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문화의 특수성 보여주기 위해 선비·기록문화 제시

 

한국문화연구원 개원 50주년 기념 첫 번째 학술강좌가 1일(수) 오후3시30분~5시 인문관 111호에서 열렸다. 이날 강좌에서는 한영우 석좌교수가 한국의 문화 콘텐츠를 주제로 강연했다.

한영우 교수는 “한국인의 생활 깊숙이 내재된 모습을 통해 한국 문화의 독자성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문화의 특수성을 보여주는 문화로 선비 문화를 꼽았다. “생명을 사랑하는 선비정신의 연원을 따져보면 단군의 홍익이념부터 파생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고구려 시대의 사신도와 정조 대왕 장례식 때 사용된 찬궁사신도를 보여주며 “외형은 조금씩 달라졌지만 우백호, 북현무, 남주작 등의 기본적 틀은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고구려 때부터 이어져온 것이며 우리 문화에 깊숙이 내재된 정신”이라고 말했다.

한영우 교수는 “한국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다녀온 후 해외 문화유산들의 웅장하고 화려한 모습을 보고 우리 문화를 초라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의 건축물이 작은 것은 건축물에도 검소하게 생활하려는 선비문화가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창경궁 통영전 마당에 설치된 물받이도 구리로 된 것이 사치스럽다는 신하들의 원성으로 돌로 설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영우 교수는 “미륵 반가사유상은 일본 사람들이 수용한 우리나라의 문화”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미륵 반가사유상에는 온화한 미소가 점차 사라져왔지만 우리나라의 불상에는 미소가 남아 있다”며 한국의 고유한 문화를 증명했다.

우리나라의 기록문화도 다른 나라에서 볼 수 없는 문화라고 말했다. 한영우 교수는 “수원화성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가장 큰 요인은 건축물 자체가 아니다”라며 “수원화성에 대한 보고서인 ‘수원화성의궤’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원화성의궤에는 도시전체 설계도뿐만 아니라 화성 안 건축물의 외도·내도에 대해서도 그림과 설명까지 세세하게 기록돼있다”며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우리나라 수원 화성 처럼 건축물에 대한 세세한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강연을 들은 함예재(사학·06)씨는 “한국 문화가 중국 문화의 아류라는 주장에 대한 논리적 반론을 재기할 수 있게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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