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2월 퇴임을 앞둔 이택주 교수는 벽면에 이 교수의 예전 사진들이 붙어있다. 이명진 기자 myungjinlee@ewhain.net

  “좋은 학교에서 좋은 학생들과 보낸 만족스러운 시간이었지. 그랬던 음대 교수 생활에서 졸업을 하게 됐네.”

  23일 본교 이택주 교수(관현악과)를 음악관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올해는 그가 본교 음학대학(음대) 관현악 전공 교수로 재임한지 30년째 되는 해다. 그러나 그는 내년2월 퇴임을 앞두고 있다. 그는 이화에서 보낸 30년이라는 시간이 감개무량하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인터뷰 하루 전날 그는 퇴임을 기념하는 연주회를 열었다.

  “사실 연주회는 언제나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지만, 특별히 학교에서의 마지막 연주라고 생각하니 연습도 보통 때보다 더 많이 했어. 특히 이번 여름 무더위 속에서도 고생을 하며 최선을 다했지.”

  퇴임이 아쉽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손사래 치며 만족스럽다고 답했다. 비록 이 교수는 내년이면 본교 교수직에서 퇴임을 하지만, 음악계에서 그의 행보는 계속된다. 그는 지금도 몸담고 있는 kt체임버오케스트라를 비롯해, 용인 포은아트홀에서 열리는 마티네 콘서트에서 연주 및 지휘를 지속할 예정이다. 이와 같은 정기적인 활동 외에도 다수의 초청연주가 여전히 그를 기다리고 있다.

  “아쉬움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사실 참 후회 없이 한 것 같아. 좋은 학생들과 좋은 학교에서 개인적인 연주활동도 많이 하고, 제자도 많이 배출했고, 아쉬움이 거의 없을 정도로 만족스럽지.”

  그는 본교에 몸담으며 많은 연주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단순히 음악을 많이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화가 그에게 뜻 깊게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그는 이화에서의 가장 보람찬 기억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음대 건물 보수공사를 꼽았다. 

  “음대 학장으로 있던 시절에 음대 건물은 노후하고 시설도 열악했어. 이에 대한 보수공사를 진행해서 시설은 안전하게, 외관은 수려하게 건물을 탈바꿈시켰지. 이게 참 보람찼어. 후배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줄 수 있어서 참 다행이었던거지.”

  그는 저명한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이며 30년 이상 음대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음악인이다. 교향단 악장을 우연히 맡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바이올리니스트 활동과 지휘자 활동을 같이 하게 됐다.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시절에 브라질에서 방문교수로 활동을 한 적이 있어. 그 활동이 끝나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 박사학위를 받을 예정이었지. 그런데 비자가 안 나왔던거야. 하필 그 때 비자가 거부돼 미국으로 돌아가지 못했어. 충분히 좌절할만한 상황이었는데, 오히려 그 시기에 교향악단에서 초청을 받았고, 악장을 맡게 되며 정말 우연한 기회에 지휘를 접하게 됐어.”

  그가 매번 졸업생들에게 하는 이야기가 있다. 정말 자기가 원하는 일을 꼭 하게 되는 경우는 없다는 것이다. 그는, 삶에는 늘 운명이 개입해 자신의 의도와는 다른 인생의 길이 펼쳐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원하는 일이 아니더라도 그 일을 하는 동안은 그 순간 자신이 최고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통 자기가 원하는 것을 못 하면 좌절하고 포기해버리곤 해. 우리가 원하는 대로 이뤄지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그럴 수는 없는 거잖아. 오히려 잘 안풀리는 상황일수록 자신이 맡은 일에 최고가 되겠다는 정신으로 살면, 다들 성공할 수 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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