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이화인, 교수님의 도움으로 외교관의 꿈 이루다
두 이화인, 교수님의 도움으로 외교관의 꿈 이루다
  • 김아영 기자
  • 승인 2009.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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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준비를 하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언젠가는 꼭 합격한다는 믿음으로 공부했어요.”

 김보람(정외·09년졸), 김아영(정외·06년졸)씨는 45:1의 경쟁률을 뚫고 제43회 외무고등고시에 합격했다. 외교안보연수원에서 연수를 받으며 한창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두 사람을 2일(수) 만났다.

김보람씨와 김아영씨는 43회 합격 동기지만 출발점은 달랐다. 김보람씨에게 ‘외교관’은 10년 동안 변함없는 꿈이었다. 중학교 재학시절 독도 문제, 역사왜곡, 동해 표기 등 일본과 관련한 국제문제가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을 보며 자신이 직접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된 것이다. “직접 정책을 수립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외교관이 ‘딱 이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는 ‘외교관’이라는 꿈을 ‘남자친구’에 비유했다. “정말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사귀려고 하잖아요. 저한테는 외교관이 되는 것이 그랬어요.”

김아영씨는 학부 졸업 후 연세대 국제대학원을 다니면서 외무고시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학부생 때는 막연히 국제 무대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만 했었죠.” 외무고시를 준비하게 된 데에는 졸업을 앞둔 4학년 2학기 김윤경 교수(경제학과)의 영향이 컸다. “교수님께서 수업시간에 졸업을 앞둔 학생들에게 외교관이라는 직업을 제안하셨어요. 바로 교수님께 상담을 받았죠.” 그는 졸업 후 대학원에 다니면서도 진로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한 끝에 외교관으로 목표를 정했다.

외교관이 되려면 외무고등고시의 세 차례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김보람씨는 “직무적성을 평가하는 1차 시험은 상황에 대처하는 방식을 반복적으로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1차 시험은 운이나 몸 상태에도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시험 유형에 대한 ‘체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2차 시험은 학부 때 들었던 수업이 가장 큰 도움이 됐다. 영어, 국제정치, 국제법, 경제, 제2외국어 능력을 평가하는 2차 시험을 준비하는 데 밑바탕을 마련해줬기 때문이다.

두 사람 모두 제2외국어 공부는 꾸준히 했다. 김보람씨는 1학년 때부터 최은봉 교수(정치외교학과)의 지도 아래 일본어 공부 모임에 참여했고, 김아영씨는 학부 3학년 때 일본으로 1년간 교환학생을 다녀왔다. 

3차 면접은 남궁곤 교수(정치외교학 전공)의 도움이 컸다. 2차 시험을 합격한 다음날 김보람씨와 김아영씨에게 남궁곤 교수가 직접 전화를 걸어온 것이다. 김아영씨는 “직접 합격 노하우를 전수해주신 덕분에 세세한 부분도 놓치지 않고 면접에 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금은 누구보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두 사람이지만,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다. 김보람씨는 초시에도 합격했던 1차 시험을 세 번째, 네 번째 도전에서 연달아 통과하지 못했을 때 가장 힘들었다. “시험에 떨어졌다는 좌절감과 부끄러움에 1학년 때부터 외무고시 공부를 도와주셨던 진덕규 교수(이화학술원 석좌교수)님을 피해 다니기도 했어요.”

그는 ‘큰 임무를 맡을 사람에게는 시련이 따른다’는 맹자의 구절을 마음 속에 새기며 다시 힘을 냈다. 공부가 잘 되지 않을 때는 역경을 이기고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자신을 다독였다. 그렇게 다시 1년을 공부해 5년 만에 합격할 수 있었다.

김아영씨도 두 번째 도전에 실패했을 때는 시험을 포기하고 싶었다. 몸무게가 5kg이나 빠져 채 40kg를 넘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외무고시를 준비하던 고시생이 이제는 본교 광고모델로 발탁돼 연수원 내에서는 ‘CF스타’로 통한다.

두 사람 모두 충분한 수면과 체력 관리를 합격 비법으로 꼽았다. 7시간 이상 숙면을 취하고 깨어있는 시간에 집중력을 발휘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체력이 약한 편이었던 김아영씨는 건강을 특히 중요하게 여겼다. “공부를 조금이라도 더 많이 하려는 욕심에 과자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하는 행동은 금물이에요. 과로로 쓰러지는 고시생도 많이 봤어요.” 김보람씨 역시 건강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잘 먹고 충분히 자야 집중도 더 잘되는 법이죠.”

두 사람은 12월에 16주간의 연수를 마친다. 이제 외교관은 됐다. 경제 분야에서 외교역량을 키우고 싶다는 김아영씨와 역사왜곡, 동해표기 등 일본 관련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김보람씨의 꿈. 그들이 지금부터 풀어나가야 할 ‘진짜 꿈’은 여전히 한참 멀었다.                  

김아영 기자 momonay@ewhain.net
사진: 안은나 기자 insatiable@ewhai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