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행정고시 교육행정직류에서 수석을 차지한 조예림씨. 사진=민경민 기자 minquaintmin@ewhain.net
2020년 행정고시 교육행정직류에서 수석을 차지한 조예림씨. 사진=민경민 기자 minquaintmin@ewhain.net

“정말 수석을 할 줄은 몰랐어요. 남들도 저만큼은 했을 것 같아서 떨어질까 걱정도 했는데, 수석까지 하게 돼서 기쁜 맘이 컸고 주위 사람들에게도 감사했죠.”

조예림(사교·14)씨는 2020년 행정고시 교육행정직류에 수석으로 합격했다. 그가 제2차시험에서 받은 점수는 교육학 97점, 행정법 60.33점, 행정학 60.33점, 경제학 87.66점, 교육심리학 40.66점으로 평균 76.88점이다. 합격 커트라인 69.33점을 훌쩍 넘긴 점수다. 수험생활에서 벗어난 지 2주일밖에 되지 않아 아직 얼떨떨하다는 조씨를 1월15일 화상 회의에서 만났다.

4년 반의 긴 수험생활을 수석 합격으로 마무리한 조씨는 ‘철저한 자기관리’를 그 비결로 꼽았다. 수험 기간 중 재학과 시험 준비를 병행했던 기간은 총 1년. 학기당 6~7개의 수업을 들으며 시험을 준비해야 했기에, 그는 건물 동선과 시간표를 따져가며 하루를 관리했다. 밥 먹을 장소와 운동 가는 시간도 미리 정해둬 버리는 시간을 없앴다. 통학과 수업, 시험 준비로 가득 찬 일상이 지겨울 법도 하지만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이라면 지금 상황에서 최대한 잘 해나가자’며 의지를 다졌다.

조씨의 철저한 자기관리는 함께 공부한 스터디원도 익히 알 정도였다. 조씨는 “한번은 스터디원끼리 각자의 식사 시간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었다”며 “평소 식사가 끝나면 밥을 먹으며 보던 영상을 바로 끄고 공부를 시작한다고 말했는데, 스터디원이 ‘왠지 너는 그럴 것 같았다’는 반응을 하더라”고 말했다.

그의 공부 노트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 공개한 노트엔 교육부의 업무계획, 관련 논문과 기관 잡지 ‘행복한 교육’을 참고한 흔적이 보였다. 개념을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정책의 동향까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조씨는 백지를 꺼내 개념과 정책을 연결 지어 정리하는 연습을 했다. 내용 체계를 구성하는 작업은 지식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데 도움을 줬다.

조예림 씨의 공부 노트. 제공=조예림씨
조예림 씨의 공부 노트. 제공=조예림씨

“답안에 무엇을 써야 할지 신속하게 판단할 수 있어야 해요. 관련 논문에서 사용되는 언어나 목차, 구성을 체화시키려 노력했는데, 다양한 자료를 접하는 데 특히 교육학과의 <학교와사회> 수업이 도움이 됐어요.”

철저한 자기관리로 수석을 거머쥔 조씨의 수험생활도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2020년 2월29일로 계획돼 있던 제1차시험이 코로나19 여파에 같은 해 5월16일로 변경된 것이 고비였다. 코로나로 공부 습관이 무너진 탓에 부담감은 나날이 심해졌다. 게다가 조씨는 2021년 4월 교육실습을 나가야 했다. ‘2020년이 아니면 정말 기회가 없다’는 생각이 조씨를 괴롭혔다. 벽에 가로막힌 기분이 들어 도무지 공부에 집중하기 힘들었다.

조씨는 힘든 시기를 하루를 체계화하는 것으로 견뎠다고 회상했다. 오전8시까지 독서실 앞으로 향하는 것이 그 시작이었다. 오전엔 손을 풀기 위해 답안 작성 위주로 공부를 했다. 점심을 먹고 난 뒤엔 20분간 쪽잠을 잔 뒤 조금의 쉬는 시간을 가졌고, 저녁에 1시간 정도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렇게 오전12시30분에 잠들고 다시 오전8시부터 계속 공부하는 일상이 계속됐다. 덕분에 매일 일정한 공부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성실함의 비결을 묻자 조씨는 “처음엔 어려워도 나중엔 습관이 돼서 몸이 먼저 기억하더라”며 웃었다. ‘공든 탑이 무너지랴’라는 속담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4년 반만의 수험생활을 끝내고 조씨는 진정한 겨울방학을 맞았다. 그는 그간 보고 싶었던 책과 영화를 보며 본교에서의 마지막 학기를 계획하고 있다. 조씨에게 그동안의 학교 생활은 어떤 의미일까. 그는 “팀 프로젝트부터 동아리, 전공대표까지 다양한 리더십을 경험할 수 있었던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5월부터는 신규공무원 연수가 시작된다. 조씨의 목표는 책임감 있는 공직자가 되는 것이다.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교육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걸 유념하고, 주어진 일을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공직자가 되고 싶어요. 시야가 좁아지는 것을 경계하면서 정부의 상황, 전문가의 의견, 다양한 국민들의 상황 등을 균형 있게 바라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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