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생 A씨는 작년 말 평소 오빠, 동생 사이로 알고 지내던 남성 B씨와 함께 술을 마셨다. 평소에 술을 잘 못 마시는 A씨는 맥주를 시켰다. 그런데 그날따라 취기가 빨리 올라왔다. A씨가 취하자 B씨가 갑자기 강제로 입을 맞췄다. A씨는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와 택시를 잡아타고 곧장 집으로 갔다.

  당시 취해있던 통에 기억이 희미했던 A씨는 술자리에 같이 있던 또 다른 남성에게 ‘내가 기억하는 일이 실제로 일어난 게 맞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웃으며 ‘너 그때 멀쩡했잖아’라고 했다.

  A씨는 “나중에 알고 보니 내가 마시던 맥주에 B씨가 일부러 소주를 탔는데, 그것도 모르고 계속 마시다가 취했던 것”이라며 “아직도 문득 그때 일이 생각날 때마다 너무 부끄럽고 수치스러워 애써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본교 동문인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부터 시작된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그간 대학가에서 공공연히 벌어진 성범죄 피해 사례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데이트폭력 등 본인이 당했던 경험을 익명 게시판을 통해 공유하거나 학생회 차원에서 미투 전용 게시판을 만드는 등 미투 운동이 활발해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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