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푸드 최지아(독문·91년졸)씨, 클럽프렌즈 임정선(의류·94년졸)씨, 스타일연구소 안혜선(부천대 의상디자인학과·03년졸)씨를 만나다


먹는 습관, 입는 습관, 노는 습관 등 현대사회에서는 ‘습관’도 각 개인의 개성이다. 본지는 최지아(독문·91년졸) 푸드스타일리스트, 임정선(의류·94년졸) 파티스타일리스트, 안혜선(부천대 의상디자인학과·03년졸) 퍼스널스타일리스트를 만나 타인의 삶의 양식을 선도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식의 세계화 도모하는 푸드스타일리스트…온고푸드 최지아 대표


“외국인들을 초청해 인사동과 북촌 한옥마을을 둘러보며 한식기행을 해요. 그 뒤 인사동에 들러 전통주와 막걸리를 시음하는 자리를 가지죠.”

경력 15년차 푸드스타일리스트 최지아씨는 2008년 12월 ‘온고푸드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자회사를 차렸다. 회사명 ‘온고’는 우리 것을 보존하자는 의미의 ‘온고지신(溫故知新)’에서 따온 말이다.

‘온고푸드’는 한국 전통음식문화를 외국인에게 전파할 수 있도록 컨텐츠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때문에 최 대표는 한식사전 개발, 한식투어 등의 컨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최 대표는 개발한 컨텐츠를 바탕으로 일주일에 2~3번씩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식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투어를 통해 최 대표는 외국인과 만찬자리를 가지며 한국문화를 전파한다.

“한식 속에는 한국인의 모습이 담겨 있어요. 시원한 동치미와 뜨거운 뚝배기 속에는 한국인의 열정이 담겨있죠. 이런 음식을 함께 먹으며 한국문화에 대해 설명하다보면 외국인들이 한국 문화를 한결 가깝게 느껴요.”

최 대표가 ‘한식의 세계화’에 관련된 회사를 차린 데에는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의료봉사를 하는 아버지를 따라 해외에 거주했다. 어렸을 때는 아프리카에서, 초등학교는 브라질에서 보냈다. 외국에 있었지만 그의 어머니는 언제나 한식 밥상으로 손님들을 대접했다.
“어머니는 사람과 대화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 음식이라고 생각하셨어요. 생각해보면 어머니의 그런 생각이 저에게도 자연스럽게 옮겨온 것 같아요.”

최 대표는 어머니의 교훈을 바탕으로 한식을 전 세계에 어울리는‘스타일’로 변화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최 대표는 “‘맛’의 변화가 아닌 각 문화권에 맞는 ‘스타일’의 변화만으로도 한식을 외국인에게 한층 친숙하게 느끼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구사람들은 식탁에 올려놓는 반찬 가지 수가 많은 것을 지저분하다고 느껴요. 때로는 상에 올려놓는 반찬의 가짓수만 줄여도 한식에 대한 거부감을 줄일 수 있죠.”

그는 상대의 문화권이나 국가에 따라 음식을 대접하는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모든 외국인들이 비빔밥과 불고기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 사람들은 비빔밥을 굉장히 좋아하는 반면 프랑스 사람들은 비빔밥을 노예적 음식이라 여겨 좋아하지 않아요. 프랑스 사람들은 오히려 도가니탕을 좋아하죠. 러시아 사람들은 육개장을 좋아하고요.”

아직 국내에는 온고푸드와 같이 한식을 전문적으로 외국인에게 보급하고자 하는 기업이 많지 않다.
“예전에 한국문화는 개성이 없다고 비판한 기사를 본적이 있어요. 하지만 이는 한국문화에 대한 정보 부족에서 나온 소리입니다. 앞으로  ‘온고푸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한식문화를 전파하면서 한국 문화의 색깔을 세계에 알리고 싶어요.”

△관계의 스타일을 주도하는 파티스타일리스트…‘클럽프렌즈’ 임정선씨


 

파티스타일리스트는 파티의 기획에서부터 행사 후 뒤처리까지 파티의 전반적 과정을 주관한다.
임정선씨는 국내 파티 문화의 개척자 중 1명이다. 올해로 벌써 경력 12년차인 ‘클럽프렌즈’의 공동창업자이기도 하다.

파티는 크게 이벤트파티(결혼식, 돌잔치 등 이벤트를 담당하는 파티), 소셜파티(사교모임을 위한 파티)로 나뉜다. ‘클럽프렌즈’는 소셜파티를 주최하고 있다. 임씨는 “다양한 배경에서 자란 사람들이 지연, 학연 등에서 벗어나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도록 모임을 주선하는 것이 클럽프렌즈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현재 약500명의 회원을 지닌 ‘클럽프렌즈’는 연간 70~80개의 파티를 담당하고 있다.
클럽프렌즈의 이러한 성과가 처음부터 이뤄진 것은 아니었다. 졸업 후 기업에서 4~5년간 디자이너 활동을 하던 임씨가 직업을 접고, 최승호 대표이사와 ‘클럽프렌즈’를 공동창업할 당시만 해도 한국 사회에는 파티문화가 제대로 정착돼있지 않았다.

“초반기 파티에 초대된 고객들은 어색한 분위기에서 식사만 즐길 뿐 대화의 장을 형성하지는 못했습니다. 사교파티에서 대화가 이뤄지지 못한다는 것은 곧 실패를 의미하는 것이었죠.”

실패에도 임씨와 동료들은 좌절하지 않았다. 오히려 ‘음악회’나 ‘칵테일파티’ 등 레크리에이션 활동 기획이나 ‘클럽프렌즈’  홍보를 하며 회사를 더욱 개선시키려고 노력했다. 그런 노력들이 모여 지금의 ‘클럽프렌즈’가 만들어졌다. 

‘클럽프렌즈’에는 현재 5명의 파티스타일리스트가 있다. 이들은 파티의 테마와 그에 맞는 디테일을 기획한다. 임씨는“파티스타일리스트가 되기 위해서는‘책임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파티스타일리스트는 취미가 아닌 업무로서 반드시 수익을 내야한다는 책임감이 필요합니다. 주제선정은 물론이고, 홍보 카피 하나에도 예매율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파티를 진행할 때는 각별히 신경써야하죠.”

임씨는 파티문화 산업의 전망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좋은 차, 핸드백에 돈을 투자하고 싶다는 사고에서 벗어나 좋은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투자하고 싶다는 고객이 많아지고 있어요. 열린 마음을 가지고 다양한 사람들을 대할 수 있는 자신감 있는 젊은이들이 앞으로 많아지길 고대합니다.”

△고객에게 맞는 옷 스타일을 찾아라…퍼스널스타일리스트 안혜선씨

“직업, 취향, 신체사이즈 등 고객에 대한 모든 정보를 입수한 후 고객에게 맞는 패션스타일을 찾아주는 것이 제 업무죠.” 

올해 경력 8년차 패션스타일리스트인 안혜선씨는 작년 4월 ‘스타일연구소’를 만들었다. 잡지모델이 아닌 일반인에게 퍼스널스타일링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스타일연구소’를 세우기 전 그는 잡지의 패션 컨셉을 잡아주는 패션스타일리스트였다. 2003년~2008년, 6년간 그는 30여개의 잡지사에서 활동했다. 그에게 하루 4~5개의 패션스타일링을 요청하는 문의전화가 쇄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안씨는 이에 안주하지 않았다.

“잡지에서 보게 되는 최신식 디자인들은 일반 사람들에겐 ‘그냥 멋있는 스타일’일뿐 시도하기 힘든 것들이잖아요. 제 스타일링이 좀 더 많은 이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현재 안씨의 ‘스타일연구소’는 퍼스널 쇼퍼서비스, 스타일코치서비스, 옷장코치서비스, 퍼스널스타일리스트서비스 등 4가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퍼스널 쇼퍼서비스는 고객을 대신해 쇼핑을 하면서 아이템을 제안해주는 과정이다.

“고객의 신체사이즈는 세세하게 조사해야합니다. 같은 44사이즈나 55사이즈라도 허벅지 둘레나 팔 둘레 같은 것이 다를 수 있거든요.”

고객의 집을 방문해 기존의 옷들을 어떻게 매치시킬지 제안해주는 옷장코치서비스는 고객들이 자주 찾는 서비스다.

“분명 옷은 많은데, 정작 입을 옷은 없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보는 시각을 달리하면 가지고 있는 옷들 중에서도 충분히 세련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죠.”

지난 1년 동안 안씨의 ‘스타일연구소’를 방문한 사람은 약30명 정도다. 고객이 아직 많이 확보되지는 않았지만 안씨는 일이 즐겁다고 말했다. 주변에서 그를 지지해주는 많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작년 7월 ‘스타일연구소’를 방문해 단골이 된 고객은 안씨를 ‘은인’이라고 부른다.

“제가 제안한 스타일 덕분에 자신감을 되찾았다며 은인이라고 부르시는데, 오히려 제가 더 고맙더라고요.” 

안씨는 스타일리스트 분야에 필요한 자질로 ‘성실함’을 제일로 꼽았다. 그는 “제아무리 뛰어난 감각을 가진 사람이라 해도 현장에서의 꾸준한 경험을 가진 사람을 이길 수 없다”며 “꾸준함과 성실함을 가진 학생들이라면 패션스타일리스트로서의 자질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안씨는 “대단하지는 않지만 잡지사들을 뛰어다니며 길렀던 내 능력을 통해 더 많은 이에게 행복함을 안겨주고 싶다”고 말한다.

퍼스널스타일리스트 안씨는 내일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발휘해 또 한 명의 고객에게 자신감을 심어줄 예정이다.

최은진 기자 perfectoe1@ewhain.net
사진: 안은나 기자 insatiable@ewhain.net
배유수 기자 baeyoosu@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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