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xy의 공동대표 이효린 씨(왼쪽), 김은서 씨. 제공=ifxy
ifxy의 공동대표 이효린 씨(왼쪽), 김은서 씨. 제공=ifxy

검은색 바탕에 흰 글씨가 빼곡히 쓰여있는 코딩 프로그램 화면을 본뜬 티셔츠, 물리 공식과 홀로그램 도형, 좌표를 나타내는 듯한 숫자들, 직선과 곡선이 어우러진 후드티. 마치 컴퓨터공학이나 과학수업 화면을 보는 듯하다. ◆퓨처리즘(futurism)을 주제로 한 ifxy(이프엑스와이)의 주요 상품이다.

올해 4월 런칭한 ifxy는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입을 수 있으면서 개성도 드러낼 수 있는 ◆스트리트 패션(street fashion) 브랜드다. 본지는 ifxy의 창업자 이효린(시디·19년졸)씨, 김은서(국제·19년졸)씨와 2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나만의, 우리만의 브랜드를 세상에 내보이고 싶었어요.” 학회, 동아리, 브랜딩 외주, 드라마 프로덕션, 인턴 등 각양각색의 사업에서 인턴까지. 이씨와 김씨 모두 학부생 시절 다양한 경험을 하며 창업의 꿈을 키웠다.

두 사람은 브랜드에 담은 메시지를 풀어낼 매체로 ‘옷’을 선택했다. “단순히 신체를 보호하고 자기과시를 위한 수단으로 옷을 입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해요.” 이들은 앞으로의 패션이 소비자 스스로 옷에 담긴 의미까지 결정할 수 있는 고차원적인 소비문화의 일환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가정을 하느냐에 따라 삶이라는 방정식 속 미지수인 x와 y는 달라진다’는 뜻을 담고 있어요.” 그들은 자신이 생각하고 꿈꾸는 만큼 원하는 것을 이뤄낼 수 있다는 의미를 브랜드에 담았다고 했다.

ifxy는 디자인이 깔끔하면서도 독특해 한 번 보면 잊히지 않는다는 점이 강점이다. 제품 디자인은 자체적으로 진행한다. 디자인을 전공한 이씨가 주로 담당하지만 콘셉트부터 샘플 제작,  최종 의사결정까지 두 대표 가 함께한다.

이씨와 김씨는 신촌연합 IT 창업 동아리 CEOS(쎄오스)에서 처음 만났다. 그때의 만남은 각자에게 ‘터닝 포인트’가 됐다. 이들은 동아리에서 아이디어 발상(ideation)부터 투자 설명회(pitching), 사업 모델 공개 행사 (demoday) 시연까지 창업의 모든 과정을 경험했다. 이씨는 “창업은 앉아서 연구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내 손 내 발로 뛰어서 경험하는 것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브랜드를 런칭한 지 반년도 채 안 된 지금, 초기와 비교해 매출이 매달 2배 이상 늘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며 탄탄대로를 걸을 것 같은 이들이지만, 초기에는 힘든 일의 연속이었다. 일 년 가까이 월급 없이 일 했고 처음 몇 개월은 사무실에 들어갈 보증금과 월세가 없어 카페를 전전했다. 두 사람 모두 의류를 전공하지 않아 처음엔 업종의 특수성이나 용어도 제대로 알지 못해 여러 매체를 통해 직접 공부했다.

“신생 업체인데다, 제작수량도 적고 업계를 잘 모르니 발주를 받아주는 사장님이 없었어요. 계속 찾아가서 얼굴도장도 찍고 열정을 보이니 결국 제작을 도와주셨고 첫 옷을 손에 넣었을 때, 그때의 감동은 말할 수도 없어요.”

또래 두 명이 함께 일하다 보니 의견 충돌도 있을 터. 김씨는 “워낙 친한 사이였기 때문에, 친구 관계를 망칠 수도 있다는 걱정이 컸다”고 말했다. 그러나 되려 친구를 잃고 싶지 않은 마음에 불필요한 감정싸움을 피할 수 있었다.

의사결정에 있어 서로 다른 의견일 때는 생산적인 토론으로 타협점을 찾는다. 서로에 대한 신뢰와 존중이 있기에 상대가 주장하는 바를 호의적인 태도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상대의 의견을 배타적으로 듣지 않는 자세가 핵심인 것 같아요. 반박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더 나은 대안을 찾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다툴 일이 크게 없는거죠. 치열하게 토론하다가도 사적인 얘기나 식사시간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즐겁게 다른 이야기를 하곤 해요.”

ifxy는 해외시장에서의 성공, 곧 글로벌 K-Fashion 브랜드로서 성장하는 게 목표다. AP(Asia·Pacific)시장을 기반으로 나중 엔 미주 시장까지 진입하는 게 현재로서의 계획이다.

두 사람은 이화인들에게 스스로 한계를 규정하지 말라고 전한다.

“‘만약(What if)’을 통제하려는 사회에서도 늘 자신의 꿈을 지키면 좋겠어요. ifxy의 메시지를 통해서 꿈의 크기와 현실성에 상관없이 본인이 간직해온 그 생각을 실현하는 용기를 조금이라도 얻었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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