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진희입니다.”

전진희(바이올린․07)씨가 팟캐스트(Pod Cast·인터넷을 통해 배포되는 라디오 방송 형식의 프로그램)에서 진행하는 ’전진희의 음악일기‘(palaisdegala.tumblr.com)의 첫 멘트다.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클래식 음악을 소개하는 프로인 전진희의 음악일기는 작년 3월8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시즌1을 거쳐 현재는 시즌3을 방송하고 있다. 하루 다운로드 수가 1만 건을 넘어서고 음악부문 청취율 3위에 올라가는 등 인기가 높다.

전씨는 음악일기를 만나기 전 20대 초반 내내 진로를 찾지 못해 방황했다. 그러던 중 전씨는 클래식이 소수에게만 향유되는 것에 문제를 느꼈다. 그는 클래식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클래식을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방송을 해보기로 결심했다.

“많은 사람들이 음악의 초입부만 듣고는 지루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기대하는 음악의 감성적인 부분이 시작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죠. 저는 음악 곳곳에 숨겨진 아름다움을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었어요.”

지금은 진행이 능숙한 전씨도 방송을 준비하던 초기에는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었다. 당시 한국에는 팟캐스트가 보편화되지 않아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의 애플사에 직접 연락을 하기도 했다. 어렵게 첫 방송을 마친 후에는 성대결절을 앓았다. 15분의 짧은 녹음을 하는데도 30번 이상 녹음을 하느라 하루 종일 말을 한 탓이었다.

“'안녕하세요, 전진희입니다.'라는 말을 평소엔 하기 쉬운데 혼자 모니터를 보고 할 때면 너무 어색하고 웃겨요. 마음에 안 들어서 계속 다시하다 보니 결국 목에 이상이 왔어요.”

전씨의 방송이 처음부터 인기가 많았던 것은 아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클래식 중 감성을 건드릴 수 있는 음악만을 소개하겠다는 그의 욕심과 달리 대중들은 귀에 익숙한 비클래식 음악을 원했기 때문이다. 그는 시즌2부터 ‘책 읽을 때 좋은 음악’, ‘공부할 때 좋은 음악’, ‘마음을 편하게 해 주는 음악’, ‘비클래식 주크박스’ 등의 테마를 만들고 학교수업에서 배운 미술사, 철학 이야기를 함께 소개했다.

“미술사학 수업에서 배운 작품들을 화면에 띄우고 음악과 함께 작품에 대해 이야기 했어요.  또 청취자들이 원하는 비클래식 음악 중 좋은 음악을 골라 소개하기도 했고요. 이런 시도들 덕분에 반응이 좋아졌어요.“

그에게 팟캐스트는 단순한 방송이 아니다. 그가 세상과 소통하는 통로이자 도전의 출발점이다. 전씨는 팟캐스트 DJ를 하면서 아직 발간 전인 책의 서문을 쓰고 매거진 ‘해피투데이’ 2012년 신년호에 글을 기고하기도 했다. 그는 미술 작품, 연주회 감상 등을 실은 그의 잡지를 4월에 발행한다. 또 올해 안에 음악에 대한 책을 쓸 계획이다. 

“방송은 제 인생의 출발점이지 최종 꿈으로 단정 짓고 싶지 않아요. 지금은 제 가능성을 보기 위해 도전하는 중이에요. 도전에 실패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어요. 하지만 매사에 최선을 다해야겠죠. 그래야 실패를 하더라도 내가 슬퍼할 자격이 있으니까요.”

정새미 기자 semi0809@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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