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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돌보면 "고∙시∙패∙스"
덕포진교육박물관 이인숙 관장 인터뷰
2015년 03월 02일 (월) 김서현 기자 dostkfkdgo@ewhain.net
   
 
  ▲ 1월4일 김포시 대곶면 덕포진교육박물관에서 이인숙 관장이 풍금을 연주하며 노래하고 있다. 김가연 기자 ihappyplus@ewhain.net  
 

“어떻게 하라고 말하지 않아도 장애를 극복하고 열심히 사는 제 모습을 보며 사람들이 희망을 품도록 하는 것이죠.”


시각장애를 가진 덕포진교육박물관 이인숙(초교?70년졸) 관장만의 교육법이다. 그녀는 시각장애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지난 20년간 박물관과 외부 특강 등을 통해 인성교육을 해 온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작년 11월 ‘2014년 아름다운 이화인상’을 수상했다. 1월4일, 이 관장과 박물관 공동관장인 그녀의 남편 김동선(74?김포시 대곶면) 관장 부부를 덕포진교육박물관에서 만났다.


덕포진교육박물관은 서울에서 약 2시간 거리의 경기도 김포시 대곶면에 자리 잡고 있다. 오래된 교과서와 필기구, 동네 문방구에서 팔던 불량식품 등 지금은 볼 수 없는 학창시절 물건들이 곳곳에 전시돼 있다. 이곳은 ‘교육의 발자취를 통해서 우리의 과거를 알고 미래를 예측하자’는 취지에서 1996년 문을 열었다. 박물관은 이 관장과 공동으로 박물관을 설립한 김 관장이 직접 수집한 구한말부터 최근까지의 교육 자료로 꾸며졌다.


전시실, 체험학습관 등 여러 공간으로 구성된 박물관에 들어서면 오른쪽 공간 한 켠에 옛 교실의 모습이 재현된 ‘3학년 2반’ 교실이 있다. 박물관이 문을 연 이래로 이 관장과 김 관장은 이곳에서 직접 풍금 노래 수업과 옛날 교과서로 수업을 하고 있다. 이 관장은 “3학년 2반은 교사로서 마지막으로 맡았던 반”이라며 학년과 반의 의미를 밝혔다.


교실은 줄지어 놓인 낡은 나무 책걸상과 니스 칠한 마룻바닥, 연탄난로, 풍금 등으로 꾸며져 50~60년대의 교실을 연상시켰다. 이 관장은 “농경사회와 산업화 시절 힘들게 생활하며 역경을 이겨낸 조상의 얼을 느껴보기 위해 교실 콘셉트를 50~60년대로 잡았다”고 말했다. 단체 손님들이 한 반을 이뤄 교실을 찾으면 수업을 알리는 시작종이 울리고 이 관장의 수업이 시작된다.


이날 마침 도착한 12명의 단체 관람객이 ‘3학년 2반’ 학생이 됐고, 이 관장은 수업을 시작했다. 이 관장의 수업은 주로 풍금과 함께 이뤄졌으며 ‘영혼과 상처’라는 철학적인 주제를 이해하기 쉽게 노래와 이야기로 풀어냈다. 떨리는 목소리로 ‘섬집아기’와 같은 추억의 동요를 부르는 그녀의 모습에 관람객들은 수업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이 관장은 이어 자신이 장애를 극복하고 꿈을 이룰 수 있었던 마음가짐과 자세를 이야기했다.

 
“사람들은 평소에 10퍼센트 정도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90퍼센트 정도는 부정적인 생각을 한다고 해요. 수시로 자신의 영혼을 돌보는 노력을 해야 부정적인 감정 때문에 영혼이 무너지는 일을 방지할 수 있어요”


 시각장애 1급의 이 관장이 원래부터 앞이 보이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이 관장이 풍납초등학교 교단에서 강의하던 23년 전, 불의의 교통사고가 그녀의 시신경을 망가뜨렸다. 점점 시력이 나빠지던 이 관장은 그 해 결국 완전히 시력을 잃었다. 김 관장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회상했다.


“점점 시력을 잃어가는 아내를 보며 곧바로 아내의 동의 없이 사표를 대신 내고 집에서만 지내도록 했어요. 하지만 아내는 어린 시절부터의 꿈이었던 교단을 떠나고 나니 우울증이 생겼고 삶의 의지마저 잃어가는 것 같더라고요.”


김 관장은 절망하는 아내에게 다시 아이들에게 데려다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는 이 관장을 위해 덕포진교육박물관을 설립했고, 그녀가 교단을 떠난 시절 담임을 맡았던 3학년 2반 교실을 꾸며 이 관장과의 약속을 지켰다. 자신에게 이런 기회를 만들어 준 남편에게 이 관장은 ‘말할 것도 없이 최고’라며 감사를 표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가는 저는 누구보다 행복한 사람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어요. 자신만의 3학년 2반을 가지고 있는 선생은 아마 세계적으로 저밖에 없을 거예요. 다 저 사람 덕분이죠.”


 이 관장은 수업을 통해서 자신이 장애를 극복한 것처럼 사람들이 고난과 시련에 부딪혔을 때 이겨낼 힘을 가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힘의 근원은 ‘영혼 돌보기’라고 했다. 그녀가 영혼을 돌보는 방법은 노래, 시, 유머를 즐기는 것이었다.


“저도 때때로 제 처지 때문에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그때마다 저는 외우고 있던 노래와 약 200편의 시를 읊곤 해요. 그러면 영혼이 밝고 맑아지는 것을 느껴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이 관장은 현재를 하나님 계획의 일부라고 여긴다.
“결국 나를 용기와 희망의 증거로 쓰시려고 여기로 이끄셨다고 생각해요. 장애를 가졌기에 그 일을 더 잘할 수 있으니까요. 제 마지막 소망은 끝까지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다가 교단에서 제 삶을 마감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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