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직원 대상 정책토론회(토론회)가 ECC 이삼봉홀에서 오후5시부터 약 3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번 토론회에는 직원 약 150명(본지추산)이 참여했다. 토론회에서는 직원평가 방식, 복지 수준, 임금 인상, 직원 수 확충 등에 대한 질의가 이뤄졌다. 질문들은 직원노동조합 간담회와 직원들 간의 의견 수렴을 통해 사전에 결정됐다.

  토론회는 기조연설, 공통질문 답변, 선택질문 답변, 자유질의 순으로 진행됐다. 공정하게 순서를 배분하기 위해 총장후보 입후보자(입후보자)들은 매 질문마다 차례를 바꿔가며 답변했다. 공통질문 답변 시간에는 미리 나눠준 공통질문 5개에 대해 각 질문별로 2분간 전체 입후보자의 답변을 들었다. 이후 진행된 선택질문 시간에는 입후보자가 한 명씩 돌아가며 무작위로 10개 질문 중 하나를 뽑아 답변했다. 자유질의에서는 준비돼 있는 10가지 질문 중 하나를 사회자가 선택해 지정된 입후보자에게 대신 질의했다.

  공통질의 답변 시간은 소통 부족 해결방안, 행정 시스템 개편, 임금 인상과 직원 수 확충 등을 위주로 진행됐다. 이번 토론회에서 입후보자들은 공통적으로 미래라이프대(미래대) 사태를 언급하며 미래대 사태 이전과는 다른 이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직원들 역시 사전 준비한 공통질문을 통해 미래대 사태로 인한 본교의 위기를 해결할 방도를 물었다. 입후보자들은 미래대 사태의 원인으로 소통 부족을 꼽으며 이를 해결할 방안을 내놓았다.

  입후보자들은 각 구성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했다. 

  일부 입후보자는 총장과의 직접적 의사소통을 제안하기도 했다. 김혜숙 교수(철학과)는 “소통이 안 됐던 원인을 전체 구성원을 대상으로 정확하게 파악하겠다”며 “개별 혹은 소규모 미팅을 통해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을 모두 만나겠다”고 답했다. 강혜련 교수(경영학전공)는 “전체 학과장 회의, 팀장 회의를 만들어 총장이 직접 보고받겠다”며 “누구나 하고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설하겠다”고 말했다.

  행정에 대한 질의도 있었다. 직원들은 입후보자들에게 행정조직 운영에 대한 방향과 행정조직 전문화 방안에 대해 물었다. 김성진 교수(화학·나노과학전공)는 “우리학교 행정 시스템은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트린다”며 “교수의 고유영역이 아니라면 직원들에게 내주고 대형 프로그램을 추진할 때도 직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겠다”고 답변했다. 이공주 교수(약학과)는 “실제 단위 업무를 과정 중심으로 행정 시스템을 개편하겠다”며 “이 과정에 필요한 전문가들을 행정의 책임자로 둬야한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동결된 임금과 직원 수 감축에 대한 해결방안을 물었다. 일부 입후보자들은 임금과 직원 수는 학교 재정과 관련돼 있기 때문에 재정 확보를 우선적으로 해야한다고 답했다. 최원자 교수(생명과학전공)는 “재정 확보를 통해 직원의 수가 충원되지 않는 상황을 해결하겠다”며 “정량 TO제를 확대해 정규직을 충원하겠다”고 말했다. 이향숙 교수(수학과)는 “이 문제는 본교의 취약한 재정과 맞물려있다”며 “임금인상 문제는 이 자리에서 답변하기 힘들지만 검토 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선택질문 답변 시간에서는 복지에 관한 질문이 주로 오갔다. 여성 직원의 일과 가정 양립 방안에 대한 질문에 김경민 교수(경영학전공)는 “직원을 괴롭히지 말자는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일과 가정의 양립이 중요하다”며 “재원을 직원 복지에 우선적으로 배분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남자 직원의 육아휴직에 대한 의견과 활성화 방안을 묻기도 했다. 본교에서는 남성 직원이 육아휴직을 한 사례가 없다. 입후보자들은 남성 직원의 육아휴직을 긍정적으로 보고 휴직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답했다. 

  김은미 교수(국제학과)는 “남성 직원들이 육아휴직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편안하게 육아휴직을 신청할 수 있도록 문화 개선과 인센티브제를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강혜련 교수는 “남성 육아휴직은 당연한 것”이라며 “육아휴직 신청은 조직 문화가 중요하기 때문에 본교가 롤 모델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원자 교수(생명과학전공)는 “육아휴직은 제도와 교육을 통한 인식 변화로 활성화해나가야 한다”며 “남성도 육아 파트너로서 함께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답변했다.

  이외에도 자유질의 시간에는 각 입후보자들의 소견서를 바탕으로 추가 질의를 진행했다. 직원들은 입후보자들이 소견서에 쓴 공약들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물었다. 권위주의 및 밀실행정의 타파와 합리적 의사결정 공약을 내건 김성진 교수는 자신이 경험한 권위주의와 밀실행정은 어떤 것이 있었냐는 질문을 받았다. 김성진 교수는 합리적 절차가 없는 사업을 예시로 들었다.

  직원들은 공약 불이행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2000억 원 기금 확충을 공약한 이향숙 교수는 기금을 모을 계획과 더불어 기금이 달성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대규모 모금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학교 인프라를 강화하겠다”고 계획을 말했다. 

  주요 정책 온라인 직접투표 공약을 내건 김은미 교수에게는 이 공약이 표를 얻기위한 포퓰리즘 정책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우려가 섞인 질문이 나왔다. 김은미 교수는 “이해당사자들과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학내 구성원들 중심으로 의견을 청취해 정책에 참고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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