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간 이화와 함께한 경영학자, 음악으로 이화를 품다
23년간 이화와 함께한 경영학자, 음악으로 이화를 품다
  • 김은총 기자
  • 승인 2014.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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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영대학가 '이화경영의 노래'를 작사·작곡한 김효근 교수 김가연 기자 ihappyplus@ewhain.net

 

 경영학에 음악의 감수성을 담아내는 사람이 있다. 경영대학가(歌) ‘이화경영의 노래’를 직접 작사·작곡해 작년 11월 선보인 본교 김효근 교수(경영학전공)다. 3월29일 찾아간 그의 연구실에는 경영학책이 빽빽이 꽂혀 있는 책장 사이로 피아노가 자리 잡고 있었다.

  김 교수는 작년 10월 경영대학(경영대) 동료 교수들로부터 경영학과 50주년을 기념하는 경영대학가를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전 이화에서 23년간 교수로 있으면서 경영학과의 발전을 지켜본 사람이에요. 경영학과에 대해 누구보다도 애정을 품고 있죠. 그래서 작곡은 물론 작사까지 직접 하게 됐어요. 이화경영의 노래를 작곡하는 데는 일주일이 걸렸지만, 가사를 만드는 데는 23년이 걸렸다고 할 수 있겠네요. 가사에는 이화에 대한 23년간의 사랑과 학생들에 대한 애정을 담았으니까요.”   

 김 교수는 작년 11월15일 밀레니엄 서울힐튼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던 경영학과 창립 50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그가 지휘하는 이화경영합창단을 통해 ‘이화경영의 노래’를 처음 공개했다. 이화경영합창단은 작년 노래에 관심 있는 경영학과 학생들의 지원을 받아 결성됐다. 그는 노래 속에 미래를 향한 학생들의 꿈과 열정, 그리고 그런 학생들과 함께하는 이화의 모습을 담았다. “이화경영의 노래는 경영대 학생뿐 아니라 이화인 전체를 어우를 수 있는 노래에요. 지금은 경영대에서만 불리지만 언젠가는 이화인이 모두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가 됐으면 좋겠어요.”

 중학교 시절 남성 소년 합창단에서 반주자로 활동하며 처음 클래식 음악에 빠진 김 교수는 한때 작곡과 진학을 꿈꾸기도 했다. 하지만 아들이 법관이 되기를 원하던 부모님의 반대로 절충안인 경제학과를 택했고 그럼에도 음악에 대한 열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김교수는 사실 1981년 제1회 MBC대학가곡제에 첫 자작곡 ‘눈’을 출품해 대상을 수상하기도 한 실력자다. 서울대 경제학과 학생이었던 그의 수상은 수많은 작곡 전공 참가자 사이에서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평생 ‘음악’이라는 열병을 앓았어요. 지독하게 음악을 사랑했던 거죠. 계속 음악을 듣고 따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 곡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까지 이르게 됐어요. MBC대학가곡제 출전도 그 과정 중 하나였죠.”

 하지만 대학 졸업 후 김 교수는 전공이었던 경영학에 집중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경영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1992년 본교 경영학과 교수가 된 후 2007년까지 음악에 손을 대지 않았다. “전공이 앞으로의 내 삶을 이끌어갈 수단이자 목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옛사랑이 다시 불타오르면 걷잡을 수 없듯, 제게는 음악이 그랬기에 한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을 것 같았죠. 그래서 마음 속 깊이 숨기고 경영학에만 집중하려 했죠.”

 그러던 중 2007년 어머니의 죽음은 그를 다시 음악의 길로 이끌었다. “마음 속에 음악이라는 휴화산이 있었던 거죠.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후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사랑 등 복합적인 감정들이 폭발하면서 자연스럽게 다시 음악에 감정들을 담아내게 됐어요.”

  2010년에는 그의 첫 앨범인 ‘내 영혼 바람 되어’를 발매하기도 했다. 타이틀곡인 ‘내 영혼 바람 되어’는 발매하자마자 라디오 방송국에 노래의 제목을 묻는 전화가 빗발칠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아름다움, 공감, 치유 같은 편안함을 곡에 담고 싶었어요. 대학시절 이후 감춰놓은 음악을 향한 열정과 재능이 시간의 벽을 넘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것 같았죠.” 

  음악가이기 이전에 경영학자이기도 한 그는 음악과 경영학이 결국 ‘조화’라는 한 지점에서 만난다고 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음악 속에는 하모니가 있듯 훌륭한 경영을 위해서는 하모니, 즉 조화와 균형이 필요해요. 결국 음악을 잘하기 위한 방법과 경영을 잘하기 위한 방법이 일치하는 거죠”

  이렇듯 음악과 경영학의 교차점을 몸소 느끼며 활동하고 있는 그는 음악과 경영학을 접목시키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다. 2006년부터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예술경영’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해오고 있기도 하다. “음악의 구조에 대해 잘 알고 새로운 음악을 위한 창의적 발상을 하다 보면 그것은 결국 경영에서도 신제품 개발과 같은 분야에서 창의적 결과로 나타날 수 있어요.”

  김 교수는 예술을 멀리 있는 것이라고만 생각하는 학생들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음악이나 미술을 전공하지 않는 학생들은 예술을 자신과 멀리 떨어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예술이 가진 어마어마한 힘이 있는데 말이죠. 예술은 지친 삶을 지탱할 면역력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자신의 전공 학문에서도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어요.”
 경영학과 내에서도 꾸준히 음악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요즘 이화경영합창단 지도에 한창이다. “6월3일에 있을 50주년 기념행사를 위해 지금도 열심히 연습하고 있어요. 기회가 된다면 KBS합창대회도 나가볼 생각이에요.”

 지금 생애 첫 뮤지컬 곡 작업도 하고 있다는 그는 마지막까지도 음악과 경영학에 대한 사랑을 보여줬다. “음악과 경영학 둘 중 하나를 고를 수는 없어요. 경영학의 메시지를 음악에 담아 전하는 일을 계속 이어가고 싶어요.”

김은총기자 grace94@ewhai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