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창의적 종합설계 경진대회’에서 수상한 다섯 공학도를 만나다.

▲ ‘2013 창의적 종합설계 경진 대회’에서 자동차에 통신 시스템을 결합한 통신 모형 자동차로 한국산업기술진원장상을 수상한 CnS팀원 한아름씨, 이기민씨, 천은지씨, 안수정씨, 임세라씨.(왼쪽부터) 김가연 기자 ihappyplus@ewhain.net


  “머잖아 무인 자동차가 시판되는 날이 올 겁니다. 우리 팀이 개발한 통신모형자동차가 미래 자동차 산업, 군수 산업, 유통 산업과 연계돼 커다란 시너지 효과를 내면 좋겠습니다.” 

  자동차에 통신 시스템을 결합한 통신 모형 자동차로 ‘2013 창의적 종합설계 경진 대회’에 서 한국산업 기술진흥원장상을 수상한 여성 공학도 모임이 있다. 안수정(전자공학·10), 이기민(전자공학·10), 임세라(전자공학·09), 천은지(전자공학·10), 한아름(전자공학·10)씨가 소속된 CnS다. CnS는 이들이 개발한 모형 자동차 ‘코코(Coco)’와 ‘써니(Sunny)’에서 따온 이름이다. 이들은 전자공학과의 유일한 전공 학술 동아리인 E.E.I(Ewha Electronic Innovation)의 부원으로, 차량 간 통신(스마트기기에 설치된 블루투스 어플리케이션으로 선행 차에 신호를 보내 차량 간 움직임을 제어하는 것) 시스템을 탑재한 지능형 무인자동차 ‘Smart Vehicle’을 개발했다. 코코, 써니와 동고동락하며 뜨거운 졸업 학기를 보낸 그들을 11월25일 아산공학관에서 만났다.

  그 곳에서 만난 코코와 써니는 크기는 작지만, 여유롭게 주행을 즐길 줄 아는 녀석들이었다. 앞서 가던 코코가 길 한 가운데 멈춰서면, 뒤따라오던 써니는 당황하지 않고 여유롭게 코코를 우회한다. 비좁은 공간에 척척 고난도 주차도 해낸다. 두 차량에 통신망이 부착돼있어 가능한 일이다. 통신망이 서로 신호를 주고받아 충돌을 막고, 공간의 너비에 따라 주차 방식을 변경하기도 한다.

  “창의적 종합설계 대회를 준비하던 중, 기존에 설계했던 차량에 통신 개념을 도입해 다른 팀과 차별화 해보자는 지도교수님의 제안이 있었어요. 이에 착안해 통신 알고리즘, 세부 부품 사용 등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했습니다.”(한아름)

  날개 달린 듯 부드럽게 주행하는 코코와 써니가 순탄하게 탄생한 것은 아니다. 두 모형 차량을 시험 운행해볼 가로 10m, 세로 10m 크기의 트랙을 설치할 장소가 마땅치 않아 넓은 강의실을 찾아 헤맸고, 버려진 창고에서 시험 운행을 하기도 했다. 모든 부품을 수작업으로 연결해야 해 실수도 잦았다. “개발 도중 납땜 과정에서 합선이 일어나 모형 차량에 불이 붙는 경우가 많아서 화상 연고는 우리 팀의 필수품이었어요. 불을 끄기가 무섭게 차량 속의 회로와 부품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부터 살펴보는 것이 습관이 됐죠.”(임세라)

  모형 차량이 습도와 기온에 민감한 탓에 대회장에서 웃지 못 할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번은 대회 당일 태풍이 몰아쳤어요. 모형 차량의 수많은 센서들은 기온과 습도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해요. 그 당시엔 미처 이를 생각하지 못하고 비닐에 차량을 둘둘 감아간 탓에 정작 대회장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적도 있죠.”(천은지)

  이들에게는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칠전팔기 오뚝이 정신이 있다. 재작년과 작년 한양대 자동차 전자제어연구소가 주관하는 ‘지능형 자동차 경진 대회’에 출전했으나 2년 연속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끊임없는 연구와 거듭되는 실패를 거쳐 세 번째로 도전해서야 마침내 수상할 수 있었다. “모든 팀원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니 입상에 대한 열망이 더욱 강해졌어요. 대회가 끝날 때마다 욕심이 생겼고, 선배로서의 사명감도 느껴졌죠.”(천은지)

  CnS팀의 개발 과정을 꾸준히 지켜봐 온 박형곤 지도교수(전자공학과)는 통신을 접목한 자동차 연구는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이를 학부생이 실제 모형 자동차에 적용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며 CnS팀의 발명을 높이 평가했다.

  CnS팀의 리더 한아름씨는 여행을 통해 최빈국의 국민들이 생각보다 훨씬 열악한 생활환경에서 살고 있는 모습을 보고, 공학도로서의 뜨거운 포부를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공학 기술이 발전한다면 최빈국의 국민도 높은 수준의 기술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공학은 많은 사람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할 수 있는 유용한 학문입니다. 이에 이바지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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