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이어령 석좌교수가 명예교장을 맡고 경기도와 협력해 설립한 경기창조학교가 1일(화)부터 온라인 캠퍼스(k­changeo. org)에서 수업을 시작했다.

창조학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통합 방식으로 운영하며 누구나 자유롭게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디지로그(디지털과 아날로그의 합성어)형 학교다. 현재 2천여명의 학생이 온라인 강의를 수강 중이며 오프라인 강의에 사용될 건물은 경기도 안산시 선감도에 10월 중 설립된다. 실제 체험을 유도하는 이동형 교실도 함께 운영된다. 다음 학기 학생은 2010년 1월 중 모집한다.

22일(화) 오후2시, 중앙일보 본사 고문실에서 그를 만나 창조학교에 대해 들었다.

 

­창조학교는 세계 최초로 구성된 온라인, 오프라인 통합 교육기관이라고 들었다. 창조학교에 대해 설명해달라
전 세계에 사이버 대학, 대안학교 같은 교육기관이 있지만 모두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국한된 교육을 하고 있다. 창조학교는 연령, 학력의 제한이 없고 교육비도 무료다. 수강을 신청하면 누구든 강의를 들을 수 있고 성적 평가도 하지 않는 전례없는 학교다. 강연자는 강의 주제, 수업 방식 등 모든 부분을 자체 구성하며 수강 인원도 강연자 능력에 따라 조정할 수 있다. 한 학기 과정을 이수한 학생에게는 나와 해당 강의 강연자가 보증하는 수료증이 수여된다.

­창조학교를 직접 세우게 된 취지를 알고 싶다
창조학교는 공공기관 등이 설립한 일반적 학교와 달리 제약, 규제 없이 자유롭게 구성됐고 난 이런 학교를 늘 꿈꿔왔다. 이 학교에 이 시대를 가장 대표하는 지성이 모이고, 세대 차이를 서로 이해하며 각자의 지혜와 지식을 공유하다보면 창조학교에서 배우고 사회에 진출한 학생들이 21세기를 이끌 것이라고 생각했다. 열정은 실패를 거듭해도 계속 도전할 수 있게 해주는 동기다. 올해 77세를 맞이해 꼭 이뤄야겠다는 ‘인생 계획’ 중 하나였다.(웃음)

­창조학교의 교육 시스템은 무엇인가
창조학교의 강의 방식은 이야기를 던지고 해답을 스스로 찾게 해 다양한 사고를 유도하는 스토리텔링, 온·오프라인 통합 방식으로 운영되는 디지로그(디지털과 아날로그의 합성어), 강연자가 수강생들과 1대1로 교류, 수업하는 멘토링 시스템을 채택했다. 특히 멘토링 시스템은 각 분야의 저명인사이자 강연자인 멘토 50명이 멘티를 직접 뽑아 교육하는 것이다. 학교에 들어온 학생들은 모두 원하는 강의를 들을 수 있고 그 중 멘토에게 선택받은 50~150명의 학생들은 정식 멘티로 개인 지도까지 받을 수 있다. 선발 과정에서 시험은 절대 치르지 않는다. 멘토가 자체적인 판단에 의해 창조적인 잠재력을 가졌다고 생각되는 학생들을 멘티로 삼아 교육한다.

­창조학교에 입학하려면 어떤 요건을 갖춰야 하는가
창조학교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끊임없이 생각하는 학생을 원한다. 평소에 너무 튀는 사람, 남이 재능을 알아주지 않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환영한다. 관습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창조의 절실함을 느끼고 있는 사람도 찾아오길 바란다.

­창조적인 생각, 삶이란 무엇이며 또 창조성을 유지하기 위한 비법이 있는가
어둠을 인식하지 못하면 밝음을 알 수도 없다. 아무 일도 없이 사는 것은 맹한 것이다. 창조적인 생각과 삶은 하루하루 갈등을 하며 살고, 무엇이든 일상적인 시각으로 보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창조성의 발전은 ‘우물 파기’에 대입할 수 있다. 갈증이 나서 우물을 파는 일은 단지 물을 마시기 위함에 불과하다. 그러나 우물을 파고 싶어서 파는 행위는 물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끝없이 미지의 세계를 탐구하고 또 다른 우물을 파면서 다른 삶에 도전하게 만든다.

­창조적인 대학생활을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 말해 달라
우선 모든 순간은 창조적이라고 여겨야 한다. 지금까지 한국 사회는 창조적일 수 없었고 유별나게 튀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는 창조력을 원동력으로 삼을 부분이 너무 많다. 앞으로 젊은이들은 자신은 하나라는 소중함과 창조성을 인식하고 자기 삶에 대한 긍지를 가져야 한다. 인생의 수집가가 아닌 인생의 창조가가 되길 바란다.

◇디지로그 : 이어령 석좌교수가 만든 신조어로 디지털과 아날로그 정서를 융합하는 첨단기술을 뜻한다.

 황윤정 기자 gugu0518@ewhain.net
사진: 안은나 기자 insatiable@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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