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ㅣ2021년 8월, 1887명의 이화인이 새로운 시작을 맞이했다. 본지는 2020 후기 졸업생들로부터 졸업을 맞이하는 소감과 더불어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을 들어봤다.

 

온전한 나 자신으로 존재하는 시간 갖기

 

저는 늦은 나이에 학교에 입학했고, 동기들처럼 일반적으로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한 경우가 아니었기 때문에 쫓기는 마음이었습니다. 제가 대학에 입학할 때 주변 친구들은 졸업을 하거나, 석사 과정 중이거나, 취업한 상태였어요. 뒤처지고 있다는 기분에서 벗어나기 위해 긴 시간동안 많이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다른 답은 없었고, 내가 남과 다르다는 것을 수용하고 ‘그래서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넘어갈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 밖에는 없었던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이화의 수업, 사람들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수업을 통해, 학문을 대하는 태도를 통해 배운 것들이 쌓여 조급함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화에서 다른 무엇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만나보는 경험을 꼭 하고 졸업하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화에서는 어떠한 규정이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역량을 키우는 경험을 해보실 수 있어요. 물론 이화를 떠나야 한다는 게 아쉽지만, 이런 시간을 거쳤기에 졸업을 하면서도 후회가 없는 것 같습니다. 사람의 삶은 다 다르다는 걸 알지만 사회적 기준으로 속도가 늦은 사람들은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게 어려울 수 있어요. 그렇지만 남과 내가 다른 건 너무 당연하고, 그것을 인정하려고 노력하는 순간부터 큰 한 발짝을 뗀 것이라고 생각해요. 온전한 나 자신으로서 나와 대화하고 앞으로 나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강서윤(정외·16)

 

중앙동아리 들어가기

 

다른 친구들은 1학년 1학기때부터 교내 동아리나 연합 동아리에 많이 들어가고 활동에도 다양하게 참여를 했었는데 저는 처음에 겁을 먹고 입학을 했었거든요. 대학교는 전국 단위의 학생들이 모이는 곳인만큼 ‘내가 여기서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1학년 2학기 때부터 동아리도 하나씩 들고, 2학년 때부터는 중앙동아리를 두 개를 하고 활동 범위를 넓혔어요. 저는 중앙 국악 동아리랑 태권도 동아리를 했는데, 국악동아리 임원을 맡으면서 기획부터 의상 대여까지 외부 도움 없이 직접 해볼 수 있어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또한 중앙동아리는 다양한 단대, 과에 소속된 학생들이 모이기 때문에 다양한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고, 동아리방이 있기 때문에 친구들과 더 자주 만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코로나 상황에서 참여하기가 쉽진 않겠지만, 후회가 남지 않을 대학 생활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영민(수교·18)

 

뭐든 시작해보기

 

졸업 후 동대학원 진학 예정이라 졸업 자체에는 덤덤한 기분이지만, 대학생활을 통해 스스로 많이 성장했기에 굉장히 값진 날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화인이기 때문에 향유할 수 있었던 것들이 많았어요. 신촌에서 대학생활을 하며 다양한 문화적 인프라를 누릴 수 있었고, 주변 학교 학생들과 다양한 교류를 하면서 견문을 넓힐 수 있었던 것은 굉장한 이점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여성 교육의 산실인 이화에서 배우고 공부하며 큰 열망과 포부를 가진 훌륭한 친구들을 많이 얻을 수 있었음에 무척 감사합니다.

이화를 떠나는 선배로서, 일단 생각했으면 뭐든 시작해보라고 조언 드리고 싶습니다. 머뭇거리기보다 용기 내서 뭐든 시작해보세요. 무엇이든 처음 시작하는 것들에 어색함을 느끼고, 스스로가 너무 작아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일단 시작하면 생각보다 금방 적응하고, 자신감을 얻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또한 교내 중앙동아리, 대외 활동, 독서 모임, 공모전, 학생회 등 학업 이외에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많은 활동들을 했습니다. 생산적이든 비생산적이든 다양한 사람과 만나 교류했고, 그 과정에서 얻는 것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다양한 경험들은 타인을 넘어 인간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고, 동시에 나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됐습니다.

4년은 정말 금방 지나가요. 그 안에 자신의 진로를 찾는 사람은 정말로 운이 좋은 경우라고 생각하고, 그 시간은 인생에서 다시 오지 않을 소중한 시간인 만큼 뭐든 하나라도 더 하고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시기를 바랍니다. -안준혜(식품·17)

 

교내 프로그램과 시설 활용하기

 

사랑하는 이화를 떠나는 게 아쉽지만, 이화인으로서 사회로 나아갈 제 모습이 기대되기도 합니다. 이화에서 정말 많은 걸 배우고 갑니다. 다른 벗들과 함께 노력하고 결실을 맺어간 시간들이 인생에서의 큰 가르침이 됐습니다. 다시 생각해 봐도 이화는 최고의 선택이었습니다. 이화에서의 여러분은 충분히 반짝이고 있으니, 빛나는 자기 자신과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즐겼으면 합니다.

교내에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과 시설이 다양하니 적극적으로 자신에게 필요한 활동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저는 영어 라운지 튜터링을 적극적으로 이용했는데, 교환학생을 다녀오기 전 영어로 소통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이화에 온 친구들이라면 대부분 수능 영어에는 능할 테지만 말하기를 연습할 기회는 적을 수 있거든요. 많은 후배들이 이용했으면 좋겠습니다. -전채윤(사회·16)

 

한계 짓지 말고, 세계를 넓히기

 

이화에서의 3년 반을 돌아보며 저 스스로 많이 성장했다는 걸 절감합니다. 많은 걸 배웠고 그 과정에서 행복해하기도, 슬퍼하기도 했습니다. 보통 지나고 나면 좋다고들 하는데, 저는 대학생활을 하면서도 좋은 학교에 다니고 있어 행복하단 걸 충분히 알고 지낸 편입니다. 그렇게 원 없이 즐기고 누렸는데도 막상 졸업한다고 하니 아쉬움이 크게 남습니다. 이화는 영원히 제 현재일 줄 알았는데 더 이상 그렇지 않다는 게 아직 믿기지 않습니다.

제가 느끼는 이화는 넓고 다양한 곳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풍성하게 많은 사람과 세상을 접하면서 다닐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이화의 장점을 살리는 게 저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듣고 싶은 강의가 생기면 학점에 안 들어가더라도 모두 들어보곤 했고, 일부러 사범대에 있는 축구동아리가 아닌 중앙 축구동아리에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선택의 문제고, 취향의 영역이긴 하지만 저는 이런 쪽이 이화를 누리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분야가 아닌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사는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배움과 세계를 확장할 수 있습니다. 세계를 넓히세요. 이화는 그러기에 아주 적합하고 완벽한 곳입니다. -임서영(초교·18)

 

방학 효율적으로 보내기

 

원래는 휴학도 하고 여행도 다니면서 대학 생활을 즐기고 싶었는데 이렇게 일찍 졸업하게 돼서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그래도 자대 대학원에 가게 돼서 행복합니다.

지금 돌아보니 의미 없게 보낸 방학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뭔가를 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그러다 보니 제대로 놀지도 못한 채 애매하게 방학을 보낸 게 아쉽습니다. 생각해보면 방학 때 뭔가를 하지 않고 그저 쉬더라도 계획적으로 즐겼던 방학이 추억도 많이 남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후배들은 방학 때 쉬고 싶다면 작정하고 여행을 가보기도 하면서 계획적으로 즐기시고, 다른 걸 열심히 해보고 싶다면 마음먹고 알차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김유진(체육·18)

 

다 잘하려는 압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저는 1학년 때가 가장 강렬하게 기억납니다. 당시 미래라이프대 사태가 있었는데, 갓 스무 살 된 새내기였음에도 뭔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두려움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수많은 학우들이 함께 행동하고 뭉치는 모습에 처음으로 연대감을 느꼈고, 비로소 직접 목소리를 내고 제 행동에 책임감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그때 느꼈던 연대감과 주체의식의 기억이 강렬해서 졸업하는 지금까지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입니다. 이화에 온 건 정말 잘한 선택이었고, 후회 없습니다.

다 잘하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1학년 때부터 모든 걸 잘하려고 애쓰면서 아등바등 살았습니다. 그렇게 5년간 학교에 다니고 이제 대학원을 진학하는 입장에서 보니 다 잘하는 건 불가능하고, 그러려고 하면 몸과 마음이 고장 나더라고요. 물론 압박감이 있단 건 충분히 이해하지만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내려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민정(사교·16)

 

시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저는 학교를 오래 다닌 편이어서 항상 마음에 졸업하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졸업이 다가올수록 기대하는 마음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 학기까지 후련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막상 종강하는 날 마지막으로 교정을 걷다 보니 '아, 진짜 마지막이구나' 싶어서 서운하더라고요. 제가 나가서 얼마나 선배의 역할을 잘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후배님들과 사회에서 만난다면 정말 반가울 것 같습니다. 부디 좋은 모습으로 다시 만나기 바랍니다.

학업적인 성취가 강하신 벗들에게 학기 중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라는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방학 동안에는 알바나 다른 활동들을 많이 하다 보니 공부 자체에 쓰는 시간이 적을 수밖에 없거든요. 그러니 학기 중에 수업 전 미리 강의실에서 오늘 과목을 다시 본다든지, 하루 전체 일정을 두고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가며 할 일을 정리하는 식으로 시간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이런 식으로 오전, 오후를 계획적으로 보내다 보니 미루는 습관을 고쳐 규칙적인 생활이 가능해졌고, 학점이 잘 나오는 성과도 낼 수 있었습니다. -한문희(서양화·15)

 

회복 탄력성 기르기

 

취업 준비를 위해 졸업 유예를 했는데, 올해 취업을 하면서 졸업을 하게 됐습니다. 취업 준비를 하면서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웃으면서 졸업할 수 있게 됐네요. 뭔가 홀가분하면서도 학교에서의 마지막 순간을 비대면으로 장식하게 돼 아쉬운 것 같기도 합니다. 대학생활을 돌아보니 소소하고 일상적인 것들, 이를테면 열람실이나 도서관에서 시험 공부를 했던 것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1년이 좀 안 되게 취업 준비를 했는데, 힘들지 않았다고 한다면 거짓말인 것 같아요. 떨어질 때마다 우울감, 회의감이 들기도 했는데, 그 과정에서 회복 탄력성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고 느꼈어요. 본인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나 우울함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생활 루틴을 찾는 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최종 탈락을 겪거나 우울한 날에는 밤에 한강을 걷거나 친구들을 만나 수다를 떠는 방법을 통해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었어요. 각자의 방법이 다르니 모두 자신만의 방법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후회 없는 학교생활을 하셨으면 좋겠고, 항상 자신감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이화인이라면 충분히 능력이 있고 빛나는 사람들이니까요! -김소영(식영·16)

 

장학금 제도 잘 활용하기

 

이화에 입학할 때와 졸업할 때의 진로를 비교하면, 훨씬 높고 먼 미래를 그리게 됐습니다. 후배님들께서도 이화에서 더 큰 꿈을 향해 도전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다양한 장학금들에 도전해보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본교 사범대학원에 진학하게 됐는데, 학부부터 석사 과정까지 등록금을 한 번도 내지 않고 다니게 됐어요. 이화는 장학금 제도가 잘 돼 있기에 주저하지 않고 도전하시면 교내에서 많은 혜택을 받고 경제적인 부담도 덜 수 있으시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매일 학교, 단대, 학과 공지사항을 살펴봤고 또 다른 경로로는 지역 장학금 재단, 전공 관련 사이트를 확인하며 기회들을 잡았던 것 같아요. 직접 찾아보시면서 열심히 도전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민채림(역교·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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