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더스의 손, 이화의 금손벗을 소개합니다
마이더스의 손, 이화의 금손벗을 소개합니다
  • 이재윤 기자, 김재연 기자
  • 승인 2019.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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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부터 판매까지, 금손벗의 제작 비하인드 -1-

 

“굿즈 너무 예뻐요! 벗은 금손이에요!”

본교 커뮤니티 에브리타임(everytime.kr) ‘벗들의 금손’ 게시판과 이화이언(ewhaian.com) ‘공구’ 게시판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댓글이다. 에브리타임에는 ‘벗들의 금손’ 게시판이 따로 만들어질 만큼 이화에는 다양한 손재주를 가진 학생들이 있다. 본지는 굿즈, 의류, 베이킹 등 여러 분야에서 자신의 역량을 펼치고 있는 금손 이화인들을 만났다.

 

나를 쏙 닮은 캐릭터, 설모찌

설모찌 제작자 김소영씨. 설모찌는 김씨가 자신의 모습을 투영해 만든 캐릭터다. 김미지 기자 unknown0423@ewhain.net
캐릭터 설모찌 제작자 김소영(시디·16)씨. 설모찌는 김씨가 자신의 모습을 투영해 만든 캐릭터다. 김미지 기자 unknown0423@ewhain.net

“서대문구에 사는 평범한 설모찌. 저를 투영시킨 캐릭터예요.”

2년 전부터 굿즈 제작을 시작해 자신만의 캐릭터 만들기에 성공한 김소영(시디·16)씨. 그는 캐릭터가 그려진 메모지, 엽서, 스티커, 전자파 차단 스티커, 키링, 배지 등을 제작한다. 김씨는 “캐릭터도 하나의 브랜드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청설모를 모티프(motif)로 한 캐릭터 ‘설모찌’는 김씨의 특징을 반영해 제작됐다. 찹쌀떡 같은 말랑한 볼살이 그 특징이다. ‘설모’와 ‘모찌’를 결합해 이름을 지은 이유다.

설모찌는 자고 있는 모습을 통해 평범함을 보여준다. 제공=김소영씨
설모찌는 자고 있는 모습을 통해 평범함을 보여준다. 제공=김소영씨

김씨는 캐릭터를 풍부하게 만들기 위해 설모찌만의 세계관을 만들었다. “설모찌는 인간 세상에 살고 있는 요괴라는 설정을 갖고 있어요. 보통 흰색 청설모는 없잖아요. 돌연변이라는 가정이에요. 설모찌는 주식인 땅콩도토리를 찾기 위해 가끔씩 원래 살던 요괴 나라에 가요.” 설모찌에 현실에서 탈피하고 싶은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기도 했다.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지칠 때면 설모찌를 그리며 위안을 얻었다.

작년, 건강이 나빠져 휴학을 선택한 김씨는 어떤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낼까 고민하던 중 자신을 대표할 수 있는 캐릭터 개발을 결심했다. 그 후 작년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설모찌 캐릭터 제작을 시작했다.

7월에는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서일페)에 참가하기도 했다. “서일페 참가는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어요.” 서일페는 10개의 작품을 제출해 심사를 거쳐 참가 자격을 부여한다. 그는 서일페에 참여하는 인지도 높은 작가들에게 제작 업체, 수량, 마케팅 방법 등에 대한 조언을 얻었다.

“명함에 제가 가진 모든 걸 담으라고 하셨어요. 굿즈 구매가 부담스러운 분들은 명함을 집어가는 경우도 많거든요. 바이어들도 명함을 가져가고요. 내 작업을 모두 포괄할 수 있는 하나의 작품으로 만드는 거죠. 또 저처럼 처음 참가하는 사람은 명함을 무조건 많이 만들어서 최대한 많은 사람이 가지고 갈 수 있게 하라고 조언해주셨어요. 홍보 목적이죠.”

김씨는 수요조사를 통해 스티커, 메모지 등의 굿즈를 제작했다. 구매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으면서도 많이 사용하는 물품을 위주로 제작하기 위해서다. 가격은 구매하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1000~3000원 사이로 판매해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이화인들의 반응은 김씨가 계속해서 작업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2년 전, 그는 이화 우표 배지를 만들어 조형예술대 플리마켓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방학 중에도 판매했는데, 방학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이 작은 선물과 함께 김씨를 찾았다. 배지는 홍보 글을 올린 지 이틀 만에 매진됐다.

지난 대동제에서는 1월에 개발한 ‘돼장벗’ 캐릭터를 그려 만든 스티커가 인기를 끌었다. “대동제가 ‘돼동제’라고 불리기도 하잖아요. 그런 컨셉에 잘 맞고 가격도 저렴해서 벗들이 많이 찾아준 것 같아요.”

김씨는 굿즈를 판매해 얻은 수익을 다른 굿즈 제작에 재투자하고, 또 그 수익을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비용 문제를 해결했다. “부모님께 손 벌리는 게 싫어서 굿즈 제작으로 돈을 불렸어요. 매번 손익 분기점만 넘기자는 생각으로 임해요.”

아직 갈 길이 멀었다고 말하는 김씨. 현재는 이모티콘 개발에 힘쓰고 있다. “대중성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는 그의 모습에서 캐릭터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보였다.

 

 

땡글이로 전하는 해피바이러스

땡글이의 제작자 이수빈씨는 자신의 캐릭터를 보는 사람들이 잠깐이나마 웃음을 지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보현 기자 bohyunhwang@ewhain.net
캐릭터 땡글이의 제작자 이수빈(디자인·18)씨는 자신의 캐릭터를 보는 사람들이 잠깐이나마 웃음을 지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보현 기자 bohyunhwang@ewhain.net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의 땡글이를 가지고 있어요.”

특유의 웃는 얼굴을 캐릭터로 만들어 굿즈를 제작하는 금손벗이 있다. ‘땡글이’와 ‘뉸뉴냔냥’의 제작자 이수빈(디자인·18)씨다.

이씨가 그리는 사람 캐릭터의 이름은 ‘땡글이,’ 고양이 캐릭터의 이름은 ‘뉸뉴냔냥’이다. 왠지 유래가 궁금해지는 이름, 그는 캐릭터의 이름을 어떻게 지었을까.

이수빈씨가 제작한 캐릭터 뉸뉴냔냥(왼쪽)과 땡글이. 모두 활짝 웃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제공=본인
이수빈씨가 제작한 캐릭터 뉸뉴냔냥(왼쪽)과 땡글이. 모두 활짝 웃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제공=본인

이씨는 중학교 때부터 친구들과 함께 그림을 즐겨 그렸다. 그러던 중 문득 친구들의 그림이 저마다의 캐릭터를 가진 것을 발견, 친구들끼리 장난스럽게 “저마다의 ‘땡글이’를 갖고 있다”고 말하면서 각 캐릭터에 이름을 붙였다. 그렇게 이씨의 첫 캐릭터 이름은 자연스레 땡글이가 됐다. ‘뉸뉴냔냥’은 ‘룰루랄라’를 고양이 소리와 비슷하게 변형한 이름이다.

이씨의 캐릭터들은 모두 웃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브랜드를 만들면 ‘happy face’라고 지을 거예요.” 벌써 브랜드 이름까지 구상해놓은 그다. 이씨는 “인스타그램(Instagram)에도 ‘캐릭터들이 정말 행복해 보인다’는 댓글이 달렸다”며 “다들 보고 잠깐이라도 웃음을 지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본교 커뮤니티 에브리타임(everytime.kr)에는 ‘정말 귀여워서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했다,’ ‘둘 다 웃는 상이라 그런지 포근하고 귀여운 느낌이다’등 이씨의 캐릭터에 대한 반응이 올라와 있다.

디자인의 대표색이 노란색인 이유도 캐릭터들의 웃는 특징에 있다. “제가 원래 노란색을 좋아하고 밝고 산뜻한 캐릭터 이미지에 잘 어울릴 것 같아서 노란색으로 정했어요.”

이씨는 “땡글이의 웃는 얼굴은 어디에나 붙일 수 있다”고 말한다. “코끼리, 새와 같은 동물뿐만 아니라 토마토 같은 음식에도 붙일 수 있어요. 모두가 이 웃는 얼굴을 가지고 있는 거죠.” 그는 추후 제작할 캐릭터들도 웃는 얼굴을 중심으로 발전 시켜 나갈 계획이다.

그는 직접 소모임 ‘도바리’를 만들기도 했다. “그냥 하고 싶어서” 만들었다는 그는 직접 팀원을 지원받아 소모임을 구성했다. 스티커, 키링 등 간단한 굿즈를 만들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였다.

그는 10월4일(금) 열리는 ‘오렌지데이’에도, 10월8일(화) 진행되는 ‘디학인의 밤’(디자인학부 행사)에도 판매자로 참여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판매를 앞두고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배지를, 그가 보조강사로 일하는 학원의 학생들에게는 그립톡을 나눠줬다. 지인들을 대상으로 반응을 살피기 위해서다. 그가 만든 굿즈에 친구들은 “이모티콘으로 꼭 만들어 달라”, “옷을 사고 싶다”고 답한다.

굿즈를 직접 사용하며 자랑하는 사람들을 볼 때 가장 뿌듯하다는 이씨는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에 참가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앞으로도 땡글이와 소모임 도바리에게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