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오후7시 본교 음악대학 김영의홀에서 이택주 교수 퇴임연주회가 열렸다. 이택주 교수, 수원시립교향악단 제1바이올린 수석 심보라미씨, kt체임버오케스트라단원 이현정씨, 코리아카챔버뮤직 소사이어티 멤버 박혜준씨, 한국예술종합학교 이강호 교수(왼쪽부터)가 연주하고 있다. 김수연 기자mangolove0293@ewhain.net

  리허설의 시작을 알리는 날카로운 바이올린 소리가 본교 음악대학 김영의홀 강당을 휩쓸었다. 퇴임을 앞둔 이택주 교수(관현악과)는 음악에 완전히 몰입한 듯 바이올린을 진지하게 어루만졌다. 이미 밖에는 그의 퇴임연주회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살짝 열린 강당 문틈으로 약간의 불빛과 함께 그를 기다리는 관객들의 들뜬 목소리가 새어 들어왔다.  

  오후7시,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와 함께 이 교수가 위풍당당하게 걸어 나왔다. 곧 유쾌한 인사말에 뒤이은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선율이 울려 퍼졌다. 그것은 음악이라기보다 이 교수의 바이올린과 추계예대 김용배 교수의 피아노 사이의 대화였다. 마치 대화를 나누듯 조화로운 연주가 한참동안 진행됐다.

  이 교수는 22일 오후7시 김영의홀에서 퇴임연주회를 개최했다. 1987년 9월부터 본교 음악대학 교수로 재임해왔던 그는 내년 2월에 퇴임을 할 예정이다. 그는 1980년 9월~1999년 12월 서울시립교향악단 악장으로 활동했으며, 2009년 7월 이래로 지금까지 kt체임버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을 맡아오는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음악계에서 그의 입지를 굳혀왔다.

  이번 퇴임연주회는 수원시립교향악단 제1바이올린 수석 심보라미씨, 현재 kt체임버오케스트라 단원 이현정씨, 한예종 이강호 교수(기악과), 코리아카챔버뮤직 소사이어티 멤버 박혜준씨 그리고 추계예대 김용배 교수(피아노과)가 함께했다.

  연주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1부는 베토벤(L.v.Beethoven)의 마지막 바이올린 소나타인 ‘바이올린 소타나 10번’(Sonata No.10 for Piano and Violin in G major, Op.96) 연주로 이루어졌다. 이 곡은 베토벤 말기에 최고치에 달했던 원숙미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2부에서는 슈베르트(F.Schubert)의 유작이자 첼로가 두 개 들어가는 음악계에서 유일한 5중주인 ‘현악 5중주 C장조’(Quintet for 2 Violins, Viola and 2 Cellos in C major, Op.163)가 연주됐다. 이들은 각각 4개의 악장으로 돼, 악장이 넘어갈 때마다 자신의 바이올린을 손수건으로 소중히 닦는 이 교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에 그는 “실내악곡 중에서 규모나 내용면에서 완결의 극치를 보여준 곡들이기에 은퇴하면서 의미있는 두 작품을 꼭 연주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1부에서 이 교수의 바이올린과 김 교수의 피아노 합주는 경쾌함과 구슬픔 사이의 경계를 가뿐하게 넘나들었다. 때로는 경쾌한 가락이, 때로는 구슬픈 선율이 김영의 홀을 가득 메웠다. 보다 웅장하게 시작을 한 2부는 마치 한 편의 소설을 보듯 기승전결이 뚜렷했다. 주로 엄숙하고 구슬픈 가락이 2부 내내 울려 퍼졌다. 

  이 교수의 제자였던 윤종인(52·남·서울시 성동구)씨는 “오랜만에 선생님의 연주를 보게 돼 좋다”며 “예전에 레슨해주실 때와 변함없는 열정이 내게 다가왔다”고관람소감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선생님께서 계속 건강하시면 좋겠고 좋은 연주 들려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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