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권은 헌혈증서나 기부금

▲ 9월29일 오후7시 대학생 재능기부 연합 ‘프로젝트 모기(Project MOGI)’를 대표하는 밴드 ‘모스키토’와 보컬 ‘왕모기’가 공연을 하고 있다. 김가연 기자 ihappyplus@ewhain.net
▲ 김가연 기자 ihappyplus@ewhain.net


  “왕! 모! 기! 왕! 모! 기!”

  9월29일 오후7시, 홍익대 인근 클럽에서 ‘왕모기’를 외치는 함성이 쏟아져 나왔다. 대학생 재능기부 연합 ‘프로젝트 모기(Project MOGI, 모기)’의 첫 공식 공연이었다. 환호성과 함께 ‘밴드 모스키토’의 보컬 ‘왕모기’가 무대를 휩쓸었다. 모기를 대표하는 밴드인 ‘모스키토’ 외에도 ‘뮤즈’, ‘미스홍’ 등 연합 대학 밴드, 댄스팀의 공연이 이어졌다.

  본교 학생들이 주축이 된 프로젝트 모기는 밴드나 연극, 노래를 하는 학생들이 재능기부를 통해 백혈병 환자를 돕는 프로젝트다. 글자 그대로 ‘모을 모(募)’에 ‘재주 기(技)’. ‘모기’다. 관객은 입장권으로 헌혈증서 또는 자유롭게 기부금을 내고 공연을 즐긴다. 모기는 올해 말 모은 헌혈증을 ‘백혈병 환우회’에, 기부금은 ‘대한적십자사(적십자사)’에 보낼 예정이다.

  이날 공연은 시작부터 끝까지 약 90명의 관객이 내뿜는 열기로 가득 찼다. 관객층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다양했다. 무대 맨 앞에서 동영상을 찍는 아주머니, 중년 남성도 20대 젊은이들과 한 자리에서 공연을 즐겼다. 이날 공연을 본 김공자(서울시 도봉구·51)씨는 “대학생이 만든 이런 기특한 프로젝트에 후원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공연장 벽 곳곳에는 감사의 말을 적은 커다란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모기 단원들은 ‘사랑의 헌혈에 동참하여 생명 나눔을 몸소 실천하신 귀하에게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이 공연을 드립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모기는 공연과 사회의 연결고리를 찾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본교 중앙 밴드동아리 ‘한소리’에서 활동하던 운영진 5명이 본교생 기획단 9명과 본교 및 타교의 밴드, 연극, 흑인음악 등 공연동아리 7개를 모아 모기를 꾸렸다. 각 공연동아리는 다 같이 연합해 공연한 29일 공식공연 외 각자 마다의 정기공연을 열어 11월 말까지 헌혈증을 모을 예정이다.

  이들의 목표는 백혈병 환자의 수혈비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다. 백혈병 환자는 매일 수혈이 필요해 환자 1인당 진료비 부담이 크다. 백혈병 환자가 수혈 시 헌혈증을 병원에 제시하면 자기 부담금이 면제받을 수 있다.

  이들이 지금까지 모은 헌혈증은 약 45개. 11월 말 함께하는 동아리들의 정기공연이 끝날 때까지 헌혈증 100개를 모으는 것이 목표다.

  모기는 얼마 전 적십자사에서 협력 요청을 받기도 했다. 적십자사가 올해 말 여는 ‘시리어스 리퀘스트(Serious request)’ 콘서트에 출연요청을 한 것이다. 기획단원 함서진(경제·10)씨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활동이 큰 관심을 받게 돼 감사하다”며 “앞으로 대학생들의 자발적인 활동은 끊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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