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곽민정 선수 인터뷰

“이화여대 입학이 ‘제2의 피겨인생’으로의 전환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로서 시니어 여자 싱글을 책임지고 있는 곽민정(체육과학․12)씨를 22일(수) 태릉선수촌 빙상장에서 만났다. 이 날은 신입생이 수강신청을 하는 날이었다. 곽씨는 웃으며 “오늘 아침 수강신청을 모두 성공했다”고 말했다.

곽씨는 수시 1차 예․체능우수자 전형으로 본교에 합격했다. 그가 본교를 선택한 것에는 주변의 영향이 컸다. “주변에 이대 출신의 피겨계 선배들이 계시고 이대 입학을 권해주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원하는 대학에 합격해서 기뻐요.”

곽씨의 ‘제1의 피겨인생’은 화려했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13위를 차지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후 허리 부상으로 한동안 고전을 겪다가 부상을 딛고 작년2월 아르티나-알마티 아시안게임에서 국내 피겨 여자 싱글 최초로 동메달을 따냈다.

그러나 곽씨는 라이벌 관계로 함께 성장할 또래가 없어 외로웠다고 말했다. 주니어 때 경쟁하던 또래 선수들이 부상 등으로 인해 대부분 선수 생활을 그만뒀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도 유일한 시니어 여자 싱글 국가대표다.

곽씨는 본교에서 수업을 들으며 많은 친구들을 사귀고 싶다고 말했다. “같은 운동을 하는 친구들과는 이미 많이 친해서 이제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싶어요. 지금까지는 매일 연습을 하느라 한 번도 원피스를 입어본 적이 없어요. 청바지나 원피스를 입고 친구들과 만나고 싶어요. 같이 수업 듣는 친구로 편하게 대해주세요.”

학교에서는 21일(화) 곽씨가 학생증을 신청하러 등교했다는 소식이 금세 소문나기도 했다. 곽씨는 이에 놀란 눈치다. “금방 신청서만 내고 왔고 저를 본 사람도 별로 없다고 생각했는데 신기해요. 관심을 가져주셔서 기분이 좋아요.”

하지만 곽씨는 올 겨울 빡빡한 훈련 일정으로 3월까지 학교에 다니지 못할 예정이다. 이미 2월 중 4대륙선수권대회와 동계체전에 출전했고, 시즌 마지막으로 3월26일~4월1일 프랑스 니스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곽씨는 “얼른 학교에 가고 싶지만 국가대표로서 해야 하는 일이 있다”며 “시즌이 끝나면 등교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곽씨는 앞으로 학교생활과 선수생활 모두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아 언니가 수업도 많이 듣고 학교생활도 즐기라는 조언을 해줬어요. 학교에 나가면 훈련 일정이 조금 줄겠지만 운동은 만 12년 동안 몸에 밴 습관이라 변할 것 같지 않아요.”

고해강 기자 boxer@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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