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릇파릇한 새싹들이 자라나는 생명의 계절, 봄. 개화 시기에 맞춰 꽃들도 하나씩 봉우리를 터뜨린다. 이화가 맞이하는 봄은 어떤 모습일까? 교정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꽃을 소개한다.

그래픽=이화미디어센터 조채린 조교
그래픽=이화미디어센터 조채린 조교

△꽃을 따라 걷다 보면...

이화 캠퍼스에 발을 들여놓으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정문 오른편 돌벽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다. 돌벽 전체가 벚꽃으로 드리워질 만큼 커다란 크기를 자랑하는 벚나무는 대표적인 학생들의 사진 명소다. 매해 봄이면 봄의 기운을 완연히 보여주는 벚꽃을 배경으로 다양한 사진들이 SNS에 올라온다. 

정문을 지나 선큰가든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분홍빛을 띤 진달래와 철쭉이 학생들을 반긴다. 선큰가든 초입에서 시작해 꼭대기에 다다르기까지 곳곳에 위치한 진달래와 철쭉은 동그랗게 다듬어진 사철나무와 함께 화사한 봄의 선큰가든을 만든다. 캠퍼스에 꽃구경 온 아이들은 두 꽃이 헷갈리는지 간혹 부모님에게 질문하기도 한다. 

선큰가든 꼭대기에 올라 왼쪽으로 조금 걷다 보면 대강당 계단으로 향하는 내리막길이 보인다. 내리막길 옆 흙 비탈길에는 노란색의 영춘화가 가득 펴있다. 작은 꽃이 군집을 형성하고 있어 자칫 개나리와 헷갈리기 쉽다. ‘희망’이라는 꽃말을 가진 영춘화는 이화에서 가장 먼저 피는 꽃이다. 

대강당 계단을 올라 중강당 사잇길을 지난다. 학생문화관(학문관)을 향해 걸음을 옮기면 학문관 숲길에서 빨간 열매를 머금은 노란 산수유를 마주한다. 김종길 시인의 ‘성탄제’에도 등장한 산수유 열매는 10월에 그 모습을 드러낸다. 산수유는 개나리, 영춘화와 달리 아주 작은 꽃들이 한 꽃대에 무리 지어 핀다. 멀리서 보면 마치 노란색과 갈색으로 구성된 점묘화를 보는 듯하다. 

학문관 숲길에서 조금 내려오면 학관 앞 십자로에 플라타너스와 사철나무가 있다. 김애령 교수(이화인문과학원)는 이화에 입학했을 당시를 떠올리며 “현재 사철나무가 있는 자리에 샐비어가 가지런히 심겨 있었는데 봄마다 빨간색 꽃이 향긋하게 피던 것이 기억 난다”고 말했다.

십자로에서 이화·포스코관 쪽을 올려다보면 학관 비탈길이 있다. 비탈길 잔디에는 백목련과 목련이 함께 자라고 있는 연리목이 눈길을 끈다. 얽혀 자라난 두 종류의 목련을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목련은 백목련과 달리 꽃이 좀 더 작고 꽃잎 또한 폭이 좁다.

비탈길 잔디 꼭대기 쪽 흙 비탈에는 많은 사람에게 익숙한 개나리가 자리 잡고 있다. 3월 말에서 4월 초 사이 개화하는 개나리는 봄의 시작을 알리는 대표적인 봄꽃이다. 노란 개나리가 꽃망울을 맺으면 추운 겨울이 끝나고 비로소 따뜻한 봄이 왔음을 느낀다.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 어떻게 알아볼까

본관, 학관, 대강당, 중강당 앞 등 캠퍼스 곳곳에 희고 큰 목련이 눈에 띈다. 큰 나무에 매달린 흰 꽃잎을 보고 모두 같은 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본교 캠퍼스에는 자목련을 제외하고도 세 종류의 목련이 서식한다. 일본목련과 목련 그리고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백목련이다.

백목련은 캠퍼스 곳곳에 피어있다. 중강당 옆, 본관 앞에 핀 꽃도 모두 백목련이다. 백목련은 다른 두 종류보다 조경용으로 많이 심는 종이다. 꽃잎이 목련보다 크기 때문이다. 목련과는 꽃잎이 다르다. 백목련과 목련 모두 6개의 꽃잎이 나지만, 백목련은 바깥 꽃받침 3개가 마치 꽃잎처럼 보이기 때문에 꽃잎이 9개인 것으로 착각하기 쉽다. 또한 목련의 꽃잎에는 연한 붉은색의 줄이 있지만 백목련에는 없다.

목련과 백목련은 자세히 보지 않는 이상 구분하기 힘들지만, 일본목련은 모양에서 확연한 차이가 난다. 일본목련의 꽃잎은 백목련, 목련의 꽃잎보다 노란빛을 띤다. 활짝 핀 꽃은 다른 두 종보다 꽃잎이 펼쳐진 모양으로, 마치 접시 같다. 개화 시기도 다르다. 위의 두 종은 3~4월에 피고, 일본목련은 4~5월로 조금 더 늦게 핀다. 나무의 높이도 30m까지 자라기 때문에 세 종류의 목련 중 가장 크다.

헷갈리기 쉬운 꽃으로는 진달래와 철쭉도 있다. 두 꽃 모두 진달래과에 속하는 식물이고 꽃의 색깔도 분홍색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달래는 3~4월, 잎이 나기 전에 꽃이 먼저 핀다. 반면 철쭉은 4~5월, 잎과 함께 꽃이 핀다. 진달래의 잎은 끝이 뾰족하고, 철쭉의 잎은 둥그런 모양이다.

학교에 피는 개나리와 영춘화 그리고 산수유는 꽃잎이 모두 노란색이다. 하지만 개나리는 꽃잎이 4갈래로, 영춘화는 6갈래로 갈라진다. 산수유는 꽃대 끝에 작은 꽃자루를 갖는 노란 꽃들이 방사형으로 배열돼있다. 특히, 산수유나무에는 빨간색 열매가 달린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10월에 열리는 산수유 열매인데, 겨울을 나고 봄까지 매달려있다.

 

백목련이 피어있는 본관 앞 전경 우아현 기자 wah97@ewhain.net
백목련이 피어있는 본관 앞 전경 우아현 기자 wah97@ewhain.net
영춘화와 달리 꽃잎이 4갈래로 갈라져있는 개나리 김미지 기자 unknown0423@ewhain.net
영춘화와 달리 꽃잎이 4갈래로 갈라져있는 개나리 김미지 기자 unknown0423@ewhain.net
3월29일 오후2시 선큰가든에 핀 진달래 우아현 기자 wah97@ewhain.net
3월29일 오후2시 ECC 선큰가든에 핀 진달래 우아현 기자 wah97@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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