곳도, 사용하는 언어도 제각각인 아이들에게 눈을 맞추고 가진 것을 나누는 학생들. ‘해외봉사’라는 단어가 연상시키는 모습이다. 하지만 팬데믹 상황은 이를 바꿔놨다. 해외를 오가는 것이 어려워지며 직접 타국을 방문해 활동하는 해외봉사의 기회가 자연스레 사라졌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많은 프로그램이 잠정 중단된 상황 속에서도 본교는 4회째 비대면으로 이화봉사단 해외교육봉사(해외봉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활동의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코로나19 팬데믹 동안의 이화봉사단 진행 상황을 살펴봤다.

 

교육 패키지 제작부터 실시간 수업까지

이화봉사단 해외봉사는 본교 학생처 사회봉사팀 주관으로 방학마다 진행된다. 국가별로 약 10~20명의 봉사단원이 선발되며 이들은 학기 중 준비를 거쳐 방학 동안 본격적인 활동을 진행한다. 코로나19 이전 해외봉사는 봉사단원이 10일 내외의 일정으로 현지의 소외계층이나 저소득층 가정 아동·청소년 대상 교육 기관이나 돌봄 시설을 방문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비대면 봉사는 단원들이 직접 파견되지 않는 상황을 고려해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진행됐다. 2020년 겨울에는 봉사단원들이 수업 영상을 담은 USB와 교수자용 교안, 학습자용 워크북과 교구로 구성된 교육 패키지를 제작해 수혜 기관에 전달했다. 수업은 현지 담당자들이 진행했으며 단원들이 수혜 아동들의 학습을 직접 지도하지는 못했다. 이를 보완하고자 2021년 여름에는 줌(Zoom)을 이용해 실시간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이 도입돼 활동이 한층 풍성해졌다.

2020년 겨울 이화봉사단이 제작한 교구로 수업 중인 베트남 학생들 <strong>제공=학생처 사회봉사팀
2020년 겨울 이화봉사단이 제작한 교구로 수업 중인 베트남 학생들 제공=학생처 사회봉사팀

변화하는 현지 상황에 맞춰 봉사활동에도 다양한 방식이 적용됐다. 2021년 겨울 봉사의 경우 몽골 프로그램은 실시간 수업 방식으로, 파키스탄 프로그램은 실시간 수업과 현지 자체 수업이 병행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2022년 여름 해외봉사에서도 교육 패키지를 보내 현지에서 자체적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과 온라인으로 콘텐츠를 공유해 실시간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이 함께 활용될 예정이다.

2021 겨울 현지에서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파키스탄 학생들 <strong>제공=학생처 사회봉사팀
2021 겨울 현지에서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파키스탄 학생들 제공=학생처 사회봉사팀

 

비대면 활동에 아쉬움 제기되기도

비대면으로 해외봉사에 참여했던 봉사단원들은 당시를 ‘아쉽지만 의미 있는 경험’으로 기억한다. 2020년 겨울 해외봉사에 참여한 서현진(한국음악·19)씨는 “비대면으로 활동했지만 수업 교재 및 영상과 같은 결과물을 좋은 퀄리티로 제작해 굉장히 보람찼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2021년 여름 미국에 입양된 한국인 아이들을 가르친 ㄱ(경영·19)씨도 “비대면이긴 해도 직접 봉사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준비하며 큰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21년 겨울 몽골 해외봉사에 참여한 이화봉사단 학생들 <strong>제공=학생처 사회봉사팀
2021년 겨울 몽골 해외봉사에 참여한 이화봉사단 학생들 제공=학생처 사회봉사팀

그러나 비대면 방식의 한계도 지적됐다. 서씨는 “베트남 아이들을 실제로 만나 가르쳐주지 못하고 팀원끼리도 딱 한 번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해 아쉬웠다”고 밝혔다. ㄱ씨 역시 피드백이 충분히 오갈 수 없었던 점을 한계점으로 꼽았다. 그는 “수업 영상을 자체적으로 제작해 보내기도 했는데 영어로 된 대본을 정해진 시간 내에 외워 녹화 영상을 만드는 것도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2020년 겨울 이화봉사단이 제작한 워크북으로 학습한 베트남 학생 <strong>제공=학생처 사회봉사팀
2020년 겨울 이화봉사단이 제작한 워크북으로 학습한 베트남 학생 제공=학생처 사회봉사팀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캄보디아에 파견됐던 한소원(중문·19)씨는 “아이들을 직접 만나 몸짓으로 소통해보니 사명과 봉사 정신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며 대면 봉사가 갖는 힘을 강조했다. 또 “디지털 콘텐츠를 위주로 한 봉사 활동은 아이들이 진정성 있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비대면 방식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사회봉사팀 "피드백 반영해 발전시킬 예정"

본교 사회봉사팀은 “비대면 방식의 특성상 일대일 직접 지도와 학습 상황 점검이 어려웠다”며 동시에 “하지만 여러 방식을 통해 비대면 봉사 체계를 구축해나가고 있고 수혜 기관에서 비대면 봉사임에도 완성도 높은 교육 프로그램에 매번 감사를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2021년 신규로 봉사활동을 수행한 파키스탄, 몽골 수혜 기관의 경우 학생들이 매우 만족해 지속적인 교류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했다”고도 덧붙였다.

2021년 여름 봉사 이후 교육 콘텐츠가 다소 어려웠다는 피드백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피드백을 수용해 이번 여름 해외봉사에서는 현지 수요에 맞춰 공예, 개인위생 분야로 교육 내용을 조정해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대면 봉사 재개를 기대하는 학생들도 존재했다. 이에 대해 사회봉사팀은 “2022년 여름까지 해외봉사는 비대면으로 진행될 예정”이라며 “2022년 겨울 파견 여부 및 진행 방식 등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