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정책위원장 김태현씨 인터뷰

 

“어떤 학문을 공부하든, 여성학적 시각으로 한 번 더 바라보세요. 새로운 삶의 모습이 보입니다”

김태현(가정학·73년 졸)씨가 8월20일(수) 제12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으로 취임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여성문제·여성정책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는 기관이다. 2007년 기관 명칭이 바뀐 이후, 성 주류화 확산·양성평등정책 실효성 강화 등으로 바쁜 날을 보내고 있는 김씨를 18일(목)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제12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으로 취임하신 소감이 듣고 싶습니다

어깨가 무겁습니다. 지난해 5월 ‘한국여성개발원’에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으로 기관명이 바뀌면서 25년 동안 중점적으로 논의된 연구 과제도 여성 ‘개발’에서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연구’로 변했기 때문이지요. 새롭게 거듭나야 하는 책무가 생긴 셈입니다.

 

△앞으로 어떤 연구를 장려할 예정입니까

세계적인 여성정책기조는 ‘여성 경제력 향상’을 화두로 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최근 10년 동안 여성 경제 취업률이 50.3%로 변화가 없습니다. 여성 경제활동률은 OECD 국가 30개 중 27위로 낮은 수준입니다. 30대에 경력이 단절된 여성이 많기 때문이지요.

우리는 이와 관련해 일과 가정을 양립하기 위한 정책을 중점적으로 연구하려 합니다. 이에 관해 며칠 전에는 6개국 나라가 모여 이틀 동안 국제학술심포지엄도 했습니다.


△여성학에 언제부터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까

대학원에서 가족학 석사과정을 밟던 83년도 였습니다. 갑자기 딸이 예쁜 머리끈과 치마를 사달라고 졸랐습니다. 이때 저는 여자다운 여자여야 칭찬 받는 사회구조를 인식하게 되었지요. 그 이후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핵가족이 가장 중요하다’는 신화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미혼모·동성애·다문화 가정 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지요.


△이화에서 얻은 것은 무엇입니까

이화에서 보냈던 4년이 제 인생의 성장에 큰 밑거름이라는 사실을 50대 중반에서는 더 실감하고 있습니다. 그 넓은 캠퍼스에, 대강당 앞 계단을 내려오면서 보던 총총한 별들 하며… 강의를 빼먹고 친구들과 연극을 보러 간 추억도 있지요. 그때의 자유로운 생활이 다른 사람의 삶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미래 여성학자인 이화의 후배들에게 조언해주십시오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삶을 기웃거리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계층·인종·가치관이 다른 사람을 만나야 세계 흐름에 발 맞춰 갈 수 있어요. 또한 남성과 여성이 상생하는 더불어 사는 삶을 추구해야 합니다. 남성도 생각하는 것이 진정한 여성학이지요. 

        이채현 기자 cat0125@ewhain.net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그동안 양성평등을 위해 ‘성인지통계’와 ‘성주류화’·일과 가족의 양립을 위한 정책 개발·여성인적자원 개발 및 역량강화에 집중해왔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